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무인기 침범 당시 “北 1대에 우리는 2~3대 보내라”(종합)

대통령실, 첫 지시 공개…필요시 격추·상응 조치 시행
尹, 국방장관에 “도대체 뭐한 거냐”…軍대응 질책
“긴박해 NSC 열 상황 아니었고 필요 없었어”
안보상황회의 우선 개최…“NSC 안심지표 주장엔 괴리”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6일 북한의 무인기가 침범했을 당시 우리 군도 무인기를 북한에 보내는 등 상응하는 조치를 즉각 시행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통령실은 당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상황이 긴박해 열지 못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첫 번째 1대가 내려왔을 때 대통령께서 우리도 무인기를 갖고 있는데, 북한에 상응하는 조치를 즉각적으로 시행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한 대에 대해서 우리는 2대, 3대 올려보낼 수 있도록 조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필요하다면 격추도 하고 관련 조치를 최대한 강구하라는 지시였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또 우리 군의 북한 무인기 격추 실패와 관련,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그동안 도대체 뭐한 거냐”며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에 이 장관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훈련도 제대로 안 하고, 그러면 아무것도 안 했다는 얘기냐”고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또 북한 무인기 침범 당시 NSC를 소집하지 않은 데 대해 “대통령 지시사항을 국가안보실장이 수시로 받고 있었고 필요한 경우 국방부 장관을 통해 합참에도 전달이 되는 긴박한 상황이 실시간 진행되고 있었다”며 “NSC를 열 상황도 아니었고 열 필요도 없었다”고 밝혔다.

NSC 대신 전날 오전 안보실장 주재 긴급 안보상황점검회의가 소집된 점을 부각했다.

그는 “북한의 무인기 도발 상황에 대한 평가, 향후 대응 방안과 대책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긴급 안보상황점검회의를 소집했고, 거기서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면서 “NSC 개최 여부가 국민을 안심시키는 지표가 된다는 일각의 주장은 사실 현실과 괴리가 있다. 그 점을 국민께서 오해하지 않도록 지속해서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NSC를 개최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군사 부문에 한정된 회의로 먼저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봤다”고 부연했다.

통일부·외교부 장관이나 국가정보원장 등이 포괄적으로 참석하는 NSC보다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 안보실 참모 등이 참석하는 회의를 우선 열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도 필요하다면 NSC 상임위원들과 전략적 측면에서 대응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논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태진 (tjpark@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