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작년보다 사형 집행 88%↑…침묵 강요하는 '공포 정치'

권진영 기자 2022. 12. 28.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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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명이 넘는 이란 히잡 시위 참가자가 사형 위기에 처한 것으로 밝혀졌다.

AFP통신은 26일로 어느덧 100일째를 맞이한 이란 히잡 시위에서 체포된 최소 111명이 사형 처분이 가능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인권운동가통신(HRANA)는 지난 26일 보고서를 통해 2021년 대비 이란의 사형 집행 건이 88% 폭증했고, 사형 선고 건은 8% 늘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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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 시위 잠재우기 위해 크레인 매달아 공개 교수형
현재 100명 이상 사형 위기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마흐사 아미니의 의문사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지속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100명이 넘는 이란 히잡 시위 참가자가 사형 위기에 처한 것으로 밝혀졌다.

AFP통신은 26일로 어느덧 100일째를 맞이한 이란 히잡 시위에서 체포된 최소 111명이 사형 처분이 가능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9월16일 히잡 사이로 머리카락이 보였다는 이유로 마흐사 아미니가 경찰에 끌려가 의문사 당한 사건이 시위의 도화선이 됐다. 여성·삶·자유를 외치며 4개월 차에 접어든 시위는 전국적 소요 사태로 번지고 있다.

유엔은 지난 11월 적어도 1만4000명이 체포됐다고 집계했다. 지난 27일 인권단체 이란휴먼라이츠(IHR)의 발표에 따르면 이 중 사형을 선고받은 이가 11명, 잠재적 사형에 처할 우려가 있는 이가 100명이다. 여성 5명이 포함됐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주재 이란 상설 사설단 앞에서 시민들이 눈을 가리고 손을 묶은 채 시위하고 있다. 이들은 이란에서 이뤄지고 있는 처형과 구금에 반대했다.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이달 초 이란 정부는 보란 듯이 시위에 참여한 남성 2명을 처형했다. 특히 보안군 대원 2명을 죽인 마지드레자 라나바드(23)는 건설용 크레인에 목을 매 공개 교수형에 처했다.

비인간적 사형 집행의 목적은 '공포감 형성'이다. 마흐무드 아미리-모가담 IHR 국장은 "정부는 사형선고를 내리고 일부를 처형해 (겁먹은) 사람들을 집으로 돌려보내려 한다"고 말했다.

수치를 통해 비교해 봐도 2022년 들어 이란 정부의 사형 집행은 더 대담해졌다. 미국 인권운동가통신(HRANA)는 지난 26일 보고서를 통해 2021년 대비 이란의 사형 집행 건이 88% 폭증했고, 사형 선고 건은 8% 늘었다고 지적했다. 살인 및 마약 혐의가 대부분이었다.

국제 앰네스티의 발표에 따르면 2021년 이란은 최소 314명을 사형해 사형 집행 건수로 세계 2위에 올랐다. 1위는 중국이다.

하지만 정부의 공포정치가 민심을 잠재우지는 못하는 모양새다. 마흐무드 국장은 "우리가 관찰한 바로는 당국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더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사형 집행으로 공포를 확산시키려는 정부 전략은 실패했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BBC에 따르면 사형 이외에도 시위에 참여했다가 목숨을 잃은 희생자는 500명을 웃돈다. 이 중 69명은 어린 아이다.

이란 당국의 계속된 탄압에도 '히잡 반대시위'의 기세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갈수록 격화 양상이다. 의복 규정 위반으로 체포된 지 사흘만에 사망해 시위를 촉발한 마흐사 아미니(22) 사망 40일째를 맞아 애도하는 시민들까지 합세해 시위는 전국단위로 확산 중이다. ⓒ AFP=뉴스1 ⓒ News1 이서영 기자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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