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전설→베테랑 지도자, 이종도-정삼흠의 쓴소리 [동반 인터뷰]

박연준 2022. 12. 28.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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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도-정삼흠 감독 사진ⓒ박연준 기자

(MHN스포츠 박연준 기자) "과연 우리 아이들이 행복해할까요?"

KBO 역사상 첫 만루 홈런 기록의 사나이, MBC 청룡 이종도. 그리고 LG 트윈스 신바람 야구의 주축이었던 정삼흠. 이제는 아마야구 선수들을 책임지는 베테랑 지도자로 변신했다.

이종도 전 감독은 은퇴 이후 LG 수석코치와 함께 고려대학교와 설악고등학교의 감독을 역임한 바 있다.

또 정삼흠 감독 역시 LG 투수코치를 시작으로 신일고등학교와 부천고등학교 감독 등, 두 레전드는 아마야구계에서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훌륭한 선수들을 대거 키워냈다.

그렇다면 한국 아마야구의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MHN스포츠가 지난 24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의 한 야구 실내 연습장에서 이들을 만나봤다.

먼저 이종도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미디어를 많이 보고 흉내를 내다보니, 안 좋은 습관을 지니고 있는 경우가 빈번하다"라며 "기본기기 잘 되어있어야 결국 프로가 되었을 때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 그만큼 선수들이 기초적인 것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방송사, 유튜브 등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야구 영상에서 나오는 선수들의 화려한 플레이는 어린 선수들이 따라 하기에 한계가 있다. 

보기엔 멋있지만, 결국 프로 선수들은 기본기를 갖춘 상태에서 플레이로 하고, 아마야구 선수들의 경우 기본기를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흉내를 내다보니, 안 좋은 습관들이 몸에 배게 되었다는 것이 이종도 감독의 설명이다.

정삼흠 감독은 "학교 정규 수업 과정의 경우 과목별 선생님이 계시지 않나. 하지만 아마야구에서 투수와 타자 파트만 나눌 뿐, 트레이닝 파트와 심리 파트는 왜 중요시 생각하지 않는가"라며 "물론 예년과 달리 전문 트레이닝 코치 선임 등 변화가 보이고 있지만, 이러한 비용들을 학부모가 지불해서는 안 된다. 교육청에서 야구부에 지원해주어야 한다"고 짚었다.

현행 교육부와 관할 교육청에서 트레이닝 코치와 멘탈 코치 등 선임하는 과정에서 야구부에 지원해주는 것은 없다. 

그러다 보니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되고 이 모든 비용을 야구부 회비를 납부하는 학부모들의 부담이 되는 것이 아마야구의 현실이다.

선수 시절 정삼흠. 사진=LG트윈스

이들은 어린 선수들의 부상에 관해서도 강도 높은 비난을 했다. 정삼흠은 "겨울이 되다 보니 전지훈련을 가는 학교들이많아지고 있다. 고등학교의 경우 프로 문턱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전지훈련을 가야 하지만, 중학교는 굳이 갈 필요가 없다"며 "어릴 적부터 불필요한 반복 된 동작과 과도한 훈련량 때문에 결국 중학교 때 수술대에 오르는 선수들이 빈번하다. 또 중학교 시절에는 야구만 하는 게 아닌, 농구와 축구 등 선수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줘야한다. 이 선수가 이정후가 될지, 손흥민이 될지의 가능성은 여러 스포츠를 해봐야 아는 것 아닌가"라고 전했다.

이종도는 "보통 선수들이 정규 수업이 끝나고 훈련까지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운동과 학업을 병행하지 않나. 또 늦은 시간까지 야구를 하니 피로가 누적되고 부상이 발생하게 된다.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지도자분들이 이런 부분에 좀 더 신경 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결국 선수들이 부상 없이 건강히 야구를 하는 것 역시 한국 야구 발전의 시작이다. 그뿐만 아니라 어린 선수들이 더욱 행복하게 야구를 하는 것, 즉 스트레스 없이 여러 경험을 유년 시절에 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이들은 말하고 있다.

선수 시절 이종도 감독. 사진=KBO

끝으로 이종도 감독은 "아마야구에서 공을 잘 던진다 싶으면 투수만 시키려는 쏠림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선수에게 어울리는 포지션에 따라 타자로 키워내는 것 역시 바람직한 방법이다"라고 짚었다.

또 정삼흠 감독은 "투구 수 제한에 여러 장점이 있지만, 프로에 입단한 선수 중 완투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 나타나지 않는것이 아쉽다. 투구 수를 더 늘리더라도 선수들의 이 완투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제도 보완이 있길 바란다"며 "그래야 한국 야구에 제2의 류현진, 제2의 안우진이 탄생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지리라 생각한다"고 생각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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