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플라스틱 90% 들어간 친환경 원료 나왔다

삼양사, 폴리카보네이트 개발
소형가전 등 적용 후 확대 계획

삼양사가 개발한 재생 플라스틱 90%를 함유한 PCR PC. 삼양사 제공.

삼양사는 재활용한 PCR PC(재생 폴리카보네이트) 원료가 90% 이상 함유된 친환경 PC(폴리카보네이트)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그간 국내 업체에서 개발한 PCR PC는 재생 PC 원료 85% 함유가 최대고, 대부분의 PCR PC의 재생 PC 원료 함유량은 30~50% 수준이다.

PCR PC는 일정 비율의 재생 PC 원료와 새 PC 원료를 혼합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첨가물들을 고온 용융하는 과정에서 PC 본연의 물성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회사는 지난해 PCR PC 개발에 착수해 2년여만에 재생 PC 원료를 90% 이상 함유하면서도 내열성, 투명성, 내충격성 등 PC 본연의 물성을 갖춘 PCR PC 개발에 성공했다. 콤파운딩 과정에서 재생 원료, 첨가제 비율 등을 다각도로 재설계하고 최적화한 결과다. 양질의 재생 PC 원료 공급처를 확보한 것 역시 주효했다.

PCR PC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환경 친화적이, 탄소 배출 감축 효과도 있다. 회사 측은 "개발한 PCR PC가 일반 PC에 비해 1000톤 생산 기준 약 6200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 효과가 있다"며 "3200여 대의 자동차가 내뿜는 탄소배출량과 같은 양"이라고 했다.

친환경성을 인정받아 미국의 안전규격개발·인증기관인 UL로부터 ECV 인증을 획득했다. ECV는 재사용과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 사용률 등 제품의 친환경 주장에 대한 타당성을 검증해 부여하는 환경마크다.

난연성 테스트인 UL 94 수직연소평가에서도 최고 등급인 'V-0'기준을 충족했다. V-0는 수직으로 불을 붙였을 때 10초 내에 자체 소화되는 플라스틱에만 부여된다.

회사는 노트북 등 소형가전에 먼저 적용하고 향후 전자제품, 인테리어제품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PCR PC를 다양한 플라스틱 수지에 적용해 활용 범위를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강호성 삼양사 대표는 "재생 플라스틱 물질을 90% 이상 함유하면서 동시에 기존 PC와 동일한 물성을 갖춘 PCR PC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곳은 전 세계적으로 많지 않다"며 "고품질 친환경 제품군을 지속 확대해 글로벌 수요를 충족하고 그룹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