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최민호 "전연인과 친구, '절대 안된다' 생각했지만…"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그룹 '샤이니' 최민호(31)는 열정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아이돌로 데뷔해 각종 예능물에서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줬고, 2019년 해병대에 자원 입대했다. 열정의 대명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23일 공개한 넷플릭스 '더 패뷸러스'에선 실제 성격과 상반된 캐릭터를 맡았다. 포토그래퍼 '지우민'(최민호)은 열정 빼고 모든 걸 갖춘 인물이다. 처음엔 '반대로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싶었지만 "파고 들수록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 드라마는 패션이라 쓰고 열정이라 읽는 패션계에 인생을 바친 30대 청춘들의 꿈과 사랑, 우정을 그렸다. '호텔델루나'(2019)를 공동 연출한 김정현 PD가 만들었다. 우민은 부모님 덕분에 쉽게 살아 꿈과 희망이 없다. 전 연인인 명품 브랜드 홍보대행사 과장 '표지은'(채수빈)으로 인해 점차 변했다. "초반엔 무미건조해 보여야 해 최대한 감정을 숨겼다"며 "지은과는 헤어진 후 마음이 남아있어 친구 사이를 유지했다. 지은과 관계로 감정선이 변하고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데, 뒷부분은 평소 모습을 가져와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우민과 지은은 썸과 우정 사이를 넘나들었다. 헤어진 연인과 친구 관계를 이어가는 설정 자체는 국내 정서와 잘 맞지 않았다. 15세 이상 관람가지만, 수위 높은 장면도 줄을 이었다.
"극본을 봤을 때 굉장히 신선했다. 우민이 자신을 '지은의 전 X'라고 소개해 '띵' 하더라. 이렇게 캐릭터를 표현한 적이 없었던 것 같아서 신선하게 다가왔다. 평소 내 생활이라면 이해할 수 없다. 드라마에서 있을 법한 관계지만, 롤러코스터 타는 듯 다양한 감정을 느끼며 재미있게 촬영했다. 사실 나도 'X와 안 보자'는 주의다. 헤어지고 아직도 마음이 남아있는데, 친구들이 도와주면 다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이전에는 '절대 안된다' 주의였지만, 이 작품을 통해 마음이 열렸다."
첫 회 키스신부터 파격적이었다. 우민과 지은은 헤어진 사이지만, 술김에 하룻밤을 보냈다. 4~5시간 촬영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며 "나보다 감독님이 이 신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키스신을 고려해 우민 집 세트를 만들었다. 일부러 복도를 길게 만들고, 아일랜드 식탁을 놓았다"면서 "그만큼 첫 장면이 강렬했다. 조명을 어둡게 하고 길게 찍었는데, 잠깐 쉴 때 보니 입술 주위에 수빈씨 립글로스가 묻어있더라. 캐릭터가 열정이 없어야 하는데, 그 신만큼 아니었나 보다"라며 웃었다.
"지인들은 짓궂은 사진과 함께 연락이 많이 왔다. 노출 장면과 뜨거운 애정신이 있다 보니 놀리기 위한 사진을 보내더라. 멤버들이 모니터링 해줬냐고? 이런 질문 많이 받는데···. 나 빼고는 모니터링을 잘 안 해준다. 예전에는 속상해 했지만, 지금은 그러려니 한다. '왜 내건 안 봐주는지' 의문이 들지만 성격이 다르니까. 워낙 이제 잘 알아서 봐도 연락 안 할 것 같다."
지금껏 아이돌로 무대 위에서 스포트라이를 받았다면, 극중에선 무대 밖 사람들 이야기에 집중했다. 패션업계를 다뤘지만, 연예계 생활하며 공감하는 부분도 많다. "무대에 설 뿐 아니라 연기도 하고, 해외 쇼에 초청 받아 간 적도 많다"며 "내가 겪은 경험이 녹아있어서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다"고 짚었다. 촬영 전 포토그래퍼에게 카메라, 조명 다루는 법을 배웠다며 "이만큼 배워갔는데 좀 더 표현하지 못한 건 아쉽다. 패션 드라마라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타일링 아이디어를 내고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했다.
애초 이 드라마는 지난달 공개 예정이었지만, 이태원 참사로 한 차례 미뤘다. 28일 기준 국내 넷플릭스 7위를 기록했다. 전날(9위)보다 순위가 올랐지만, 다소 아쉬운 성적이다. 첫 넷플릭스 작품이라서 더욱 기대하지 않았을까. 그래도 "24개국 톱 10에 들었다고 하더라. 아시아 뿐만 아니라 남미에서도 시청한다고 해 신기하고 감사했다. 첫 넷플릭스 작품으로 전 세계에 얼굴을 알려서 신나는 부분이 컸다"고 설명했다. "작품이 연말과 어울리는 분위기"라며 "날씨도 딱 맞고 적당한 타이밍에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선을 다해도 어떤 일에 만족하기 보다 조금씩 후회가 남는다. 보통 결과물을 성공과 실패, 예스 오 노로 나누더라. 실패 과정이 없었으면 지금의 내가 없었을 것 같다. 청춘을 대변하는 로맨스물인데 사랑이든 일이든 주변에서 응원과 지지를 해준다면 그 자체로 행복하다고 느꼈다. 20대 후반~30대 초반은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지 않느냐. 이 작품을 보고 꿈과 목표를 가지고, 주변 사람들과 감정을 공유한다면 성공한 게 아닐까."
어느덧 연기를 시작 한지도 10년이 넘었다. '드라마 스페셜-피아니스트'(2010)를 비롯해 '아름다운 그대에게'(2012) '메디컬 탑팀'(2013) '화랑'(2016~2017) '도시남녀의 사랑법'(2020) 등에서 연기력을 쌓았다. 군 입대 전까지만 해도 '결과물을 내고 보여줘야 한다'는 욕심이 컸다. 영화 '계춘할망'(2016) '인랑'(2018)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2018) 등에서 변신을 꾀했다. "영화에서 깊이있는 내면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군대 가서 '내가 너무 조급했구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려면 스스로 여유를 찾아야겠구나'라고 느꼈다"고 털어놨다.
주로 청춘물에서 활약, 다양한 장르물에 도전하고 싶은 욕심도 있을 터다. "서른 살이 되면서 이런 연기, 눈빛을 보여주고 싶은 게 컸다"며 "로맨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를 하고 싶다. 차기작은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고 있다. 국한되지 않고 싶다. 긴 시간 활동하며 긍정적이고 열정적인 성격이 많이 보여졌는데, 다음엔 상반된 역을 해보고 싶다. 악랄한 빌런도 맡고 싶다"고 바랐다.
내년이면 샤이니 데뷔 15주년이다. 정규앨범을 준비 중이라며 "차기작도 보고 있다. 정말 바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달 20일 티빙 여행 예능물 '두발로 티켓팅'으로 먼저 인사할 예정이다. "최민호에게 열정이란? 굉장히 좋은 단어다. 매번 최선을 다하고, 지치고 힘들 때도 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힘을 내다 보면 안 되던 것도 될 수 있다. 실패해도 딛고 일어날 수 있는 원동력이다. 스스로 채찍질하고 자극하면서 일어설 수 있는 단어다. 이번 작품과도 잘 맞아 떨어지는데, 많은 분들이 보고 용기와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
☞공감언론 뉴시스 pl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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