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서는 도쿄 맛집 4

이성균 기자 2022. 12. 28.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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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에서 대기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그 가게가 조금만 유명해도 작은 가게는 수용 인원이 적어서, 큰 곳은 사람이 몰려서 줄을 선다. 짧은 일정의 여행에서 줄을 서는 건 큰 결심이 필요하지만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곳들이 있다. 12월, 직접 기다리고 끝내 맛을 본 도쿄 가게들이다.

●한 그릇의 미학
츠지한

츠지한(つじ半)은 참치와 새우, 조개, 오징어, 오이, 파 등을 다져 밥 위에 올린 특별한 회덮밥을 판매하는 식당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영업 1시간 전부터 줄을 서고, 영업시간 내내 사람이 몰렸다. 3년이 지난 지금 '조금은 인기가 덜하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줄을 서고 있었다. 식사 시간도 아닌 오후 4시에 도착했으나 여전히 많은 사람이 이 한 그릇을 먹기 위해 40~50분을 대기했다.

호화스러운 츠지한의 회덮밥

메뉴는 총 4가지인데 금액이 비싸질수록 연어알, 게살, 우니 등 양과 재료가 추가된다. 맛과 가성비를 다 잡으려면 연어알과 게살이 더해진 중간 메뉴 타케(take, 1650엔)를 추천한다.

이 식당의 식사는 3단계로 나눠진다. 전채 요리로 참깨소스를 곁들인 회가 3~4점 나온다. 2점 정도 먹고 마지막 단계를 위해 2점은 남겨야 한다. 메인은 고소하고 담백한 회와 고슬고슬한 밥이 어우러진 회덮밥을 먹는다. 마지막으로 도미 육수에 남은 밥을 말아 먹거나 밥을 추가하면 된다. 이때 회 2점을 곁들여 먹으면 또 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하루 3시간만
키친 펀치

요리사와 종업원 단 2명이 운영하는 요쇼쿠 전문점 키친 펀치(キッチン パンチ). 나카메구로에서 오므라이스와 나폴리탄, 함박스테이크, 새우튀김 정식 등 요쇼쿠를 즐기려면 잊지 말아야 할 식당이다.

아쉬운 건 영업시간이 매우 짧다는 점. 일~월요일 쉬는 데다가 식사가 가능한 날에도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단 3시간만 문을 연다. 요리사 한 분이 모든 음식을 제공하다 보니 느긋하게 기다려야 한다. 그럼에도 맛은 확실하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나폴리탄도 일본을 느낄 수 있는 맛이다
작은 공간이지만 따스한 온기로 채워진 키친 펀치

오므라이스와 나폴리탄을 메인으로 하고 반찬처럼 튀김을 곁들여 먹을 수도 있다. 새우튀김, 미니 함박, 멘치카츠, 게 크림 고로케, 치킨 가라아게, 감자 샐러드 등이 있다. 특히, 엄청난 크기의 새우튀김은 랍스터 부럽지 않고, 10~3월까지는 굴 튀김이 있으니 꼭 맛보는 걸 추천한다. 모두 친근한 메뉴지만, 간이 선명에 입에 쫙 달라붙는 맛이다. 일하는 분들의 친절함은 덤이다.

●카페의 모든 것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도쿄

나카메구로에 갈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세계에 단 6개밖에 없는 스타벅스의 특화 매장 리저브 로스터리 도쿄(Starbucks Reserve Roastery Tokyo)가 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에 대한 호감도와 별개로 커피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갈 만하다. 일단, 방문하면 대기 번호부터 등록해야 한다. 주말 오후에 가면 보통 45~60분 정도 기다리는데, 바로 옆에 돈키호테가 있고, 메구로강도 있어 구경하면서 기다릴 만하다.

커피를 좋아한다면 한 번 찾아갈 만한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도쿄
 사람이 많지만 입장 인원을 관리하고 있어 앉을 자리는 쉽게 찾을 수 있다

긴 대기 끝에 4층 규모의 단독 건물에 입장한다. 그 자체로 커피 테마파크다. 커피는 물론 티바나, 테라스, 베이커리, 바 등 다양한 공간이 준비돼 있다. 특히 3층 테라스는 나무와 눈 맞춤하는 높이라 벚꽃 시즌에 엄청난 인파가 몰릴 것 같다.

게다가 흥미로운 원두가 많다. 한국에서 만날 수 없는 리저브 원두 리스트가 많고, 구매할 수 있는 원두도 꽤 다양하다. 위스키 통에서 숙성한 배럴 에이지드 콜드브루 같은 특별한 커피 메뉴도 있다.

●중독적인 피낭시에
누아드뵈르

긴자 중심 거리엔 여러 상점과 백화점이 있다. 특히, 백화점에 들어가면 지갑을 조심해야 한다. 패션 상품만 아니라 디저트, 화과자 등 눈을 사로잡는 먹거리가 밀집해 있으니 말이다. 긴자 미츠코시(三越) 백화점 지하 2층 누아드뵈르(noix de beurre)의 피낭시에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갓 구운 피낭시에의 향긋함의 파괴력은 엄청나다. 이 가게를 모르고 왔다 하더라도 줄을 서게 만들 정도다.

한 번 맛보면 잊을 수 없는 중독적인 피낭시에
긴자 미츠코시 백화점 외에도 두 곳의 매장이 더 있다

일본인에게도 이미 인기가 많은데, 한 번에 50~60개를 구매하는 이들도 여럿 있다. 겉에는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피낭시에는 버터와 아몬드 향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다. 여기에 적당한 단맛은 한 번 맛보면 끊을 수 없다. 피낭시에 외에도 마들렌, 까눌레, 레몬케이크, 갈레트브루통, 캐러멜 바나나 케이크 등도 추천 메뉴다. 또 신주쿠 이세탄 백화점, 니혼바시 미츠코시 백화점에도 매장이 있으니 가까운 곳으로 방문하면 된다.

글사진 이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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