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코로나 기간 청소년 또래폭력 줄었다는데?…사실은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28일)도 권애리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지난 3년 동안, 그러니까 이제 딱 코로나 기간이겠네요. 이 기간 동안 우리나라 아동청소년의 삶을 전반적으로 살펴본 통계가 나왔다면서요?
<기자>
네. 아이들이 얼마나 행복한가 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없을 텐데요.
경제적인 환경, 건강, 공부부터 가치관까지 어린이 청소년들의 삶을 통계개발원이 모두 60가지의 국가 지표로 쪼개서 구석구석 숫자로 들여다본 보고서를 냈습니다.
워낙 광범위한 조사들을 바탕으로 한 지라 3년 단위로 업데이트하는 지표들이 많습니다.
이제 딱 3년이 된 코로나 사태 이전과 자연스럽게 비교가 가능한 면들이 있습니다.
지난 3년 부모님들이 많이 공감하시는 변화 첫 번째는 아이가 스마트폰에 지나치게 걱정될 만큼 의존하는 비율이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화면에 그래프 보이게 될 텐데요, 코로나 이전에는 몇 년 동안 사실 스마트폰 이용에 큰 변화가 없습니다.
좋아지지도, 나빠지지도 않는, 그런데 2020년 이후로 눈에 띄게 늘기 시작합니다.
스마트폰에 지나치게 의존한다고 스스로 대답한 10살 이상 어린이 청소년이든 부모가 대신 대답한 유치원생과 초등 저학년이든 다 다 마찬가지인데, 특히 초등학생에서 문제가 급격히 커졌고요.
다른 연령대는 그나마 작년에는 늘어나는 속도라도 좀 주춤해지기 시작했는데 유치원생은 속도가 꺾이질 않습니다.
짐작하시는 대로 코로나 시대의 가장 큰 특징인 사회적 단절 탓이 클 텐데요.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보육을 학교나 기관과 나누지 못하고 종일 전담한 부모들이 스마트폰까지 관리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거죠.
그나마 스마트폰이라도 잠깐 쥐여줘야 밥이라도 먹는다는 하소연 들어본 적, 또 해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앵커>
방금 마지막 이야기 많은 부모들이 아마 공감하실 것 같아요. 그런데 결국에는 이게 코로나 때문에 아이들이 학교나 유치원을 잘 못 가고 아이들 만나서 잘 못 놀고 이러다 보니까 생기는 건데 이게 결국 단절인 거잖아요. 이런 단절이 또 낳은 예상치 않은 결과가 있다면서요?
<기자>
네. 또래들과 어울리지 못하다 보니까 학교폭력 같은 또래폭력 피해는 줄기는 했는데요. 대신 가족 안에서 아동학대가 늘었습니다.
아동학대는 신고 건수로 파악합니다. 보시면 2020년에는 오히려 신고가 주춤하다가 2021년으로 가면서 다시 급증하는 게 보입니다.
이거는 2020년에 실제 학대가 주춤했다기보다는 사회적 단절의 초기에는 학대 사실마저도 각 가정의 담을 넘지 못한 탓이 큰 걸로 봅니다.
그러다 학교가 다시 문을 조금씩 열면서 선생님이나 주변에서 학대를 발견하고 신고한 경우가 한꺼번에 늘었다는 거죠.
나쁜 점만 있었던 건 아닙니다. 아이들이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코로나 기간에 분명히 증가했습니다.
가족이랑 같이 식사하는 시간, 특히 아버지랑 보내는 시간이 크게 늘었습니다.
재택근무가 늘어서이기도 하겠지만, 주말에 아버지와 보내는 시간이 특히 눈에 띄게 늘어난 걸 보면 코로나로 외부활동이 줄어든 것과 함께, 그래도 아버지들의 육아 참여 의지가 작용한 결과라고 볼 수 있겠고요.
코로나 사태 이후로는 가출 청소년도 약간 줄어들긴 했습니다.
반면에 아까 잠깐 말씀드린 것처럼 학교폭력은 감소했는데요. 다만 온라인상으로 따돌리고, 괴롭히는 비대면 또래폭력은 코로나 시기에도 계속 늘었습니다.
또래폭력 문제가 질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기보다는 코로나19 상황의 문제로 일시적으로 주춤했다고 볼 수 있는 면입니다.
<앵커>
지난 한 3년 동안 그렇겠거니 싶었던 것들이 숫자로도 보이니까 확실히 더 다가오기도 하네요. 마지막으로 참 그래도 약간 반가운 소식이기는 해요. 빈곤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이 좀 줄어드는 추세라고요?
<기자>
그건 확실히 계속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추세입니다. 우리나라는 가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은 점점 사라지고 있기는 합니다.
프랑스나 일본보다도 상대적 빈곤율이 낮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코로나 시기에 학교를 못 가면서 급식을 먹지 못하다 보니까 청소년 영양결핍률은 또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빈곤율이 줄고 있다고는 하지만, 학교에 가야 제대로 된 밥을 먹을 수 있는 아이들이 여전히 많은 것도 사실이거든요.
그리고 아무래도 코로나로 활동이 줄고 세상과 단절되면서 아이들 건강에 전반적으로 최소한 노란불이 들어온 모습입니다.
남녀학생 모두 비만율이 급격히 높아졌고요.
특히 남학생들의 경우에 코로나 초기에 운동량이 확실히 줄어들다가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다시 회복하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결국 전반적으로 우리 어린이, 청소년들은 코로나 이후 삶의 만족도가 더 떨어졌고요. 상대적으로 봐도 OECD 국가 가운데서도 아이들이 행복하지 않은 편입니다.
사실 아이들의 행복도가 떨어지는 사회라는 건 코로나 이전부터도 이런 비슷한 조사가 있을 때마다 드러나기는 했습니다.
우리 사회가 장기적으로 가장 고민해야 할 사회 전반의 숙제입니다.
권애리 기자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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