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감경기 네달 연속 뒷걸음질···“경기 불확실성 우려”

지난 2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둔화로 수출과 내수가 모두 불안해지면서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네달 연속 뒷걸음쳤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모든 산업의 업황 BSI는 74로, 11월(75)보다 1포인트 떨어졌다. 74는 2020년 10월(74)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BSI는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산출된 통계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업황 BSI는 지난 8월 81을 기록한 뒤 9월(78)부터 4개월째 하락세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업황 BSI(71)가 3포인트 떨어졌고,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 업황 BSI(76)에는 변화가 없었다. 김대진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수요도 둔화하면서 기업들의 체감 업황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세부 업종 가운데 특히 글로벌 반도체·화학제품 수요 감소로 전자·영상·통신장비(-6포인트), 화학물질·제품(-11포인트) 등의 하락 폭이 컸다. 기타 기계장비(-7포인트)도 건설·철강 등 전방산업의 업황 악화 탓에 부진했다.

제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74)과 중소기업(67)이 각각 5포인트, 2포인트 하락했고 수출기업(74·-1포인트)보다 내수기업(69·-5포인트)의 체감 경기가 더 크게 나빠졌다. 제조업체들은 경영 애로사항으로 불확실한 경제상황(22%), 원자재가격 상승(17.2%), 내수부진(10.8%) 등을 꼽았다.

비제조업 중에서는 주택경기 둔화, 소비심리 위축 등의 영향으로 건설업(-6포인트), 부동산업(-6포인트), 도소매업(-2포인트)의 업황 BSI가 떨어졌다. 경영 애로사항으로는 불확실한 경제상황(18.9%), 인력난·인건비 상승(13.9%), 내수부진(12.1%) 등을 답했다.

12월 실적이 아닌 내년 1월 업황에 대한 전망 BSI 지수(70)도 한 달 새 4포인트나 하락했다. 제조업(68)에서 1포인트, 비제조업(72)에서 5포인트 낮아졌다.

이달 조사는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3255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이 가운데 2766개 기업(제조업 1639개·비제조업 1137개)이 설문에 답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