문정부, 노조권한 강화하고 사용자 대항권 ‘족쇄’ … 과실은 대기업 노조 몫, 중소기업과 임금 격차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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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정부가 노조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만 노동 관련 법·제도를 고치고, 사용자 대항권에는 족쇄를 채우는 힘의 편중 현상, 기울어진 운동장이 '귀족노조'의 극성스러운 강경 투쟁을 초래한 것으로 분석됐다.
노조 권력이 비대해진 데 따른 과실(果實)은 대기업 노조들이 독식하면서 중소기업과의 임금 격차는 더 커진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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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현장 법질서, 이대론 안된다 - <中> 기울어진 노사 관계
노동3법 등에 강경투쟁 자초
평균연봉 1억 넘는 기업 속출
중소기업 비정규직은 50%도 안돼
“단호한 대처와 대항권 보장을”
과거 정부가 노조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만 노동 관련 법·제도를 고치고, 사용자 대항권에는 족쇄를 채우는 힘의 편중 현상, 기울어진 운동장이 ‘귀족노조’의 극성스러운 강경 투쟁을 초래한 것으로 분석됐다. 노조 권력이 비대해진 데 따른 과실(果實)은 대기업 노조들이 독식하면서 중소기업과의 임금 격차는 더 커진 것으로 파악됐다. 좋은 일자리를 물려받으려는 고용세습 등의 구태도 여전했다.
28일 경영계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에 속한 A 포털 기업 평균연봉은 1억2900만 원,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소속 B 카드사의 평균연봉은 1억1600만 원 등으로 집계됐다. 고액연봉을 받으면서도 대기업 노조들은 매년 임금인상을 요구해왔고, 이에 중소기업과의 차이는 더 벌어졌다.
경총이 전자정부 홈페이지 자료를 살폈더니, 제조업 분야에서 대기업(300인 이상 사업장) 대비 중소기업 임금 비율은 관련 통계가 제공되는 첫해인 지난 1993년 73.5%였다. 중소기업 기준이 기존 10∼299인에서 5∼299인 사업장으로 확대된 1998년엔 이 비율이 66.6%로 떨어졌고, 2004년 57.2%로 내려온 뒤로는 한 번도 60%를 회복하지 못했다.
2008년 산업분류 개편 이후만 놓고 봐도 2009년 중소기업 임금이 대기업의 57.6%였는데, 지난해엔 54.5%로 더 낮아졌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대기업 정규직 임금 기준을 100%로 설정했을 때 중소기업 정규직 임금은 58.6%, 중소기업 비정규직 임금은 45.6%에 불과했다.
노조에 대한 특혜는 퇴직 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주환(국민의힘) 의원이 고용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의 시정조치 추진에도 여전히 100인 이상 사업장 중 27개 기업의 단체협약에 고용세습 관련 조항이 남아있었다. 기아 노조는 25년 이상 근무한 퇴직자가 2년 주기로 신차를 30% 싸게 살 수 있는 ‘평생 사원증’ 혜택 축소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파업 으름장을 놓아 논란을 빚더니 최장 75세, 25% 할인(3년 주기)으로 합의하기도 했다.
노사 간 힘의 균형은 특히 문재인 정부 때 완전히 노조 쪽으로 기울었다. 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비준을 위해 지난 2020년 말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 등 노동관계 3법을 고쳤다. 경영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4월 20일 정부의 ILO 협약 비준서 기탁, 6월 22일 노동관계법 시행령 개정, 7월 시행 등 그야말로 속전속결로 모든 조치를 진행하면서 ‘노조 공화국’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올해 1월에도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법제화로 노조에 더욱 힘을 실어줬다.
류기정 경총 전무는 “과거 영국 대처 정부의 탄광노조 파업 대응, 미국 레이건 정부의 항공관제사 파업 대응 같은 단호한 대처와 사용자 대항권 보장만이 불법·폭력적인 노동운동을 근절할 수 있다”며 “대체근로 허용, 노조의 부당행위 처벌 규정 신설 등 사용자 대항권 확보를 위한 필수 제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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