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내 조사료 공급 확대 총력전
당진낙농축협, 고품질 사료생산
기후변화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장기화 등으로 국제 곡물가격 상승세가 지속되자 사료 수입의존도가 높은 국내 축산 농가들이 존폐 위기에 처했다. 이에 정부는 국내 조사료 공급과 가격 안정화를 위해 조사료 증산 시스템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사료는 한우, 육우, 젖소 등 반추가축 사육에 있어 필수적인 섬유질 사료다. 수입조사료는 국제 곡물가격과 환율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크고 통관절차를 통해 축산농가로 유통되는 절차를 거쳐야해서 가격 상승 요인도 발생한다.
2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7월 옥수수 가격(항만 도착 가격)은 2020년 평균 대비 90%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료작물인 국산 이탈리안 라이그라스(IRG)도 2020년 평균 ㎏당 138원서 올해 9월 ㎏당 252원으로 82.6%나 급등했다. 수입 티모시도 톤(t)당 393달러에서 537달러으로 36.6%나 올랐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축산농가의 안정된 경영를 위해 옥수수, 총체벼 등 국내산 조사료의 공급 확대에 나섰다. 이를 통해 국내산 조사료를 이용한 완전배합사료(TMR) 가공 사용량은 2만8560t으로 32억4966만원의 사료비가 절감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외화 절감효과는 100억원에 이른다. 젖소 총체벼 위주 TMR 급여시 국내산 조사료 사용량이 2015년 4%에서 2023년 8%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농식품부는 국내산 조사료 활성화와 고품질의 국내산 조사료 안정 공급을 위해 특수보관시설(하베스토어) 기존 3기(2018년)에서 추가 2기 도입을 앞두고 있다. 내년 5월 총 5기의 하베스토어 완공이 예정돼 있다. 이를 통해 연간 1만2000t의 고품질 헤일리지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30년 임대를 기반으로 중장기적 조사료 정책수립을 통한 전국 국내산 조사료 생산기지를 구축할 방침이다. 생산기지 확보로 ▷다품종 간척지 시범포 육성을 통한 국내산 조사료 생산량 증대 ▷국내산 조사료 우수성 관련 실증 데이터 구축 ▷국내산 조사료 시장 가격 상승시 견제 역할 가능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농식품부의 조사료 안정화에 독보적인 모델은 당진낙농농협이다. 당진낙농농협은 지난달 농식품부가 주최하고 국립축산과학원과 농협경제지주가 공동주관한 제15회 전국 사료작물 품질경연대회에서 최우수 고품질 조사료 생산 및 우수 경영체로 꼽혔다. 당진낙농축협이 출품한 겨울철 사료작물인 IRG 사일리지는 높은 유기산 및 조단백질 함량 등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당진시는 2013년부터 석문·송산 간척지와 대호 간척지 500㏊에 조사료 1만여t을 생산할 수 있는 전문단지를 운영하고 사일리지 제조비, 사료작물 종자대, 생산 장비, 품질관리 등 연간 14억여원을 지원해 양질의 조사료를 생산하고 있다. 당진낙농농협은 경축순환 시스템을 운영해 조사료를 생산하고 있다. 경축순환 시스템은 간척지 등을 활용해 조사료를 재배하고, 국내산 조사료 및 TMR사료를 생산해 소에게 급이한 후 발생한 분뇨 등은 퇴액비로 토양에 환원하는 체계를 말한다.
당진낙농농협은 2000년대 초부터 조사료 생산에 직접 뛰어들었다. 2001년 당진 부곡공단 간척지(50ha)에서 사료작물 재배 사업을 시작한 것이 첫 걸음이다. 부곡공단에서 시작된 조사료 재배 사업은 3년 뒤인 2004년 대호만 간척지(20ha)로 영역을 넓혔다. 당진낙협이 조사료 재배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한 것은 2010년대부터로 국내 최대 규모의 간척지인 석문·송산 간척지에 대형 조사료 재배단지를 조성했다. 2010년 농식품부로부터 매립지 등의 관리처분 계획을 승인받은 당진낙협은 전국 최초로 300ha에 달하는 대규모 간척지에서 사료작물 파종을 현실화했다.
옥수수와 수단, 연맥 등 하계 작물을 비롯해 IRG 등 동계사료작물 재배를 시작한 당진낙협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 동안 1차 조사료 재배 사업에 이어 2015~2019년 2차 사업을 마친 이후 지난해부터 2024년까지 3차 재배 단지 조성에 돌입했다. 석문과 송산, 대호 간척지 면적을 모두 합할 경우 총 규모는 무려 425ha가 넘는다. 이는 축구장 면적의 600배 규모에 달하는 규모다.
배문숙 기자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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