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동거녀 살해한 30대 영장 심사 출석…묵묵부답

패딩 후드 뒤집어쓰고 고개 숙여 얼굴 완전히 가린 채 출석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오늘 오후 결정될 예정

택시 기사와 동거녀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30대 남성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A(32)씨는 28일 오전 10시쯤 경찰 호송차를 타고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에 도착했다.

검은색 패딩 후드를 뒤집어쓰고 고개를 숙여 얼굴을 완전히 가린 A씨는 "돈을 노리고 범행을 저질렀나, 추가 범행은 없나, 전 여자친구는 왜 살해했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법원으로 들어갔다.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이날 오후 결정될 예정이다.

A씨는 지난 20일 오후 11시쯤 고양시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 중 택시와 접촉 사고를 낸 뒤 택시 기사인 60대 남성 B씨에게 합의금을 준다며 파주시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가 둔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옷장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 8월 파주시의 한 아파트에서 집주인인 전 여자친구 C씨를 흉기로 살해한 뒤 인근 공릉천에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C씨와 수년간 교제한 뒤 올해 4월부터 함께 살았다고 주장했다. C씨를 살해한 뒤에도 그 집에 계속 거주하며 새로운 여자친구와 함께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C씨와) 다투다가 둔기로 살해한 뒤 차량 지붕 위에 있는 루프백에 시신을 담아 옮긴 뒤 공릉천에 유기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의 진술에 따라 시신 유기 장소로 지목된 공릉천 일대에 헬기와 수중 다이버 등을 투입해 수색하고 있다.

A씨가 2명을 살해한 후 피해자들의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대출까지 받은 금액은 약 7천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C씨 명의로는 대출 등으로 약 1억 원의 채무까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통신·계좌 압수영장을 발부받아 정확한 대출 실행 시점을 확인할 계획이다.

A씨는 2건의 범행 모두 홧김에 저지른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A씨가 범행 직후 모두 금전적인 이득을 취한 점 등으로 미뤄 계획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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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고무성 기자 km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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