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전설→베테랑 지도자, 이종도-정삼흠의 쓴소리 [동반 인터뷰]
(MHN스포츠 박연준 기자) "과연 우리 아이들이 행복해할까요?"
KBO 역사상 첫 만루 홈런 기록의 사나이, MBC 청룡 이종도. 그리고 LG 트윈스 신바람 야구의 주축이었던 정삼흠. 이제는 아마야구 선수들을 책임지는 베테랑 지도자로 변신했다.
이종도 전 감독은 은퇴 이후 LG 수석코치와 함께 고려대학교와 설악고등학교의 감독을 역임한 바 있다.
또 정삼흠 감독 역시 LG 투수코치를 시작으로 신일고등학교와 부천고등학교 감독 등, 두 레전드는 아마야구계에서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훌륭한 선수들을 대거 키워냈다.
그렇다면 한국 아마야구의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MHN스포츠가 지난 24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의 한 야구 실내 연습장에서 이들을 만나봤다.
먼저 이종도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미디어를 많이 보고 흉내를 내다보니, 안 좋은 습관을 지니고 있는 경우가 빈번하다"라며 "기본기기 잘 되어있어야 결국 프로가 되었을 때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 그만큼 선수들이 기초적인 것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방송사, 유튜브 등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야구 영상에서 나오는 선수들의 화려한 플레이는 어린 선수들이 따라 하기에 한계가 있다.
보기엔 멋있지만, 결국 프로 선수들은 기본기를 갖춘 상태에서 플레이로 하고, 아마야구 선수들의 경우 기본기를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흉내를 내다보니, 안 좋은 습관들이 몸에 배게 되었다는 것이 이종도 감독의 설명이다.
정삼흠 감독은 "학교 정규 수업 과정의 경우 과목별 선생님이 계시지 않나. 하지만 아마야구에서 투수와 타자 파트만 나눌 뿐, 트레이닝 파트와 심리 파트는 왜 중요시 생각하지 않는가"라며 "물론 예년과 달리 전문 트레이닝 코치 선임 등 변화가 보이고 있지만, 이러한 비용들을 학부모가 지불해서는 안 된다. 교육청에서 야구부에 지원해주어야 한다"고 짚었다.
현행 교육부와 관할 교육청에서 트레이닝 코치와 멘탈 코치 등 선임하는 과정에서 야구부에 지원해주는 것은 없다.
그러다 보니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되고 이 모든 비용을 야구부 회비를 납부하는 학부모들의 부담이 되는 것이 아마야구의 현실이다.
이들은 어린 선수들의 부상에 관해서도 강도 높은 비난을 했다. 정삼흠은 "겨울이 되다 보니 전지훈련을 가는 학교들이많아지고 있다. 고등학교의 경우 프로 문턱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전지훈련을 가야 하지만, 중학교는 굳이 갈 필요가 없다"며 "어릴 적부터 불필요한 반복 된 동작과 과도한 훈련량 때문에 결국 중학교 때 수술대에 오르는 선수들이 빈번하다. 또 중학교 시절에는 야구만 하는 게 아닌, 농구와 축구 등 선수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줘야한다. 이 선수가 이정후가 될지, 손흥민이 될지의 가능성은 여러 스포츠를 해봐야 아는 것 아닌가"라고 전했다.
이종도는 "보통 선수들이 정규 수업이 끝나고 훈련까지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운동과 학업을 병행하지 않나. 또 늦은 시간까지 야구를 하니 피로가 누적되고 부상이 발생하게 된다.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지도자분들이 이런 부분에 좀 더 신경 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결국 선수들이 부상 없이 건강히 야구를 하는 것 역시 한국 야구 발전의 시작이다. 그뿐만 아니라 어린 선수들이 더욱 행복하게 야구를 하는 것, 즉 스트레스 없이 여러 경험을 유년 시절에 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이들은 말하고 있다.
끝으로 이종도 감독은 "아마야구에서 공을 잘 던진다 싶으면 투수만 시키려는 쏠림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선수에게 어울리는 포지션에 따라 타자로 키워내는 것 역시 바람직한 방법이다"라고 짚었다.
또 정삼흠 감독은 "투구 수 제한에 여러 장점이 있지만, 프로에 입단한 선수 중 완투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 나타나지 않는것이 아쉽다. 투구 수를 더 늘리더라도 선수들의 이 완투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제도 보완이 있길 바란다"며 "그래야 한국 야구에 제2의 류현진, 제2의 안우진이 탄생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지리라 생각한다"고 생각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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