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기록자이길 바란다"…'난쏘공' 조세희 작가 영면

이윤정 2022. 12. 28.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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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작소설집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으로 시대의 그늘을 조망했던 작가 조세희가 28일 장례식을 마치고 영면에 들었다.

고인은 하나의 고전(古典)이 된 '난장이 연작'을 써낸 주인공이다.

'뫼비우스의 띠' 등 단편 12편을 묶어 '난장이가 쏘아올린 공'을 단행본으로 출간한 이후 '난장이'는 이 시대의 힘없는 약자를 나타내는 '상징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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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고전이 된 '난장이 연작' 써내
정치권·문학계 등 각계 추모 이어져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연작소설집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으로 시대의 그늘을 조망했던 작가 조세희가 28일 장례식을 마치고 영면에 들었다.

지난 25일 별세한 고인의 발인식은 이날 오전 9시 서울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러졌다. 고인의 부인과 도서출판 이성과힘 대표인 장남 중협 씨, 차남 중헌 씨 등 유족들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26일 서울 강동구 경희대병원 장례식장에 조세희 작가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사진=연합뉴스).
고인은 1942년 경기도 가평에서 태어났다. 1965년 ‘돛대 없는 장선’이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돼 등단했으나, 10년 동안 소설 작품을 쓰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다 1975년 단편 ‘칼날’을 발표하며 다시 작가의 길을 걸었다. 1978년에는 ‘뫼비우스의 띠’ ‘내 그물로 오는 가시고기’ 등 단편 12편을 묶은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문학과지성사에서 단행본으로 출간했다.

고인은 하나의 고전(古典)이 된 ‘난장이 연작’을 써낸 주인공이다. ‘뫼비우스의 띠’ 등 단편 12편을 묶어 ‘난장이가 쏘아올린 공’을 단행본으로 출간한 이후 ‘난장이’는 이 시대의 힘없는 약자를 나타내는 ‘상징어’가 됐다. 작품은 사회적 약자로 대변된 난장이 가족과 주변 인물들을 통해 1970년대 산업화의 그늘에 신음하는 도시 하층민의 삶을 그려냈다. 행복동 판자촌에서 쫓겨나게 된 난장이 가족의 절망적인 현실을 통해 빈부 격차와 계급 불평등과 같은 우리 사회 병리적 세태를 고발했다.

약자들의 아픔을 다룬 이 작품은 필독서가 되며 1996년 100쇄, 2005년 200쇄, 2017년 300쇄를 거쳐 올해 7월 기준 320쇄 148만 부를 발행했다. 1981년 안성기 주연 영화로도 제작됐으며 드라마와 연극으로도 만들어졌다. “시대의 기록자이기를 바란다”던 고인의 별세 소식에 문재인 전 대통령 등 정치권과 문학계 등 각계의 추모가 이어졌다. 교보문고와 알라딘, 예스24 등 대형 서점도 인터넷 홈페이지에 추모 페이지를 열고 고인의 생전 작품을 소개했다.

이윤정 (younsim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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