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양금덕 할머니 국민훈장 연기에 "강제동원 피해자 모욕"

기사내용 요약
광주 할머니 자택 방문해 대화 나눠
인권상 취소·보상 재원 마련안 등 지적
"잘못한 사람이 사과하고 책임져야"

[서울·광주=뉴시스] 이승재 홍연우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8일 일제 강제 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를 만나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상(국민훈장 모란장) 수상이 미뤄진 것에 대해 "피해자를 모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 양 할머니 자택을 방문해 "현재 정부의 태도는 피해자를 모욕하는 것 같다"며 "돈 때문에 그러는 것처럼 만들고 있다. 중요한 것은 사죄와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인권위가 양 할머니에 대한 국민훈장 모란장 서훈을 추진했지만 외교부의 제동으로 보류된 것으로 알려지자 이를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이 대표는 침대에 앉은 양 할머니의 손을 잡고 "수여 연기된 것 섭섭하지 않나"라고 물었고, 양 할머니는 "마음은 안 좋지만 어쩌겠나"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정부를 겨냥해 "건강도 하시지만 정신이 아주 바르게 계신 것 같다"며 "돈이면 다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랑 정반대"라고 말했다.

또 "정부 당국자들이 어머니 같은 상식적인 생각을 해주면 정말 좋을 것"이라며 "잘못한 사람이 사과한다. 잘못한 사람이 책임진다. 그 당연한 것을 왜 옆에 있는 사람이 대신해준다고 그러나"라고 지적했다.

이는 정부가 한국 기업 기금을 활용해 강제 동원 피해자에 대한 배상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을 에둘러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양 할머니는 "그 사람들한테 사죄받고 싶지 안 받고 싶소"라며 "같은 동지끼리 받으면 내가 마음이 안 좋다"고 말했다.

이어 "잘못한 사람은 따로 있는데 내가 왜 한국 사람을 성가시게 하냐는 뜻"이라며 "받아도 그 사람들에게 사죄받고 싶지 어영부영 누가 돈 주고 그런 건 안 받는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자 이 대표는 "피해 입고 억울해서 사과하고 책임지라는 것인데 내가 돈 줄게 이런 것 같아 마음이 안 좋지"라고 말했다. 이어 "잘못한 사람이 사과하고 책임져야 한다"며 "마치 옆에서 얼마면 돼 이런 느낌이야"라고 덧붙였다.

강제 동원 피해자에 대한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 자리에 참석한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할머니 같은 피해자분들이 일본 정부, 전범 기업으로부터 사죄받고 온당한 배상을 받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 광역지자체에서 조례로 피해 할머니를 지원하고 있는데 지역에 따라 못 받는 곳도 있다"며 "이에 지난해 국민의힘까지 포함해 의원 118명이 피해자 지원 법안을 발의했고, 여성가족위원회에 올라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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