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 돈 없다더니 곳간에 가득’…자치단체, 효율성 높여야
[KBS 전주] [앵커]
전북지역 자치단체들이 쓸 예산이 없다고 하소연하면서도 남은 예산, 즉 잉여금을 과다하게 쌓아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일부 자치단체는 한 해 세출액의 10퍼센트 이상을 곳간에 비축하고 있어 행정과 재정의 효율성마저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보도에 서승신 기자입니다.
[리포트]
재정자립도가 6.9퍼센트에 불과한 진안군.
예산 대부분을 중앙 정부로부터 충당 받는데 지난해 5천8백억 원 가운데 4천7백억 원만 썼습니다.
이 가운데 남은 예산은 '순세계잉여금'과 '재정안정화기금' 명목으로 비축했는데 세출, 즉 한 해 전체 지출액의 12퍼센트나 됩니다.
[진안군 관계자/음성변조 : "내려온 돈을 저희가 안 받는다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부족하게 예산을 세운 것도 아니고 약간 그런 상황이에요. 좀 이해를 해주셨으면…."]
그런데 이 같은 일은 다른 자치단체도 마찬가집니다.
한 연구소 조사 결과 완주군과 정읍시 역시 한 해 세출액의 10퍼센트 이상을 곳간에 쌓아두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제와 군산도 미집행 예산이 10퍼센트에 육박했습니다.
현행 지방자치법은 세입과 세출이 거의 같은 이른바 균형 재정을 원칙으로 하는 만큼 사실상 규정 위반입니다.
과도한 여유 재원은 돈이 돌지 않고 잠기도록 해 내수 경기 악화는 물론 행정과 재정의 효율성마저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이상민/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돈은 돌아야지 효율성이 생기는 건데요. 지자체에 돈이 잠겨 있으면 그만큼 내수도 불안해지고 지자체의 시민들이 행정 서비스도 받지 못하게 되는 겁니다."]
특히, 전라북도의 경우 이런 잉여금이 해마다 증가 추세여서 적극적인 해소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큽니다.
[전권희/진보당 전북도당 정책위원장 : "걷은 세금을 도민을 위한 행정서비스에 투입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방증이거든요. 의회와 긴밀한 소통을 해서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곳에 투입되는 게 맞다고 봅니다."]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로 그 어느 때보다 팍팍해진 지역 경제, 주민은 곤궁해지고 자치단체는 부유해지는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하는 건 아닌지 우려됩니다.
KBS 뉴스 서승신입니다.
서승신 기자 (sss485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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