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그늘·약자 아픔 기록한 '난쏘공' 조세희 작가 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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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작소설집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으로 시대의 그늘을 조명한 작가 조세희가 28일 장례식을 마치고 영면에 들었다.
지난 25일 별세한 고인의 발인식은 이날 오전 9시 서울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러졌다.
젊은 날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접한 독자들의 추모가 이어지며 교보문고에서는 별세 소식 이후 3일(25~27일)간 이 책의 하루 평균 판매량이 8배가량 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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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 기간 정치권·문학계 추모…'난쏘공' 판매량도 늘어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연작소설집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으로 시대의 그늘을 조명한 작가 조세희가 28일 장례식을 마치고 영면에 들었다.
지난 25일 별세한 고인의 발인식은 이날 오전 9시 서울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러졌다. 고인의 부인과 도서출판 이성과힘 대표인 장남 중협 씨, 차남 중헌 씨 등 유족들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1942년 경기도 가평에서 태어난 고인은 1965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서 단편 '돛대 없는 장선(葬船)'이 당선돼 등단했으나 10년 동안 작품을 쓰지 않았다.
1975년 단편 '칼날'을 발표하며 다시 작가의 길을 걸은 그는 '뫼비우스의 띠', '내 그물로 오는 가시고기' 등 단편 12편을 묶은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1978년 문학과지성사에서 단행본으로 출간했다.
이 작품은 사회적 약자로 대변된 난장이 가족과 주변 인물들을 통해 1970년대 산업화의 그늘에 신음하는 도시 하층민의 삶을 그렸다. 행복동 판자촌에서 쫓겨나게 된 난장이 가족의 절망적인 현실을 통해 빈부 격차와 계급 불평등 등 우리 사회 병리적 세태를 고발했다.
약자들의 아픔을 다룬 이 작품은 필독서가 되며 1996년 100쇄, 2005년 200쇄, 2017년 300쇄를 거쳐 올해 7월 기준으로 320쇄 148만 부를 발행했다. 1981년 안성기 주연 영화로도 제작됐으며 드라마와 연극으로도 만들어졌다.
고인은 지난 2005년 연합뉴스와 한 200쇄 기념 인터뷰에서 "억압의 시대를 기록한 이 소설이 아직도 이 땅에서 읽히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30여 년 전의 불행이 끝나지 않았음을 증명하기 때문"이라고 회고했다.
그는 "천국에 사는 사람들은 지옥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우리 다섯 식구는 지옥에 살면서 천국을 생각했다"는 표제작의 한 대목을 짚으며 "혁명의 방식이 아니라 사랑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지금껏 (이 책이) 죽지 않고 나오는 것 같다"고 돌아봤다.
"시대의 기록자이기를 바란다"던 고인의 별세 소식에 정치권과 문학계 등 각계의 추모가 이어졌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민주당 소속인 김동연 경기도지사,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이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 작품이 여전히 유효한 시대에 산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교보문고와 알라딘, 예스24 등 대형 서점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추모 페이지를 열고 고인의 생전 작품을 소개했다.
젊은 날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접한 독자들의 추모가 이어지며 교보문고에서는 별세 소식 이후 3일(25~27일)간 이 책의 하루 평균 판매량이 8배가량 뛰기도 했다.
장지는 경기도 가평 선산이다. 유족 측은 "겨울이어서 땅이 얼어 날이 좀 풀리면 장지로 모실 계획"이라고 말했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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