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65주년...10년 만에 춘향가로 무대서는 명창 안숙선
무형문화재 춘향가 보유자 인정 후 첫무대
‘영원한 춘향’으로 불려…”나에게 큰 의미”
여덟살 소리 시작해 만정 김소희 사사
“선생께 가르침 받은 보석 같은 소리,
힘 닿는 데까지 전하는 것이 제 사명”
데뷔 65주년을 맞은 안숙선 명창이 오는 31일 10년 만에 송년판소리 ‘춘향가’로 돌아온다. 그는 국립극장에서 판소리 다섯바탕(춘향가 심청가 흥보가 수궁가 적벽가)을 모두 완창한 유일한 인물로, 당당하고 절개있는 춘향의 모습을 가장 잘 표현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9월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춘향가 보유자로 인정받은 뒤 선보이는 첫 완창 무대라 더욱 특별하다. 문화재청은 “판소리 춘향가에 대한 안 명창의 전승능력과 전승환경, 전수활동 기여도가 탁월하다”며 그를 춘향가 무형문화재 보유자로 지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최근 매일경제와 서면으로 만난 안 명창은 “오랜만에 하는 공연이라 긴장이 많이 된다”며 “제자들과 함께 하는 공연이고 무형문화재 지정 이후 공연이라 신경을 많이 써서 준비하고 있다”고 무대 서기 전 소감을 밝혔다.
‘영원한 춘향’으로 불리는 그는 고향마저도 전북 남원으로 춘향이 태어난 곳과 같다. 안 명창은 “춘향이라는 인물이 나에게 큰 의미를 지닌다”고 짚었다. 그는 “판소리 춘향가에는 기쁨과 슬픔, 그리움 등 인간의 다양한 감정이 녹아있다”며 “어찌보면 오늘날 젊은 세대의 시각으로는 이해가 힘들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음악적으로 만정제 춘향가가 가지는 한과 흥을 느껴보면 춘향가의 큰 매력을 꼭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무대에 오르는 만정제 춘향가는 안 명창이 각별히 모셨던 스승 만정(晩汀) 김소희의 대표 소리로 꼽힌다. 인간사 희로애락을 그린 판소리처럼 남녀의 사랑과 이별, 그리움과 외로움, 환희와 행복 등 감정의 본질을 잘 담아냈다는 특징을 가진다. 안 명창의 맑고 미려한 음색과 절제미는 스승의 소리를 가장 닮았다는 평가다.
1957년 여덟 살의 나이에 국악을 시작한 그는 올해로 데뷔 65주년을 맞았다. 국내외 무대를 오가며 전통음악을 알린 공로를 인정받아 1998년 프랑스 문화부 예술문화훈장, 1999년 대한민국 옥관문화훈장, 지난해 은관문화훈장 등을 받았다.
이번 송년판소리 공연에는 만정의 소리를 계승한 다섯 명의 제자가 함께한다. 유수정 전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을 비롯해 국립창극단원 서정금, 소리꾼 이선희 박민정 박자희가 주인공이다. 유 전 예술감독은 지난 2019년 매일경제와의 인터뷰 당시 안 명창에 대해 “선생님이 가르쳐 주시는대로 살아왔더니 아무 탈이 없었다”고 존경을 표한 바 있다. 안 명창은 “어릴 때 보았던 친구들이 벌써 40대가 되어 공력을 보여주니 흐뭇할 뿐”이라며 “’이 아이가 벌써 이렇게 컸구나. 잘 컸다’는 생각이 들 때 마다 정말 큰 보람을 느낀다”고 흐뭇함을 나타냈다. 오는 31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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