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현의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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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어떻게 지내세요?
팬 미팅을 앞두고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보컬과 안무를 중점적으로 연습하고 있어요.
오늘 이야기를 나누는 이유 중에 하나가 11월에 나온 솔로 앨범 때문이에요. 앨범 하나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일단은 콘셉트와 계절을 생각해요. 어느 시점에 어떤 콘셉트로 앨범을 발매할 거다. 노래도 여름 노래가 있고 겨울 노래가 있으니까요. 발매 시점이 정해지면 음악을 만들죠. 그 시간을 거쳐 음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녹음을 하고, 녹음을 마치면 저는 퍼포먼스를 준비하고 회사분들은 비주얼과 뮤직비디오를 준비해요. 완성되면 활동을 하죠.
이번 앨범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콘셉트였어요. (솔로 앨범이라는) 나의 첫걸음에 대해 회사와도 고민했어요. 그 결과가 ‘내가 지금까지 활동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팬분들이 있어서니까 팬분들에 대한 이야기를 할까’였어요. 그게 가장 나답고, 내 솔직함을 가장 많이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어요.
실제로 감상해보니까 이 노래를 들을 사람을 팬으로 설정한 듯한 가사가 많았습니다.
맞아요. 전 곡이 다 그래요. 감사한 마음을 담은 곡들이 많죠.
연예인은 스케줄이 있을 때는 생활이 불규칙하다고 들었습니다. 지금처럼 연습하는 기간엔 규칙적으로 사는 편인가요?
노력은 하고 있어요. 솔로 활동을 하며 그런 생각이 더 들었어요. 예전에는 불규칙하기도 했죠. 항상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생활도 했어요.
한창 젊은데 늦게 일어나도 되지 않을까요?
일찍 일어나야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더라고요. 오후에 일어나면 아침에 할 수 있는 것이 줄어들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뭔가 좀 아쉬운 거예요. 그 시간을 유용하게 보내고자 했습니다.
저 같은 보통 사람은 그럴 수 있죠. 제 시간에 일어나야 은행도 갈 수 있고 가게도 갈 수 있고. 연예인은 그런 일상생활을 안 해도 될 것 같은데요.
저희도 똑같죠. 은행 가야 할 때도 있어요. 저희도 살면서 꼭 해야 하는 일들이 있고 그런 건 시간대가 정해져 있으니까요.
“갑자기 급격하게 올라가는 게 잘하는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머물러 있지만 않으면 언젠가는 갈 수 있으니까.”
저는 연예인을 특수 직군이라고 생각해요. 보통이 아닌 사람들이 아주 어릴 때부터 특수한 훈련을 받아서 높은 수준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요. 그러다 보면 보통 사람이 하는 걸 잘 모를 수도 있다고 봤습니다. 예를 들면 ATM에서 돈 뽑는 일 같은 거요.
어려움이 있을 수 있죠. 어릴 때부터 연습에 몰두하다 보면요. 저는 그런 부분을 알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알고 있어야 나중에 무언가 문제가 생겼을 때 스스로 처리할 수 있으니까.
가까운 친구들은 어떤 분들인가요?
초등학생 때부터 이어온 제 고향 강릉 친구들. 연예인은 아니죠. 다 강릉에 있어요.
친구들이랑 뭐 하고 놀아요?
맛있는 거 먹고 같이 게임 좀 하고 이렇게 소소하게 즐깁니다. “어떻게 지냈어, 나 요즘 이렇게 지내, 나도 그래, 나는 요즘에 활동 이제 끝났어, 고생했네” 같은 이야기를 나눕니다.
연예인과 비연예인 친구는 서로를 이해하나요?
저는 친구들이랑 얘기할 때 서로 존중하려고 해요. 모르면 물어봐요. 친구의 일이 어떤 시스템인지. 회사에 다니는 친구도 있고 음식점을 하는 친구도 있어요. 음식점 하는 친구에게는 “그럼 아침에 음식점 가서 뭐 해?” “재료 손질해?” “양파 썰고 막 이러면 눈물 안 나?” 같은 식으로요. 친구들도 제 직업에 대해 이해도가 많이 생겼고 저도 그래요.
친구들이 연예인 친구를 신기해하지는 않았고요?
그때는 우리가 너무 어릴 때라 관심도 없었어요. 노는 게 더 좋았고 PC방 가는 게 더 좋았고 노래방 가는 게 더 좋았지 제가 연습생이고 연예인인가 이런 거에는 큰 관심이 없었어요. 그냥 “야 언제 내려와, 빨리 내려가서 놀자” 같은 말을 했죠. 누구 사인을 받아달라거나 그런 말도 없었고요. 저를 연예인이 아닌 어릴 때 친구로 봐주는 애들이 5명 있어요. 저까지 6명.
종현 님이 친구들의 삶을 떠나 연예인이라는 특수 직군에 들어간 때가 언제였나요?
15세요. 15세 여름쯤이었던 것 같아요.
이런 직업을 택하기로 결심한 계기가 있었나요?
제가 15세부터 16세 때까지 연습을 1년 동안 할 때 실력이 크게 향상되지 않았어요. 그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한 거에요. 캐스팅이 됐고 부모님도 해보라고 했고. 그 시간이 쌓여 중 3이 되고 어느 순간 갑자기 춤 실력이 확 늘었어요. 그 장면을 제가 보는데 너무 행복한 거예요.
늘었으니까요?
몰라보게 늘었고, 주변에서도 “너 왜 이렇게 춤 실력이 많이 늘었어”라고 이야기하니까, 그 순간이 제가 연예인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시점이었던 것 같아요. 운동도 비슷하잖아요. 처음에 운동을 열심히 해도 보이지는 않지만 계속하다 보면 성과가 나타나서 더 열심히 하게 되듯이요.
저는 종현 님을 어린 나이에 데뷔해 성공한 분으로 보고 있습니다. 요약하면 그냥 되게 잘된 분. 성공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렇게 말씀해주시니까 일단 너무 감사드립니다. 일단 가장 큰 건 감사함을 알았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내가 잘나서 잘된 게 아니야. 누군가가 함께해줘서 잘됐구나’라는 생각을 항상 했어요. 저 혼자서 앨범을 만들 수는 없거든요.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제가 앨범을 만들고 그 앨범을 내면 팬 여러분이 있으니까 제가 또 무대에 설 수가 있어요. 그걸 제가 잘 알아요. 그 감정이 계속되고 주변 사람과 마음을 맞추다 보니 이렇게 잘 올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말한 것처럼 본인 생각에도 성공만 계속했습니까?
아니죠. 아니에요. 실패도 하고 안 되기도 하고 ‘우리는 이제 앨범을 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내가 연예인 생활을 계속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했고요. 팬분들이 계시고 함께해준 스태프들이 힘을 내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아까 인터뷰 촬영을 할 때도 나를 바라보는 사람이 20명은 있어요. 저는 촬영을 진행할 때마다 ‘내가 사진을 찍히는 상황에서 당당할 수 있을까’ ‘내가 저 안에서 확신이 있을까’ 같은 생각을 해요. 연예인들은 그런 생각을 안 하고 그냥 하나요?
아니죠. 다들 나름의 고민이 있어요. 불안도 없진 않겠죠. 그래서 연습을 많이 해요. 준비를 조금 더 체계적으로 하고요. ‘그런 생각이 들어도 괜찮아. 나는 준비를 열심히 했으니까. 난 연습도 열심히 했어. 한 번 부를 거 열 번 부르고 왔으니까’ 이렇게 자신감을 얻어요.
일을 하다 돌아봤을 때 ‘이건 내 실수다, 이건 내 판단이 잘못됐다’ 싶은 부분도 있나요?
있어요.
그런 부분도 있다면 어떻게 극복했어요?
(감정을) 없앨 수는 없어요. ‘조금 더 연습했으면 내가 이 무대를 조금 더 잘할 수 있지 않았을까’ ‘내가 이때 조금만 조심했으면 다치지 않아서 무대를 더 잘할 수 있지 않았을까’ 같은 생각도 하고요. 제 자신한테 엄격한 편이어서 자책할 때가 있지만 오래가지는 않아요. 그런 생각이 들었을 때 ‘그래 그러면 그다음 무대가 언제지? 오케이, 이때 완벽하게 보여줄 거야’라는 생각을 오히려 더 해요. 지금의 실수를 다음에는 절대 하면 안 되니까. 거기서 더 잘할 수 있는 걸 찾고, 그 덕에 조금 더 성장할 수 있었어요.
저는 보통 사람이니까 이를테면 포장마차에도 편히 종종 갑니다. 반면 모든 생활을 관리해야 하고, 바깥에서 풀어져 있을 수 없는 연에인으로 살면 불편한 점은 없나요?
제가 원체 집돌이여서 나가서 잘 노는 성격이 아니라 큰 불편이 없어요. 만에 하나 포장마차에서 한잔해도 다 김종현이 가진 모습이니까, 그런 모습이 문제되는 선이 아니라면 괜찮지 않을까 해요.
남에게 나를 표현하는 일은 성공 확률이 낮고 불확실한 일이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성공을 예측하기 힘든 일이고요. 그런데 잘해오셨으니, ‘이 정도면 자리 잡았다’라고 느낀 적도 있나요?
그건 없어요. ‘지금까지 해온 게 있으니 이제는 뭘 할 수 있을까’를 더 많이 생각합니다.
화보 촬영하고 영상 인터뷰할 때 인상 깊던 말이 있었습니다. 저희 영상 PD께서 “내가 뭘 해도 실패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다면?”이라는 질문을 주셨는데 이런 대답을 했죠. “그런 건 알고 싶지 않다”라고요.
잘 안 된 앨범도 있었고, ‘다음 앨범이 또 있을까’ 걱정도 했어요. 그 고비나 실패가 있어서 저는 더 발전하고 단단해졌어요. 그런데 만약 내가 실패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그 사실을 알게 된다면 굉장히 게을러질 것 같아요. 그 기분에 중독되면 헤어나오지 못할 것 같아요.
커리어상에서 속상한 일이 있었어도 잘 극복했군요.
제게는 오히려 굉장히 큰 도움이 됐어요. 실패를 경험 삼아 똑같은 실패는 안 하게 됐으니까.
앞으로 목표가 있습니까?
‘지금처럼’ 하기요. 그게 가장 어려워요. 계속 활동할 수 있고, 지금처럼 조금씩 나아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기본적으로 계속 뭔가 더 잘하고 싶다. 이런 생각이 있나요?
그렇죠. 잘하고 싶고 많은 것들을 보여주고 싶고 나의 한계를 넘어가고 싶고 이런 생각이 계속 들죠.
종현 님의 생각 속에서 ‘잘하는’ 건 어떤 거예요?
머물러 있지 않는 거예요. 이전의 나에게서 한 걸음, 두 걸음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면 잘하는 거라 생각해요. 갑자기 급격하게 올라가는 게 잘하는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머물러 있지만 않으면 언젠가는 갈 수 있으니까.
지금은 계속 머무르지 않고 어딘가로 가고 있어요?
그렇죠. 계속 가고 있는 중입니다.
Editor : 박찬용 | Photography : 김참 | Stylist : 정윤경 | Stylist Assistant : 고윤하, 신채영 | Hair : 정미영 | Hair Assistant : 박소정 | Make-up : 이수지 | Make-up Assistant : 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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