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김수연 "관객 집중에 힘 얻어…보석 같은 순간"

조재현 기자 2022. 12. 28.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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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이 어두워 객석이 보이지 않을 때도 연주의 여백에서 관객들의 숨소리와 기운이 느껴질 때가 있어요. 집중해 들어주실 땐 힘이 나죠. 그 순간 자체가 연주자들에겐 보석 같은 순간입니다."

금호아트홀의 2023년 상주음악가로 선정된 김수연(28)이 내달 5일 금호아트홀 신년음악회를 시작으로 총 5차례 기획공연을 선보인다.

금호문화재단은 2013년부터 실력과 재능을 갖춘 젊은 연주자 한 명을 선정, 연중 4~5차례의 기획공연 무대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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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 선정…"받은 사랑 돌려드릴 것"
2023년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 활동하는 피아니스트 김수연. (금호아트홀 제공)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조명이 어두워 객석이 보이지 않을 때도 연주의 여백에서 관객들의 숨소리와 기운이 느껴질 때가 있어요. 집중해 들어주실 땐 힘이 나죠. 그 순간 자체가 연주자들에겐 보석 같은 순간입니다."

금호아트홀의 2023년 상주음악가로 선정된 김수연(28)이 내달 5일 금호아트홀 신년음악회를 시작으로 총 5차례 기획공연을 선보인다.

주제는 '화음(畵音) : 그림과 음악'이다. 그는 '스케치', '블렌딩', '명암', '콜라주' 등을 테마로 무대를 꾸민다. 다른 예술처럼 보거나 읽을 수 없는 음악에 직관적인 그림의 요소들을 접목해 전달력을 높이고자 한 것이다.

김수연은 27일 가진 간담회에서 "같은 연주를 들었을 때 누군가는 석양을 떠올리고 누군가는 가족과의 행복한 시간을 떠올릴 수 있다"며 "이런 것들을 '눈에 선하다'고 하는데, 보이듯 음악을 하고 싶어 미술적인 요소를 접목했다"고 설명했다.

그간 해외에서 주로 활동해 온 김수연은 "국내 무대에 설 기회가 많이 없었기에 1년간 관객분들과 같은 장소에서 여러 번 만날 수 있다는 것이 특별하게 다가온다"며 "관객과 더 많이 교감하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호문화재단은 2013년부터 실력과 재능을 갖춘 젊은 연주자 한 명을 선정, 연중 4~5차례의 기획공연 무대를 제공하고 있다. 그간 피아니스트 김다솔·선우예권·박종해, 바이올리니스트 박혜윤·조진주·양인모·이지윤·김동현, 첼리스트 문태국, 클라리네티스트 김한 등이 거쳐 갔다.

"한 해에 여러 공연을 기획한다는 건 젊은 연주자가 쉽게 가질 수 없는 경험이에요. 책임감도 크지만, 열심히 준비해서 최대한 즐겨보고 싶어요."

2023년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 활동하는 피아니스트 김수연. (금호아트홀 제공)

다섯 살에 피아노를 시작한 김수연은 예원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거쳐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국립음대에서 학·석사 및 최고연주자 과정을 마쳤다.

지난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준결선에 진출한 데 이어 캐나다 몬트리올 콩쿠르에서 동양인 피아니스트로는 처음으로 우승했다. 비슷한 시기에 열린 두 콩쿠르에 값진 성과를 거둬 주목받기도 했다.

김수연은 내년 1월5일 여는 신년음악회 '스케치'에서 바흐의 칸타타 '예수, 인간 소망의 기쁨'을 첫 곡으로 선보인다. "인생의 모토가 '감사'거든요.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들어 특별히 고른 곡이에요."

음악가로서 목표도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여러 나라를 오가며 만남을 갖게 되는데, 그것이 소중한 인연이 되기도 해요. 잘 알지 못하는 분들이지만, 음악을 들려드리고 또 이를 사랑해주시는 것에 감사해요. 과분한 일이죠. 사랑을 받은 만큼 돌려드릴 수 있는 좋은 사람이고 싶어요."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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