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11%↓ ‘전기차 쇼크’…투자자들, 뉴욕증시 하락베팅↑ [월가월부]

김인오 특파원(mery@mk.co.kr) 2022. 12. 28.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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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시총 1조 클럽’ 테슬라
中공장 일시 중단에 주가 급락
엔비디아에 밀려 시총 15위 밖
점점 커지는 경제 침체 그림자
中니오, 4분기 전기차 전망 하향

◆ 월가월부 ◆

현지시간 26일 일론 머스트 테슬라 CEO 트위터
올해 마지막 주간 첫 거래일 날, 미국 뉴욕증시가 또 다시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지난 해 10월 ‘시가총액 1조 달러’를 기록했던 전기차 테슬라를 비롯해 주요 전기차 기업들 주가가 연달아 급락하면서 특히 개인 투자자 매수 심리가 갈수록 얼어붙는 분위기입니다.

중국이 제로(0) 코로나19 봉쇄 규제를 완화하면서 ‘일상 복귀’ 모드에 들어갔지만 테슬라가 이례적으로 올해 연말 중국 공장 생산 중단에 들어간 데다 중국 전기차 기업인 니오 역시 올해 4분기(10~12월) 전기차 인도 예상치를 하향하는 등 개인 투자자들이 선호해온 전기차 제조업체들 실적 부진 가능성이 부각되는 모양새입니다.

27일 뉴욕증시 마감
27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기준)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를 제외한 나머지 주요 주가지수가 일제히 떨어졌습니다. 대형주 중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직전 거래일보다 0.40% 하락했습니다. 다우 30 지수는 0.11% 올라섰습니다.

다만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종합주가지수가 하루 새 1.38%, 반도체 대장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1.79% 떨어져 낙폭이 두드러졌습니다. 또 중소형주 중심인 러셀2000 지수는 0.65% 하락했습니다. 이날 ‘월가 공포지수’로 통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 는 전날보다 3.74% 오른 21.65 를 기록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새해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앞다퉈 하락장에 베팅하면서 기술적 반등을 점치는 의견도 나옵니다.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 측은 “시카고옵션거래소 글로벌 마켓 데이터를 보면 지난 주말 기준 투자자들의 풋/콜옵션 비중이 2020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면서 “당시에 비하면 현재는 너무 극단적인 약세 베팅으로 보여지기 때문에 오히려 다음 주에는 일시적 반등이 따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27일 테슬라 주가 급락세
한편 개별 종목 중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테슬라(TSLA ↓) 주가 급락세입니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11.41% 급락해 1주당 109.10 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주가는 지난 2020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한편 같은 날인 27일 테슬라 시총은 3418억6200만달러를 기록해 엔비디아(3473억7700만달러) 보다 밀리면서 시총 15위 밖으로 ‘후진’했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달 22일 “나는 앞으로 18~24개월 동안 자사주를 팔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이어지는 매도세를 멈추는 데는 역부족인 분위기입니다.

이날 테슬라 주가를 끌어내린 것은 테슬라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연말 전기차 생산을 중단한다는 외신 보도 영향입니다.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 등 외신은 테슬라가 이달 24일부터 기가 상하이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고 지난 26일 전했습니다. 기가 상하이 공장은 애초에는 이달 25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문을 닫을 계획이었지만 현재는 하루가 더 늘어난 9일 동안 휴업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뉴욕증시가 크리스마스를 기념해 26일 휴장한 와중에 해당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음 날인 27일 개장 전부터 테슬라 시간 외 매도가 이어졌습니다.

투자자들은 테슬라가 공장 가동을 중단한 것이 흔치 않은 조치라는 점에서 불안해 하는 모양새입니다. 머스크 CEO는 지난 해 미국 내 코로나19 봉쇄 조치 탓에 공장 생산을 일시 중단하게 된 것을 두고 불만을 표하며 가동을 강행하기도 했는데요.

통상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종종 겨울철 신년 연휴나 여름 휴가 시기 중 일부 기간에 생산 라인 가동을 중단하지만 테슬라는 기존에는 크리스마스 연휴에도 생산을 이어왔습니다. 현재 시장에서는 중국 내 공장과 부품 공급업체 직원들의 코로나19 감염이 테슬라 조치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입니다.

27일 니오 주가 급락세
다만 주가 부진이 테슬라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테슬라 주가는 최근 한달 새 약 40% 하락했고 연중 기준으로는 약 73% 하락했는데 다른 미국 전기차 업체 주가도 비슷한 궤적을 그리고 있습니다. ‘아마존 전기차’로 유명세를 탄 리비안은 한달과 연중 주가가 각각 38%, 86% 떨어졌고 ‘고급형 전기차’를 표방하는 루시드도 주가가 각각 37%, 85% 하락했습니다.

무엇보다 전기차 업종은 친환경시대 폭발적 성장세를 기대한 투자 기대감을 짓누르는 분위기인데요. 중국 내 기존 코로나19 봉쇄 정책에 따른 생산 차질 문제와다 실물 경제 침체 압박에 따른 중국 전기차 수요 부진 문제가 겹치면서 당장 올해 4분기 전기차 인도 실적이 뚜렷히 악화될 가능성이 부각됐습니다.

일례로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전기차 니오(NIO)는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4분기 전기차 인도실적 예상치를 기존 4만3000~4만8000대에서 3만8500~3만9500대로 낮춘다고 발표했습니다. 니오 측은 중국 내 공급망 문제를 이유로 들었습니다. 니오는 뉴욕증시에 상장돼 있지만 실제 기업 활동은 중국을 기반으로 합니다.

한편 테슬라의 경우 지난 주 23일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분석가가 “올 4분기 테슬라의 전기차 인도실적 예상치를 기존 41만~41만5000대로 제시하며 해당 분기 회사 실적에 대해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앞으로 12개월 간 테슬라 주가에 대해 ‘시장 실적 상회’(Outperform) 의견은 유지하지만 목표 주가는 기존 250달러에서 175%로 약 30% 가량 하향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아이브스 분석가는 하향 의견을 낸 이유로 거시 경제 압박에 따른 전기차 수요 부진을 들었습니다.

월가월부 미주다
주식 시장이 흔들린 가운데 채권 시장에서는 경제 침체 불안감이 커지면서 미국 주요 국채 가격이 급락했고 반대로 수익률이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대표적인 단기물인 3개월 만기 국채 수익률은 직전 거래일보다 12bp(=0.12%p) 오른 4.46% , 미국 기준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9bp 오른 4.75%, 시중 장기 금리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9bp 오른 3.84% 에 마감했습니다.

한편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달러화가 약세였습니다. 6대 주요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오후 5시49분 기준 0.14% 떨어진 104.17을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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