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로 가는 ‘언덕’···켈리와 요키시의 ‘5번째 시즌’

안승호 기자 2022. 12. 2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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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켈리와 키움 요키시. 정지윤 선임기자



‘길목’이다. 다음 행로는 순탄한 고속도로일 수도 있고, 달리기 불편한 비포장도로일 수도 있다.

LG 외국인투수 케이시 켈리(33)와 키움 외국인투수 에릭 요키시(33)는 2019시즌 나란히 KBO리그에 데뷔한 뒤 올해까지 4시즌 동안 한 해도 흔들림 없이 에이스 역할을 해왔다.

켈리는 4시즌 통산 58승31패 평균자책 2.54, 요키시는 51승33패 평균자책 2.71을 기록했다. 켈리가 4시즌 697이닝, 요키시가 4시즌 707.2이닝을 던져 ‘이닝 이터’로서도 팀 공헌도를 높였다.

두 투수는 이를테면 전설로 가는 ‘언덕’ 앞에 서 있다. KBO리그 외국인투수로 ‘레전드급’ 기록을 남긴 선수들은 5시즌째면 한번씩 고비를 겪곤 했다.

KBO리그 102승(51패) 투수인 더스틴 니퍼트는 2011년 두산 유니폼을 입고 4시즌 동안 52승27패 평균자책 3.25로 순항하다가 2015시즌 들어 6승5패 평균자책 5.10으로 고비를 만났다. 어깨 부위에 불편함을 느끼던 니퍼트는 결국 2015시즌에는 20경기에만 등판하며 페이스 조절을 하는 시간으로 보냈다. 2016시즌 22승(3패)을 따내며 부활한 것은 2015시즌 부상 관리를 잘 한 덕분이었다.

또 한명의 장수 외국인투수 밴헤켄 역시 2012년 넥센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은 뒤 4년 동안 58승32패 평균자책 3.54로 잘 달렸지만, 5시즌째인 2016년 우여곡절을 겪었다. 밴헤켄은 4시즌 성적을 기반으로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즈에 입단했으나 구속 저하를 보인 끝에 10경기 등판에 4패 평균자책 6.31로 무너졌다. 밴헤켄은 7월에 넥센으로 돌아와 7승3패 평균자책 3.38로 그런대로 제몫을 한 뒤 이듬해까지 뛰었지만, 이전의 위상을 되찾지 못했다. 밴헤켄은 KBO리그 통산 73승(42패)를 따냈다.

‘건강 야구’의 상징으로 KBO리그 8시즌 동안 77승(63패)을 기록한 헨리 소사도 5시즌째인 2016년이 고비였다. 3번째 팀인 LG에서 뛰며 33경기에나 등판해 10승(9패)을 따냈지만, 평균자책이 5.16으로 좋지 않았다. 피안타율이 0.319까지 치솟았다.

앞서 장수 외국인투수들이 그랬듯 5시즌째면, 누구라도 위기가 찾아올 수 있는 시기다. 켈리와 요키시 모두 시즌 준비가 조금 치밀해져야 하는 이유일 수 있다. 이 가운데 대표적 ‘슬로 스타터’였던 켈리는 올해는 전반기 성적(12승1패 평균자책 2.28)이 후반기 성적(4승3패 2.93)을 앞서는 역전 현상을 보이기도 했는데 스스로 사이클을 새롭게 만들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두 투수 모두 다음 시즌을 잘 넘어간다면 KBO리그 ‘레전트 투수’의 반열에 다가갈 수 있다. 역대 최고 외국인투수인 니퍼트를 향한 도전도 가능해진다. 이들 두 투수의 개인 문제만은 아니다. 두 투수가 각각의 소속팀 투수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야말로 엄청나다. 두 팀 현장 스태프 또한 조금 더 세밀한 관리가 필요할지 모른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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