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성발 병역 비리에 긴장하는 스포츠계…K리그 "각 구단 전수조사 예정"

배구 외 다른 종목들도 엄중하게 파악 중

9일 오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 OK금융그룹의 경기에서 OK금융그룹 조재성이 스파이크 공격을 하고 있다. 2021.12.9/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남자 프로배구 OK금융그룹 조재성으로 불거진 병역 비리 사건에 스포츠계 전체가 긴장하고 있다. 추가로 연루된 선수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국프로축구연맹과 한국배구연맹 등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27일 OK금융그룹 구단에 따르면 조재성은 지난 25일 구단에 병역비리 혐의로 수사기관과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자진 신고했다. 이에 구단은 해당 사실을 인지한 뒤 조재성을 모든 훈련과 경기에서 배제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현역병 입영 대상이었던 조재성은 입대 연기를 위해 브로커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그는 재검을 통해 사회복무요원(4급) 판정을 받았다.

OK금융그룹은 "구단은 선수가 조사에 성실히 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현재 수사기관에서 사건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만약 선수의 범죄 사실이 확인될 경우 구단은 무관용의 원칙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포츠계에서 조재성 개인적인 일탈로 보는 시선은 많지 않다. 병역 비리 추가 선수가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이미 스포츠계는 병역 비리와 관련해 몇 차례 홍역을 앓은 적이 있다. 앞서 지난 2004년에는 프로야구 선수 수십 명이 소변에 혈액과 약물을 섞어 '사구체신염' 판정을 받는 형태로 병역 면탈을 시도했다. 또한 2008년에는 프로축구 선수 100여 명이 어깨 탈구를 핑계로 수술을 받고 병역을 회피했다가 적발됐다.

27일 SBS에 따르면 검찰과 병무청 합동수사팀은 프로배구 외에도 다른 프로스포츠 종목 선수 및 다양한 직군의 병역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 숫자가 10명이 넘는다고 전했다.

조남돈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장 등 위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상벌위원회에 참석해 있다. 축구연맹은 강원FC와 대전하나시티즌의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경기에서 발생한 '볼보이 경기 지연' 사태와 관련해 상벌위를 개최했다. 2021.12.2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아직 수면 위로 솟구친 것은 아니지만 축구 관계자들도 이번 사태를 지켜보며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28일 "현재까지 병역 비리와 관련해 신고 되거나 파악된 사례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이른 시일 내 전 구단에 병역 비리로 수사 기관의 조사를 받거나 병역 면탈을 시도한 사례가 있는지 확인해서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제출해 달라고 공식적으로 요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병역 비리와 관련해 수사 받는 선수가 확인된다면 임시 활동 정지 등의 조치도 가능하다.

연맹 관계자는 "조사를 받았다는 것이 혐의가 확정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곧바로 공식적인 상벌위원회 징계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임시활동 정지 등의 조치는 가능하다. 아직 수사 중이거나 죄가 확정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의심이 될 경우 활동 정지는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만약 수사 결과가 나오게 된다면 상벌위가 열리게 되고, 죄가 없는 것이 확인될 경우 에는 활동 정지 취소 등의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재성 사태를 겪은 한국배구연맹도 발 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마찬가지다.

배구계 관계자들은 안 그래도 최근 남자 배부가 여자 배구에 비해 인기가 밀린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관계자는 "일단 검찰 조사 결과가 나오게 된다면 그 내용을 확인한 뒤 상벌위원회를 열지, 아니면 법원 판결까지 나오고 상벌위를 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