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엠(I'M)] 강현기 DB금투 파트장 "가치투자 시대, 수년간 이어질 흐름"
[아이뉴스24 고정삼 기자] "역사적으로 성장주 버블이 붕괴된 이후 수년간은 가치주가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단발적인 콘셉트가 아니라 앞으로 수년간 이어질 흐름이 될 것입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주식전략 파트장은 27일 아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국내외에서 성장주가 급등했던 시대가 저물고 있다"며 "성장주의 붕괴는 주식시장이 스스로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내려오는 과정에서 금리 인상 등의 거시적 요인이 더해지며 촉발했다"고 말했다.
성장주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저금리 환경과 유동성에 힘입어 지난 2년간 강세를 이어오며 지수를 견인했다. 특히 저금리 효과가 컸다. 돈의 가치가 떨어졌고, 꿈과 희망을 제시하는 기업에 조금이라도 수익성이 좋을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렸다. 당시 이익이 나지 않는 기업들의 높은 주가를 설명하기 위해 '주가꿈비율(PDR·Price to Dream Ratio)'이란 비정상적인 밸류에이션 평가 기법도 등장했다.
강 파트장은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은 성장주에 열광했다가, 거품이 줄어들면 상당 기간 성장주를 쳐다보지 않게 되는 수급상의 성질이 있다"며 "또한 성장주는 금리하고 많이 연동되는데, 금리가 높으면 시중은행의 예·적금보다 수익률이 좋을까에 대한 고민이 생겨 자금이 쉽게 유입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고금리 환경은 기업의 자금 조달도 쉽지 않아, 미래를 지향하는 성장기업들이 생존 리스크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면서 "투자자들이 쉽게 성장주에 투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연중 내내 하락세를 이어온 글로벌 증시 대부분은 밸류에이션 하단에 머물고 있다. 이중에서도 국내 주식시장이 큰 폭의 조정으로 가치투자에 최적화된 환경이라는 게 강 파트장의 진단이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첫 거래일과 지난 20일 종가를 비교한 결과 코스피지수의 등락률(-22%)은 주요 20개국(G20)의 주가지수 가운데 19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의 주가지수(-40%)를 제외하면 사실상 꼴찌를 기록한 셈이다.
강 파트장은 "미국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은 지난 2020년 평균 수준에 머물고 있어 깔끔하게 조정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국내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은 역사적 하단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미국보다 이성적인 영역에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그는 이 같은 상황에서 밸류에이션 지표가 저평가된 종목에 투자하는 게 단순하면서도 가장 효과적인 가치투자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강현기 파트장은 "가치주와 저평가주를 판단할 때는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과 같은 지표들이 낮아져 있는 것을 보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중요한건 실적과 관련된 성장성 지표들을 고려할 때 오히려 투자 성과가 부진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투자자들은 단순히 PBR이 낮은 것보다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으면서 PBR이 낮은 종목을 찾으려 하는데, 오히려 PBR만 고려해서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게 투자 성과가 훨씬 좋다"면서 "순수화학·철강 등의 업종에서 저평가 매력이 아주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기업을 정량적으로 분석해 투자하는 가치투자자의 수 자체가 줄어든 점이 가치투자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저평가 종목을 알아보고 투자해도, 함께 매수에 나서줄 가치투자자가 적다. 이에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강 파트장은 "많은 투자자가 어떤 종목의 저평가 상태를 알아보고 투자하면 오히려 가치투자의 기회가 순식간에 사라지게 되는데, 이것을 '가치투자의 역설'이라고 한다"며 "저평가 상태가 한동안 이어져서 소외를 받다가 서서히 정상 가격을 찾아가는 평균회귀의 과정을 거칠 경우 오히려 가치투자 전략이 상당히 유리할 수 있다"고 봤다.
또한 "자금이라는 것은 그 속성상 투자 수익이 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스타일이 바뀔 수 있다"면서 "예를 들어 1990~2000년대 초반까지는 정보기술(IT) 버블이었는데, 그 당시 한국과 글로벌 자금 모두가 닷컴 관련주에 많이 몰렸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닷컴버블 붕괴 이후 한국에 들어왔던 글로벌 자금들은 방향을 전환했다"면서 "2001년 당시 한국 주식시장이 바닥권이었는데, 이때 가치주를 중심으로 글로벌 자금이 유입됐었다"고 전했다.
앞으로도 상당 기간 가치주 강세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강 파트장은 전망했다. 그는 "금리 방향성보다 이제는 금리 레벨 자체가 충분히 내려오기 전까지는 스타일 측면에서 성장주 열위, 가치주 우위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 파트장은 내년에 시장의 변동성을 재차 확대할만한 요인으로 부동산 시장 리스크를 지목했다. 그는 "소위 크레딧 리스크는 가격이 떨어진 이후 펀더멘털 부진이 점점 드러나게 되면서 발생한다"며 "내년에는 이러한 부동산 관련 리스크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고정삼 기자(jsk@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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