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특집① 2022년 잊지 못할 자동차 10대 뉴스
2022. 12. 28. 09:22
2022년은 국내 자동차 업계에 다시 한 번 잊지 못할 한 해로 남을 전망이다. 상복이 많은 현대자동차그룹은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앞세워 세계적인 상을 수차례 수상했고, 위기를 맞이한 쌍용자동차는 회생에 성공하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기쁨의 순간도 잠깐이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공급난과 유가 상승을 불러왔으며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시행하면서 한국을 포함한 외국산 전기차를 따돌렸다. 올해 자동차 업계에 휘몰아친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①현대차그룹의 올해의 차 돌풍
품질과 디자인 경영으로 내연기관차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던 현대자동차그룹이 전기차 시대를 맞이하면서 동시에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아이오닉 5가 세계 곳곳에서 올해의 차에 이름을 내건 것. 독일, 영국뿐만 아니라 세계 올해의 차에도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수입차 지옥으로 꼽히던 일본에서도 아이오닉 5는 올해의 수입차로 선정되며 국제적으로 제품력을 인정받았다. 기아 EV6도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했다. 이밖에 스포티지는 스페인, 그리스, 아일랜드에서 올해의 차에 뽑혔으며 제네시스 G90, 기아 니로 등도 해외 각종 매체에서 올해의 차에 선정됐다.
②인플레이션 감축법
미국이 8월16일 기후 변화 대응을 골자로 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을 발효했다. 전기차 보급을 늘리기 위해 최대 7,500달러의 세액 공제를 제공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하지만 미국산 전기차만 대상에 올리면서 현지에서 승승장구하던 현대차그룹의 발목을 잡았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5월, 방한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에 50억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를 발표했다. 이후 10월에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기공식에 맞춰 성명까지 발표했다. 하지만 IRA가 발효되면서 현대차가 만든 전기차는 미국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③쌍용차의 부활
쌍용자동차가 11월, 우여곡절 끝에 KG그룹에 인수되면서 기업회생절차를 마치고 경영 정상화의 발판을 다졌다. 2021년 4월 회생 절차 개시 후 1년6개월 만의 일이다. 때마침 출시한 토레스의 호조도 긍정적이다. 토레스는 7월 출시 이후 11월까지 1만9,510대가 판매되며 쌍용차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했다. 덕분에 쌍용차는 올해 모처럼 큰 폭의 성장세를 그릴 전망이다. 쌍용차는 내년 KG모빌리티로의 사명 변경을 예고했다. 1986년 동아자동차에서 쌍용자동차로 바뀐 지 35년만이다.
④삼성 지운 르노코리아
쌍용차와 함께 상황이 좋지 않았던 르노삼성자동차는 대표이사 교체와 함께 대대적인 전략 변화를 일으켰다. 바로 사명에서 '삼성'이란 이름을 떼고 르노코리아자동차로 다시 출발한 것. 이와 함께 르노코리아는 르노그룹 차원에서 중국 길리그룹과 손잡고 글로벌 신차 개발에 나섰다. 새 차는 2024년 등장할 중형 하이브리드 제품이다. 이어 르노코리아는 2025년 하이브리드 쿠페형 SUV를 선보인다는 복안이다.
⑤공급난 키운 우크라이나 사태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자동차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전쟁 지역에서 채굴하는 반도체 원료가 원활히 공급되지 못하면서 기존 자동차용 반도체칩 공급난을 심화시켰다. 각종 원자재 가격도 급상승했다.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강력한 제재는 메르세데스-벤츠, 르노, GM, 포드, 토요타 등 주요 제조사의 러시아 사업 철수로 이어졌다. 러시아에서 자동차 시장 점유율 2위까지 올랐던 현대자동차도 러시아 공장 가동을 멈추고 영업도 중단했다. 최근엔 공장 감원을 시작하면서 철수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⑥경유의 반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사상 최고의 국제 유가 상승을 일으켰다. 특히 산업 전반의 수요가 폭증한 경유는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경제성을 잃었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경유의 휘발유 가격 역전 현상이 벌어지며 디젤 지양 현상이 가속화됐다.
정부는 2023년 1월부터 4월말까지 휘발유 유류세 인하폭을 기존 37%에서 25%로 낮춘다. 이 경우 휘발유에 붙는 세금은 98원 오른다. 경유, LPG의 유류세 인하는 기존과 같다.
⑦출고난 야기한 화물연대 파업
민주노총 소속의 화물연대는 올해 두 차례 파업을 벌였다. 지난 6월 총파업을 통해 안전운임제 연장을 관철했으며, 11월엔 안전운임제의 영구 시행을 요구했다. 하지만 정부의 원칙 대응과 파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늘면서 소득 없이 해산했다. 두 파업이 벌어지는 동안 자동차 회사들은 카캐리어를 통한 출고가 불가능해지면서 개별탁송을 운영해야 했다. 회사 직원이나 임시로 고용한 기사가 출고장에서 각 지점으로 차를 직접 운전해 탁송한 것. 이 과정에서 무분별한 기사 채용으로 인한 사고가 적지 않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⑧대기업 중고차 진출 가시화
지난 4월, 중소벤처기업부가 현대차와 기아의 중고차 매매업 진출 사업 조정 신청을 승인하면서 완성차 회사를 포함한 대기업의 중고차 진출이 가시화 됐다. 비록 1년의 유예기간이 주어졌지만 2023년 1월부터 4월까지 5,000대 이내에서 인증 중고차 시범 판매가 허용됐다. 이후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점유율은 2023년 5월부터 1년간 2.9%, 2024년 5월부터 1년간은 4.1%로 제한됐다. 현대차는 5년/10만㎞ 이내 자사 브랜드 제품을 대상으로 200여개 항목의 품질검사를 통과한 매물을 선별한 후 신차 수준의 상품화 과정을 거쳐 판매할 방침이다. 기존 중고차 업계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신뢰도 개선에 나서고 있다.
⑨포뮬러도 전기차 시대, 포뮬러E 서울 대회 개최
국제 모터스포츠 중 하나이자 전기차 경주 대회인 포뮬러 E가 8월13~14일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일대에서 열렸다. 서울에서 열린 자동차 경주, 9년 만에 국내에서 열린 국제자동차연맹(FIA)의 국제 대회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그 결과 이틀간 누적 관중 수는 5만명에 육박했다. 경기 결과 시즌 챔피언은 스토펠 반도른(메르세데스-EQ 팀)이 차지했다. 경기 중 신속한 사고 대처 덕분에 한국 모터스포츠 오피셜팀은 FIA가 시상하는 올해의 최고 오피셜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도심에서 열린 첫 경주인 만큼 전반적인 대회 운영은 미숙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2023년 시즌 일정에서 개최지 목록에 서울이 제외된 점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⑩모터쇼의 몰락
완성차 업체들이 사용자 경험 중심의 모빌리티 시대를 맞이하면서 모터쇼 기피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신차 공개 무대가 체험 기회를 강조하는 팝업스토어, 시승회 등의 이벤트로 이동한 결과다. 여기에 코로나 19 팬데믹에서 시작된 연이은 모터쇼 취소가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다. 때문에 올해 열린 뉴욕 오토쇼, 파리 모터쇼, LA 오토쇼 등의 해외 모터쇼는 참가사들이 줄어들었고, 그 규모도 대폭 감소했다.
국내 모터쇼도 마찬가지다. 지난 7월 열린 2022 부산 모터쇼는 현대차그룹, BMW코리아를 중심으로 열려 참가사가 역대 최소를 기록했다. 결국 '반쪽 모터쇼'란 오명을 남긴 채 지속가능성에 물음표를 붙였다.
정리=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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