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제균 감독, 이차방정식보다 중요한 역사…‘영웅’으로 보여줬다 [MK★인터뷰]
8년 만에 새로운 도전을 했다. 천만을 기록했던 영화 ‘국제시장’ 이후 신작으로, 뮤지컬을 원작으로 둔 영화 ‘영웅’을 선보인 윤제균 감독은 떨고 있었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지난 2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집계에 따르면 ‘영웅’은 8만2190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누적관객수는 88만6939명을 나타냈다. 100만 관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실제 관람객들의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영웅’은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마지막 1년을 그린 영화다.
이와 관련 윤제균 감독은 최근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웅’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전했다.
Q.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배우들의 평가도 극찬이 쏟아냈다.
“기사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조인성, 김혜수, 황정민, 정해인, 박해일 등 많은 스타가 영화를 관람했다. 동료 감독들이 왔는데 그분들이 ‘영화 잘 봤다’고 좋은 말을 해주고 장문의 문자를 남겨주기도 했다. 감사했다.”
Q. 원작이 있긴 하지만, ‘영웅’은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그렸기 때문에 역사 고증에 힘을 썼을 것 같다.
“실제 명성왕후 시해 장면, 단지 동맹을 리얼하게 표현하려다 보니 역사 고증이 필요하긴 했다. 짧은 시간에 표현했지만 그 장면만 가지고 한 편의 영화를 만들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짧은 시간에 관객들에게 역사적 사실이 얼마나 충격적인지 비극적인지를 임팩트있게 전달하고 싶었다. 너무 리얼하게 표현해서 거기에 대해 말들이 많았지만, 그건 타협을 안 했다. 그렇게 해야만 현장에 있는 안중근 의사와 단지동맹, 그 장면을 목격한 설희의 장면이 살 수 있어서 임팩트있게 했다.”
Q. 오프닝이 정말 강렬했다. 광활한 설원, 그리고 단지동맹 신이 시선을 확실하게 집중시키며, 몰입도를 높였다.
“단지동맹을 왜 오프닝으로 갔는지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이 영화는 뮤지컬 영화입니다’를 밝히고 가는 게 관람하는 데 좋겠다 싶었다. 두 번째는 안중근 의사의 결의를 다지는 가장 유명한 장면이 단지 동맹을 하는 역사 사실이니까. 임팩트 있던 사건을 처음으로 하는 게 맞겠다 싶었다. 공연에도 단지 동맹이 오프닝이다.”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또한 독립운동가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모른다. 개인적으로 역사에 관심이 많다. 세계사도 관심이 많았다. 왜냐면 한마디 때문이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것. 슬픈 현실이지만, 지난 역사를 보면 침략당한 역사가 많으니까. 역사를 알아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한 사람도 마찬가지다. 나의 지나온 시간에 대해 잘했던 것 못했던 걸 알아야 실수를 안 하고 조심하지 않나. 한 나라의 역사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래서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꼭 그리고 싶었다. 왜 이차방정식은 알면서 도마 안중근은 잘 모를까? 영단어를 알면서 안중근 의사 어머니 이름을 모를까. 그 분도 유명한 독립 의사였다. 안중근 의사가 떠난 후 목숨 바쳐 독립운동을 했다. 우리나라는 세종대왕, 이순신, 안중근의 삶과 역사보다 이차 방정식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서 아쉽다. 고1, 고2를 키우는데 똑같다. 한국사 열심히 공부한 적은 없다. 무조건 국영수다. 동아시아 역사를 알아야 우리나라가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Q. 조우진과 박진주 배우가 연기한 남매는 원래 중국인이지만, 한국인으로 설정됐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이유는 명확하다. 영화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포함해서 일본인 캐릭터가 전부 일본말로 한다. 근데 중국인 남매까지 들어와서 중국말을 한다면, 영화에 세 개 국어가 나와 번잡스러울 것 같았다. 그래서 설정이 바뀌었다. 진주 설정이 공연을 보면 알겠지만 안중근을 짝사랑한다. 근데 영화에서는 같은 젊은 친구와 젊은 사람의 풋풋한 사랑을 그린다. 그렇게 살다가 결혼하든 평범하든 행복을 누려야 하는 커플인데 한 사람은 죽고, 안타까운 그걸 표현하고 싶어서 사랑을 담았다.”
Q. 진지할 줄만 알았던 ‘영웅’에 윤제균 감독스러운 유머 코드가 곳곳 숨어있었다.
“스스로가 너무 어깨 힘주는 걸 안 좋아하고, 원래 영화를 보면 연출자랑 비슷하게 나온다. 윤제균 사람 자체는 눈물도 많고 웃음도 많고 유쾌한 사람이다. 무겁게만 가고 싶지 않았다. 쉬어가는 부분도 있고 재미도 주고 싶었다. 이거는 관객분들의 성향에 따라 호불호 나뉠 수 있지만 그 부분도 감독 연출의 부분이라고 이해해주시면 좋겠다. 처음부터 끝까지 무겁고, 엄숙한 이런 영화만은 아니니까 연인이 와도 가족이 와도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거다. 웃음도 감동도 있다고 생각해주시길 바란다.”
“‘감사하다’, ‘벅차다’ 단어로 설명하기 힘든다는 걸 느꼈다. 정성화 배우에게 이야기를 듣고 그 말에 느낌에서 되게 벅차다는 느낌을 받았고, 결론은 감사하고 고맙다. 영화를 보고 가슴 벅차는 (정성화의)모습을 봤다. 그 이유가 두 가지일 것 같다. 첫째는 해냈다는 거에 대한 뿌듯함. 나 역시도 성화 씨도 마찬가지일 거다. 정성화의 첫 번째 주연작이고, 200억 대작인데 얼마나 부담이 됐겠나. 두 번째로 내가 추측하건대 성화 씨는 어떻게 보면 ‘인간극장’에 나와도 될만한 사람이다. 이런 이야기하기 그렇지만, 무명의 개그맨 출신에서 시작했다. 15년 전에 15년 후에 그 개그맨이 최고의 뮤지컬 배우와 배우가 됐다면 아무도 안 믿었을 것 같다. 순전히 노력과 능력으로 최고의 자리에 왔다. 그거는 당연히 박수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의심을 증명했고, 성화 씨가 감사한다고 할 때 내가 했던 것은 ‘내가 너한테 감사하다’고 말했다. 둘 다 해냈다는 느낌을 받았고 말이 없어도 서로에 대한 리스펙, 존경을 서로 가지고 있다.”
Q. 배우 김고은의 노래 실력은 익히 알았지만, 이 정도로 뛰어날진 몰랐다. 박진주 배우는 역시는 역시였다.
“일단 영화 봐서 알지만 연기 못하는 배우는 없고, 노래도 압도적으로 잘해야 했다. 엔터테인먼트, 관계자한테 물었는데 설희 역할로 딱 한 명이 있는데 김고은이라고 하더라. 고은 씨는 소찬휘급이다. ‘티얼스’를 진성으로 부른다. 정말 열심히 노래했다. 피맛이 난다고 할 정도로 열심히 했다. 압도적 노래실력인데 연기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가 없다. 박진주 씨는 진작에 노래 잘하는 걸 알았고, 그래서 그 캐릭터에 ‘진주’라고 이름을 박고 시나리오를 줬다. 영화 끝내고 좋았던 말은 정성화, 김고은, 박진주 역할을 누가 더 잘했을 것 같냐고 물어보면 아무도 대체할 배우가 없다고 한다. 감독한테는 그만큼 큰 칭찬은 없는 것 같다.”
“많이 떨린다. 떠는 스타일이 아닌데, 관객들이 어떻게 볼까 떨린다. 영화계가 어려우니까 관객이 올까 그것도 떨리고, 또 ‘아바타’랑 하니까 떨리고 모든 게 부담감이다. 바람은 ‘아바타’는 3D로 보고 영웅은 2D로 보고 최고의 사운드를 느끼셨으면 한다. ‘아바타’는 좋은 경험을 하고 2D로 사운드 향연을 느꼈으면 한다. 20년 영화 인생에 사운드를 이렇게까지 한 적은 없으니까.”
Q. 우연치 않게 뮤지컬과 영화가 비슷한 시기 오픈됐다.
“서로 윈윈일 것 같다. 뮤지컬 보신 분도 궁금해할 것 같고, 영화 개봉을 맞춰서 일부러 하는 건 아닌데(웃음). 뮤지컬은 보통 1년 전, 최소 6개월 전에 대관을 한다고 한다. 우리도 개봉 날짜를 몇 개월 전에 정해져서 운명 같은 일인 것 같다. 지방에서 뮤지컬을 보기 힘든 분들이 이 영화를 꼭 봤으면 한다.”
[김나영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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