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 출격시킨 새 떼 소동…"레이더로 판단 못하나"

<앵커>

어제(27일) 오후 북한 무인기가 서울 하늘까지 마음대로 훑고 돌아간 지 하루 만에 다시 침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우리 군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전투기까지 출격했는데, 알고 보니 새 떼였습니다. 

안희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북한 무인기 관측 소식이 전해진 건 어제 낮 1시쯤, 강화군 석모도 일대 무인기로 보이는 비행체의 항적이 군 레이더에 포착됐단 겁니다.

북한 무인기가 하루 만에 다시 군사분계선을 넘어 우리 영공을 침입했다는 소식에 군은 발칵 뒤집혔습니다.

전투기와 공격 헬기를 비롯한 타격 자산이 줄줄이 출격해 추적에 나섰고, 전군에는 대공 감시를 강화하라는 지시가 내려갔습니다.

긴장감이 고조되던 3시간, 최종 군의 발표는 허무했습니다.

조종사가 직접 눈으로 확인한 결과 북한 무인기가 아닌 새 떼로 파악됐단 겁니다.

강원도 원주와 횡성에서도 무인기 관측 신고가 잇따랐지만 역시 새 떼로 확인됐습니다.

군은 그제와 달리 경고방송이나 사격 없이 정상적으로 대응 조치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대낮 서울 도심 하늘이 북한 소형 무인기에 맥없이 뚫리고 대응 출격하던 경공격기까지 추락한 데 이어 첨단 레이더 장비로 새 떼 여부조차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면서 다시 도마에 올랐습니다.

"무인기가 관측됐으니 안전에 유의하라"는 지자체 재난문자 발송 과정의 혼선도 군에서 비롯됐습니다.

[인천시 관계자 : 군·경, 유관 기관에 직통 핫라인이 연결돼 있어요. (군에서) 강화군 석모도 전방 쪽에 이렇게 무인기가 출몰했다….]

군은 새 떼를 무인기로 잘못 파악한 경위와 구체적인 작전 대응 방식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희)

안희재 기자an.heejae@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