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첫 인태전략…대통령실, 中 견제엔 선 그어

박소연 기자 2022. 12. 28.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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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제로섬 지양·비전·원칙 부합하는 모든 국가와 협력…"中과 협력 거부, 현실과 거리"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인도·태평양 전략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사진=뉴시스

정부가 28일 '자유, 평화, 번영의 인도-태평양 전략(인태전략)' 최종 보고서를 발표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보고서는 지난달 11일 한-아세안 정상회의 계기에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인도-태평양 전략'을 구체화한 것으로 그간 윤 대통령이 취임사, 8·15 경축사, 유엔총회 연설 등을 통해 강조해온 '자유'와 '연대'의 가치를 인도-태평양 지역에 투영한 것이다.
자유·평화·번영 3대 비전 원칙…중점 추진과제 담아
윤석열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프놈펜 소카호텔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우리 인태전략은 자유·평화·번영 3대 비전과 포용·신뢰·호혜 3대 협력을 원칙으로 하며, 9개 중점 추진과제를 담고 있다.

중점 추진 과제는 △규범과 규칙에 기반한 질서 구축 △법치주의와 인권 증진 협력 △비확산·대테러 협력 강화 △포괄안보 협력 확대 △경제안보네트워크 확충 △첨단과학기술 분야 협력 강화 및 역내 디지털 격차 해소 기여 △기후변화·에너지안보 관련 역내 협력 주도 △맞춤형 개발협력 파트너십 증진을 통한 적극적 기여 외교 실시 △상호 이해와 문화·인적 교류 증진 등이다.

대통령실은 인태전략이 전략적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도전 요인이 산재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대한민국이 지향하는 가치와 국익을 확보하고 대외정책의 지평을 확대하는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역내 자유·평화·번영 증진에 기여해 나간다는 윤석열 정부의 비전과 목표에 대한 국민과 역내 국가들의 이해가 깊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태전략은 우리나라 최초의 포괄적 지역 전략으로서 외교 공간을 확장하고 역내 역할과 기여를 확대해 나간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세계 경제의 60%를 차지하는 인태지역으로 시야를 확장하고, 역내외 국가들과 양자·지역·글로벌 현안에 대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자유, 법치, 인권 등 보편적 가치를 대외전략의 핵심요소로 채택했다. 이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간 연대와 협력으로 규칙에 기반한 역내 질서를 강화하고 국익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 보건, 기후·환경 등 분야 맞춤형 개발협력을 통해 역내 평화와 번영을 추진하는 기여외교도 적극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이번 보고서를 바탕으로 9개 중점 추진 과제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 이행계획을 관계부처를 중심으로 마련하고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제로섬 지양…비전 부합하는 모든 국가와 협력 열려있어"
윤석열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프놈펜 소카호텔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훈센 캄보디아 총리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성한 안보실장은 이날 오전 관련 브리핑을 갖고 "인태전략 3대 비전 중 자유는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인권을 포함한 보편적 가치를 수호한다는 의미이다. 강압이 아닌 보편적 가치를 수호하고 규칙 기반 질서를 촉진해 나가겠다"며 "평화는 국제법과 국제규범을 바탕으로 분쟁과 무력충돌을 방지하고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이 지켜지도록 필요한 역할을 다할 것이란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번영은 제로섬이 아닌 공정한 역내 경제질서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이란 의미"라며 "경제네트워크를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공급망 위기에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포용은 특정 국가를 배제하지 않고 비전과 원칙이 부합하는 모든 국가와의 협력에 열려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김 실장은 "인태전략 협력 대상으로는 미국, 일본, 중국, 캐나다, 몽골을 포함한 동남아와 아세안, 남아시아, 오세아니아, 인도양 연안 아프리카 등을 상정했다. 맞춤형 전략적 협력관계를 모색해 나갈 것"이라며 "아울러 인태지역에 관여를 확대하는 유럽과 중남미와의 협력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포용 중시' 韓 인태전략, 中도 협력 대상…美와의 차이점
윤석열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프놈펜 소카호텔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와 관련, 국가안보실 고위관계자는 인태전략의 협력 대상으로 중국이 포함된 데 대해 "중국은 이사갈 수 없는 우리 이웃"이라며 "경제적으로 미국과 일본을 합친 것보다 무역량을 가진 나라이고 중국과의 협력을 거부한단 것은 제가 볼 땐 현실과 상당한 거리가 있는 이야기"라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 정부의 인태 전략의 주요 원칙 중 하나가 포용이다. 약간의 뉘앙스 차이는 있지만 미국의 인태전략과의 차이라면 차이일 수가 있다"며 "특정 국가를 배제하고 어느 특정 국가를 통제 내지 견제하거나 그런 것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의 인태전략과 우리 인태전략의 차이에 대해 "미국은 소위 글로벌 전략으로부터 인태전략으로 초점을 좁히는 시각을 갖고 있고 우리는 한반도에 머물렀던 기존의 외교안보 전략을 인태지역으로 확대시키는 개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인태전략을 글로벌 전략으로 연결시키고자 하는 욕구가 많은데 우린 그 욕구가 상대적으로 적다"며 "중국은 미국 입장에서 협력 대상이라기보다 경쟁 대상일 가능성이 높은데 우리 보고서엔 미국 보고서에 찾아볼 수 없는 한중일 정상회담과 한중일 협력도 나온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아세안과 관련해서도 우리와 미국의 시각 차를 설명했다. 그는 "미국은 아세안을 바라보는 시각이 대단히 정치군사적이다. 우리 전 정부는 상당히 경제적 측면에 초점을 맞췄다"며 "윤석열 정부의 대아세안 전략은 상당히 포괄적이다. 경제협력 위에 외교안보 관계를 추가해 한아세안 포괄적 협력관계를 지향하는 한아세안 연대구상을 제시한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아세안은 우리가 ODA(공적개발원조)를 많이 제공하는 지역인데 이와 관련 미국과 긴밀한 협력이 지금까지 없었다"며 "미국과 적절히 협력할 수 있다면 우리가 예상치 못했던 파트너십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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