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 꿈꾸는 일본 B.리그 "수익 있어야 경기력도 UP"...KBL은 어디로 [SS 포커스]

김동영 2022. 12. 2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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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프로농구 B.리그 시마다 신지 총재가 27일 미디어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B.리그
[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경기력이 전부가 아니다. 프로농구는 비즈니스다.”

일본프로농구 B.리그 시마다 신지(52) 총재가 한국을 찾았다. 프로농구연맹(KBL) 김희옥(74) 총재를 만나 협력 강화에 대해 합의했다.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미 지금도 흑자 리그다. 그럼에도 ‘자생력’을 말했다. 경기력보다 이쪽이 먼저다. 이를 바탕으로 ‘톱 리그’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시마다 총재는 27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간담회 자리에서 “현재 B.리그 산하 54개 클럽이 있다. 오는 2026년부터 최상위 1부 리그를 10~12개 팀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평균 관중수 4000명 이상, 수익 12억엔 이상, 최고의 경기장까지 3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경기력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B.리그는 2015년 창설해 2016년 10월 첫 시즌을 시작, 7시즌째 치르고 있다. 무려 54개 팀이 있는 거대한 리그다. 기본은 ‘흑자 운영’이다. 모기업의 지원이 아니라, 팀 자체적으로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적자가 계속되면 퇴출될 수도 있는 구조다. 경기력보다 이쪽을 더 우선시 한다. ‘돈이 있어야 전력 보강도 가능하다’고 본다. 그리고 자생력 강화를 더 강조하고 나섰다.

시마다 총재는 “1부 리그 평균 관중이 3000명 정도 되고, 2부 리그가 1200명 정도 된다. 구단 전체 영업이익은 300억엔(약 2840억원)이다. 1부 리그 팀의 평균 영업이익이 11억2000만엔(약 106억원)이다. 10억엔을 넘긴 것이 처음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맹 차원에서 전국 각지에 경기장 9개를 짓고 있다. 오키나와는 지난해 오키나와 아레나가 개장했다. 류큐 골든킹스 홈구장으로, 일본 최초의 NBA식 경기장이다. 2020~2021시즌 13억1000만엔(약 124억원)을 벌었다. 새 경기장에서 경기를 하면서 수익이 21억4000만엔(약 203억원)으로 늘었다”고 덧붙였다.
일본프로농구 B.리그 시마다 신지 총재가 27일 미디어 간담회에서 B.리그 현황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 | B.리그
2026년부터 시행할 새로운 리그 운영에 대해서는 “2024년 10월에 심사를 한다. 심사 결과 B1, B2, B3(1~3부 리그)에 맞는 팀이 어디인지 정한다. B1에 들어가려면 2024년 10월까지 3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평균 4000명 모으는 것이 쉽지 않다. 각종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짚었다.

또한 “결국 자생능력이 얼마나 있느냐, 이 자생능력을 바탕으로 관중을 얼마나 모을 수 있느냐, 이것이 중요하다. 재정적으로 안정이 되면, 좋은 선수를 영입해 경기력도 강화할 수 있다. 반발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리그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다. 반발이 있더라도 강행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시마다 총재는 “일본에는 야구가 1등, 축구가 2등이고, 농구가 3등이다. 더 위로 올라가야 한다. 경쟁을 해야 발전할 수 있다. 리그가 지원할 것이다. 각 구단들이 인정한 부분이다.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해서 상위 리그로 가면 그만큼 구단 가치가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처럼 B.리그는 리그 사무국이 선봉에 서서 판을 짜고, 클럽들이 따라오도록 만들고 있다. 구체적인 플랜에 맞춰 진행하고 있다. 상향평준화를 위해 기준선도 높였다. 확실히 ‘착착’ 진행된다는 느낌이 든다.
B.리그 시마다 신지 총재(왼쪽)와 KBL 김희옥 총재가 2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프로농구 KGC-캐롯전을 관전하고 있다. 사진제공 | KBL
실제로 구단 수입이 늘어나면서 선수 수급도 탄력을 받고 있다. 외국인 선수가 특히 그렇다. 소위 말하는 ‘돈 싸움’이 된다. 좋은 선수들이 B.리그를 택한다. 클럽 수준도 올라가고, 일본 선수들도 강한 외국인 선수와 붙고 있다.

시마다 총재는 “톱 리그라면 그에 걸맞은 좋은 선수가 와서 뛰어야 한다. 자국 선수 보호를 위해 외국인 선수를 안 쓰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외국인 선수과 부딪혀보고, 실력을 높여야 궁극적으로 대표팀의 실력도 올라간다. B.리그가 해외 우수한 선수들이 오고 싶은 리그를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여러모로 KBL이 유심히 챙겨야 할 부분이다. 농구의 인기가 과거에 비해 크게 떨어진 상황. 한탄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무엇보다 모기업 지원에 의존하고 있는 현재 구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걸림돌이 있다. KBL은 이사회가 리그의 방향을 결정한다. 만장일치가 기본이다. 조율이 쉽지 않다. 리그 사무국이 밀고 나갈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거대한 장벽이다. 또한 모기업이 농구단 운영 의지를 접으면 거기서 끝이다. ‘자생’은 꿈 같은 이야기다.

그러나 분명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는 KBL도, 10개 구단도 알고 있다. B.리그를 더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들만의 리그’, ‘매니아만 보는 리그’로 추락한 상황. 달라져야 한다. KBL도 장기적인 플랜이 있어야 한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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