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극적으로 이긴 KGC인삼공사, 마음고생할 뻔했던 문성곤

손동환 2022. 12. 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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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곤(195cm, F)의 방패도 전성현(188cm, F)의 창 앞에서 무력했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지난 2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고양 캐롯을 84-82로 꺾었다. 3연패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17승 8패로 단독 선두를 유지했다.

KGC인삼공사는 2020~2021시즌 ‘PERFECT 10’(플레이오프 10전 전승 우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2020~2021시즌 종료 후 이재도(180cm, G)를 창원 LG로 떠나보냈다. 2021~2022시즌 종료 후에는 최고의 슈터였던 전성현(189cm, G)마저 고양 캐롯으로 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GC인삼공사는 LG전 직전까지 단독 선두를 달렸다. 중심 자원이 여전히 탄탄하기 때문이다.

문성곤도 그 중 한 명이다. 2019~2020시즌부터 세 시즌 연속 최우수 수비상을 탄 선수. 해당 기록은 KBL 역대 최초이자 유일한 기록이다. 그 정도로, 문성곤의 수비력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

그런 문성곤이 2022~2023시즌에는 더 많은 시간을 소화하고 있다. 문성곤의 2022~2023시즌 평균 출전 시간은 32분 17초. 커리어 하이다. 개막 후 24경기를 치렀음에도, 문성곤은 어마어마한 활동량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시즌 초반에 좋았던 개인 기록이 떨어졌다. 캐롯을 만나기 전, 7.8점 5.1리바운드(공격 1.8) 2.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경기당 3점슛 성공 개수(1.6개)와 3점슛 성공률(약 33.9%)도 떨어졌다.

그러나 문성곤의 존재는 캐롯전에서 중요했다. 문성곤의 최대 가치는 수비. 문성곤은 캐롯의 주포이자 옛 동지였던 전성현을 틀어막아야 한다. 전성현의 득점을 최소화해야, KGC인삼공사가 경기를 원활하게 풀 수 있다.

그렇지만 문성곤은 첫 수비부터 전성현에게 3점을 맞았다. 전성현을 3점 라인과 먼 곳으로 밀어냈음에도, 전성현의 슛을 막지 못했다. 그 후에도 전성현을 강하게 밀어붙였지만, 전성현의 3점슛을 막다가 파울을 범했다. 전성현은 자유투 3개 중 2개 성공.

문성곤은 경기 시작 후 3분 동안 전성현에게 5점을 내줬다. 전성현의 기를 살려줬다. 공격에서도 큰 힘을 내지 못했다. 교량 역할을 하거나 슈팅 찬스에서 과감히 던졌지만, 이렇다 할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 1쿼터 종료 2분 52초 전 벤치로 물러났다.

문성곤을 대신해 나선 배병준(189cm, G)이 전성현을 찰거머리같이 따라다녔다. 전성현의 슈팅 효율을 낮췄다. 문성곤보다 나은 수비력을 보여줬다. 문성곤도 이를 벤치에서 지켜봤다.

배병준의 역할은 수비로 끝나지 않았다. 배병준 본연의 강점은 3점슛. 배병준은 찬스에서의 과감한 슛으로 캐롯의 상승세를 저지했다. 문성곤이 2쿼터에도 나설 이유가 없어보였다.

그러나 양희종(195cm, F)이 1쿼터 종료 1분 22초 전 최현민(195cm, F)의 볼을 가로채는 과정에서 오른 어깨를 다쳤다. 통증이 꽤 커보였다. 문성곤이 출전을 준비했다.

문성곤은 공격 리바운드 참가와 도움수비 등 왕성한 활동량과 넓은 공수 범위를 보여줬다. 그러나 자신의 가치를 보여줄 시간이 너무 짧았다. 하지만 KGC인삼공사가 47-40으로 앞선 건, KGC인삼공사와 문성곤 모두에게 긍정적인 의미였다.

문성곤은 3쿼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배병준과 번갈아 전성현을 막았다. 2대2 전개에 이은 패스와 속공 전개에 이은 패스로 KGC인삼공사의 3쿼터 첫 4점에 관여했다.

그러나 문성곤의 가장 큰 임무는 ‘전성현 봉쇄’. 전성현의 3쿼터 첫 3점을 막지 못했지만, 전성현의 슈팅 예상 위치에 손을 계속 뻗었다. 전성현의 슈팅 밸런스를 어떻게든 흔들었다. 전성현의 슈팅이 불발되자, KGC인삼공사는 속공 전개. 3쿼터 시작 2분 54초 만에 55-43으로 달아났다. 캐롯의 후반전 첫 번째 타임 아웃도 유도했다.

하지만 문성곤은 달아오른 전성현을 제어하지 못했다. 전성현에게 3점슛과 미드-레인지 점퍼를 연달아 맞았다. 3쿼터 시작 후 4분 46초 만에 벤치로 물러났다. 전성현을 제어하지 못한 KGC인삼공사는 64-59로 3쿼터를 마쳤다.

문성곤은 전성현 대신 조한진(194cm, F)이나 최현민(195cm, F)을 막았다. 양희종과 포워드 수비를 분담했다. 골밑 수비나 리바운드에 조금 더 집중했다. 하지만 이는 최상의 해결책이 아니었다. KGC인삼공사도 경기 종료 4분 37초 전 동점(71-71)을 허용했다.

KGC인삼공사는 경기 종료 24초 전 79-82로 밀렸다. 그러나 박지훈이 경기 종료 9.4초 전 동점 3점을 만들었고, 3점 성공 후 스틸에 이은 페이더웨이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박지훈의 마지막 10초 활약이 모든 걸 바꿨다.

문성곤은 이날 2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에 그쳤다. 출전 시간도 21분 54초였다. 핵심 과제였던 ‘전성현 봉쇄’도 실패했다. 전성현은 이날 경기에서 3점 5개를 포함해 23점을 퍼부었다. 캐롯이 이겼다면, 문성곤은 패배 원인으로 꼽힐 수도 있었다. 그러나 박지훈이 모든 걸 뒤집었기에, KGC인삼공사와 문성곤 모두 한숨 덜 수 있었다. 다시 치고 나갈 발판도 마련했다.

[양 팀 주요 기록 비교] (KGC인삼공사가 앞)
- 2점슛 성공률 : 약 56%(23/41)-약 57%(13/23)
- 3점슛 성공률 : 35%(7/20)-약 32%(13/41)
- 자유투 성공률 : 약 81%(17/21)-약 81%(17/21)
- 리바운드 : 31(공격 5)-33(공격 8)
- 어시스트 : 19-17
- 턴오버 : 14-13
- 스틸 : 11-10
- 블록슛 : 3-1

[양 팀 주요 선수 기록]
1. 안양 KGC인삼공사
- 오세근 : 29분 12초, 17점 9리바운드(공격 2) 3어시스트 2스틸 2블록슛
- 박지훈 : 20분 52초, 17점 4스틸 3리바운드(공격 1) 3어시스트
- 변준형 : 29분 54초, 14점 5어시스트 2리바운드
- 배병준 : 29분 10초, 13점(3점 : 3/4) 4리바운드 1어시스트 1스틸
2. 고양 캐롯
- 전성현 : 32분 5초, 23점(3점 : 5/13) 3어시스트 1리바운드(공격)
- 디드릭 로슨 : 40분, 20점 15리바운드(공격 3) 3어시스트 2스틸 1블록슛
- 이정현 : 38분 32초, 19점 8어시스트 3리바운드(공격 1) 2스틸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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