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서사로 ‘탄탄’했던 가요계 …‘방탄’ 빈자리는 춘추전국시대

안진용 기자 2022. 12. 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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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음원차트 1위에 오른 (여자)아이들.
연간 음원차트 2위에 오른 아이브.
올해 두드러진 활약을 보인 신인 걸그룹 뉴진스.

■ 2022년 지니뮤직 연간차트 집계… 가요계 ‘여풍당당’

(여자)아이들 ‘TOMBOY’ 1위

‘사랑 그깟 거 따위…’ 가사로

주체적 여성상 그리며 인기몰이

아이브·뉴진스 등도 활약하며

톱100 안에 걸그룹 다수 포진

BTS 빠진 남성가수 시장에선

멜로망스·임영웅 등 각축 벌여

힙합 차트에선 男 강세 이어져

올해 가요계를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변화’였다. 장기간 왕좌를 지키던 방탄소년단(BTS)이 그룹 단위 활동을 중단하며 생긴 공백이 새로운 얼굴로 채워졌다. 특히 BTS를 중심으로 단단한 팬덤을 자랑하던 보이그룹을 밀어내고 걸그룹들이 가요계의 맹주로 자리 잡은 것은 괄목할 만하다. 전 세계 문화 트렌드로 자리매김한 ‘여성 서사’가 한국 가요계에도 통한 셈이다.

◇(여자)아이들·아이브·뉴진스… 女風당당

지니뮤직 2022년 연간차트 집계에 따르면, 올해 누적 스트리밍 1위는 걸그룹 (여자)아이들의 ‘TOMBOY’였다. 지난 3월 발매한 정규 1집 ‘I NEVER DIE’의 타이틀 곡으로 ‘사랑 그깟 거 따위 내 몸에 상처 하나도 어림없지’라는 가사에서 알 수 있듯 주체적인 여성상을 그려 여성 팬덤의 절대적 지지를 이끌어냈다. 이 노래는 6∼7월 월간차트 1위에 올랐고, 또 다른 정규 앨범 수록곡 ‘My Bag’(마이백)이 연간차트 53위를 기록하는 등 (여자)아이들의 강세가 돋보였다. 2위는 걸그룹 아이브의 ‘LOVE DIVE’가 차지했다. 아이브는 아직 정규 앨범을 내지 않은 새내기지만, 세 차례 발표한 싱글 앨범 타이틀 곡이 모두 장기간 톱10에 머물렀다. 데뷔곡인 ‘ELEVEN’과 8월 출시된 ‘After like’는 각각 연간차트 9위, 20위를 차지했다. ‘After like’의 경우, 발매 4개월이 지났지만 27일 오전 10시 기준 여전히 톱10(9위)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데뷔한 그룹 중에서는 다국적 그룹 뉴진스가 단연 눈에 띈다. 7월 처음 등장한 후 불과 반년 간 쌓은 성적임에도 ‘Attention’(23위)과 ‘Hyper boy’(25위)가 연간차트 톱30 안에 자리했다. 또 연말 시장을 겨냥해 지난 19일 발표한 ‘Ditto’는 현재 일간 차트 1위다. 이 외에도 레드벨벳 ‘Feel My Rhythm’(16위), 에스파 ‘Next Level’(26위)과 ‘Savage’(72위), 블랙핑크 ‘Pink Venom’(38위)과 ‘Shut Down’(88위), 르세라핌 ‘FEARLESS’(60위), 브레이브걸스 ‘롤린’(82위), 소녀시대 15주년 기념곡 ‘FOREVER1’(91위)이 톱100 안에 넓게 포진했다.

솔로 가수들의 활약도 꾸준했다. 이제는 소녀시대에서 홀로서기에 성공한 태연의 ‘INVY’(15위)와 ‘Weekend’(34위)를 비롯해 경서가 부른 ‘나의 X에게’(18위)와 ‘밤하늘의 별을(2020)’(46위), ‘역주행’ 신화를 일군 윤하의 ‘사건의 지평선’(73위) 등이 강세였다. 아이유의 파워도 여전했다. ‘Strawberry moon’(21위), ‘Celebrity’(42위),‘드라마’(48위), ‘라일락’(51위)을 비롯해 총 8곡을 톱100 안에 진입시켰다.

◇BTS 빈 자리… 누가 메웠나?

BTS가 빠진 무주공산 보이그룹 시장은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 연간차트 1, 2위는 걸그룹에 내줬지만 다양한 남성 가수 혹은 그룹들이 톱10 안에서 각축전을 벌였다.

연간차트 톱10에 진입한 남자가수는 멜로망스, 임영웅, 빅뱅, 싸이, 이무진 순이다. 멜로망스가 부른 ‘취중고백’이 3위를 차지했고, 4∼5위는 드라마 OST로 채워졌다. 역시 멜로망스가 부른 드라마 ‘사내맞선’ OST ‘사랑인가봐’가 4위였고, 임영웅이 리메이크한 드라마 ‘신사와 아가씨’ OST ‘사랑은 늘 도망가’가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빅뱅의 컴백곡 ‘봄여름가을겨울’(7위)이 그 뒤를 이었고, 싸이가 BTS 멤버 슈가와 손잡고 발표한 ‘That That’이 8위였다. 새로운 ‘초통령’(초등학생들의 대통령)으로 떠오른 이무진의 자작곡 ‘신호등’이 톱10의 끝자락에 안착했다.

힙합 시장에서는 여전히 여성보다 남성이 강세였다. 지난해 방송된 Mnet ‘쇼미더머니10’ 수록곡이 올 한 해 연간차트에서 롱런했다. 소코도모의 ‘회전목마’(11위)와 베이식의 ‘만남은 쉽고 이별은 어려워’(59위)가 준수한 성적을 거뒀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 주목받은 비오는 ‘리무진’(19위)과 ‘LOVE me’(24위), ‘Counting Stars’(30위), ‘문득’(40위) 등 4곡을 톱100 안에 포함시켰다.

지니뮤직 콘텐츠본부 관계자는 “BTS의 그룹 활동중단과 맞물린 올해 연간차트에서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담은 메시지를 전한 걸그룹들의 강세가 부각됐고, 남자 가수 등에서는 멜로망스, 임영웅, 빅뱅 등이 인기를 얻으며 톱10에 진입했다”고 평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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