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심 100%’ 부작용? 커지는 與 ‘도로한국당’ 우려

2022. 12. 2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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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주자들, ‘우향우’ 행보로 보수 민심·윤심 잡기 나서
김기현 “’극우파’ 조롱 받던 광화문 항쟁, 대선 승리 원동력”
‘건희사랑’ 강신업·‘가세연’ 김세의·‘신의한수’ 신혜식도 출사표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민공감' 2차 공부 모임에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김기현 의원, 장제원 의원, 이철규 의원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민의힘이 차기 당 대표를 ‘당원투표 100%’로 선출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당권주자들이 ‘우향우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당권주자들이 ‘윤심·당심’ 잡기에 열을 올리면서 발언 수위 또한 거세지는 모양새다. ‘건희사랑’ 회장 출신인 강신업 변호사를 비롯한 강성 보수 스피커들도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져 국민의힘이 ‘도로한국당’, ‘제2의 자유한국당’의 길로 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들은 최근 후보로서 존재감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집중하고 있다. 김기현 의원은 지난 27일 공식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2019년 문재인 정권에 대한 심판을 외치는 광화문 국민항쟁 당시 저는 맨 앞에 서서 ‘내로남불’ 정권과 맞서 싸웠다. 당시 우리를 극우파라고 조롱하거나 비판하던 사람들도 많았지만 저는 그 광화문 항쟁이 오늘의 대선 승리를 이끌어낸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도로한국당이 됐다는 평가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 자유한국당이 나쁜 정당이었냐”며 “상호만 바꿨을 뿐 등기부는 그대로”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다음주 당대표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이는 권성동 의원은 최근 이태원 참사에 대한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권 의원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에 대해 “지금처럼 시민단체가 조직적으로 결합해서 정부를 압박하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 세월호처럼 정쟁으로 소비되다가 시민단체의 횡령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며 “실제로 일부 시민단체는 세월호 추모사업을 한다며 세금을 받아가서 놀러다니고 종북교육에 사용했다. 이런 횡령이 반복되지 않도록 범정부 차원의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권주자들이 발언 수위를 높이는 건 결국 허공에 떠 있는 ‘윤심’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영남권 중진 의원은 “윤심이 드러나지 않는 한 당권주자들의 발언은 계속 세질 것”이라며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100만 당원’과 ‘당심이 곧 민심’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전당대회 룰을 바꿨지만 집토끼를 결집시키려는 게 목적 아니겠냐. 보수 당원에게 구애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라고 했다.

당내에선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여론조사에서의 지지율 ‘5%’를 주목한다. 결선투표제가 새로 도입되면서 주자들 간 연대를 통해 분산된 지지율을 모으는 게 관건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 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7~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은 결과 국민의힘 지지층 중 5% 이상이 황 전 대표를 지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나경원 전 의원이 26.5%로 1위를 차지했는데 황 전 대표의 지지율이 권성동(4.3%), 조경태(1.7%), 윤상현(1.1%) 의원 등 현역 정치인보다 높게 나타났다.

보수 유튜버들도 잇달아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 회장 출신으로 당 대표에 출사표를 던진 강 변호사는 지난 26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기본적으로 국민의힘이 바뀌어야 한다”며 “이준석, 유승민 같은 ‘내부 총질러’를 먼저 일소하고 국민의힘을 그야말로 대통령과 뜻을 같이 해서 정책을 통해 국민께 온전히 봉사하는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출마 선언 당시 ‘총선 200석 달성’ 등을 목표로 내걸고 “윤석열 대통령을 반드시 성공시켜 훗날 광화문광장에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 뿐 아니라 윤 대통령의 동상이 서게 할 것”이라고 했다.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의 김세의 대표, ‘신의한수’ 신혜식 대표도 최고위원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현실적으로 이들의 당선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이들의 자극적인 발언 등이 흥행 요소로는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지도부 의원은 “당원투표 100%로 전당대회 룰이 바뀌면서 컨벤션 효과를 노릴 기회가 적어진 건 사실이다. 그래서 이른바 ‘극우’로 분류되는 세력이 흥행요소가 될 수 있다”면서도 “최근 지도부가 ‘외연확장’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정리는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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