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캔’ 하나 2천 원…콜라 가격 인상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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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가격 안 오르나 했다.
연례행사가 되어버린 '콜라 가격 인상' 이면엔 독특한 유통 구조가 숨어 있다.
공교롭게도 지난 20일 코카콜라가 가격 인상을 발표하고 이틀 뒤 펩시콜라(롯데칠성음료)도 값을 올리겠다고 했다.
두 제품의 가격 인상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지만,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코카콜라의 인상 폭이 더 가파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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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가격 안 오르나 했다. 이번엔 콜라다. 코카콜라음료가 1월 1일부터 편의점에서 파는 콜라 가격을 올린다. '뚱캔'이라 불리는 350㎖는 1,900원에서 2,000원, 페트병에 든 1.5ℓ는 3,800원에서 3,900원이 된다.
최근 몇 년간 코카콜라는 늘 이맘때 가격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12월 16일 인상 소식을 알렸고, 2020년에는 12월 29일, 2019년에는 12월 26일에 가격을 인상했다. 연례행사가 되어버린 '콜라 가격 인상' 이면엔 독특한 유통 구조가 숨어 있다.
■ '바늘과 실' 현지 법인과 보틀링 파트너
코카콜라의 경쟁자는 펩시가 아니라 물이라고 한다. '콜라 제국'은 어느 나라에서든 항상 같은 통치 방식을 고수한다. 미국 본사는 현지 국가의 음료 회사와 '보틀링(Bottling·음료를 병에 넣는 행위) 계약'을 맺어 파트너를 정한다. 그리고 현지 법인을 세워 보틀링 파트너에게 원액만 공급한다. 파트너사는 현지 생산·판매 독점권을 부여받지만, 세부 사항을 어기면 언제든 계약이 파기될 수 있다. 미국 본사가 파트너사를 굳이 소유하지 않고도 강력한 통제권을 갖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한국코카콜라'가 미국 본사의 현지 법인이고, LG생활건강의 자회사인 '코카콜라음료'가 보틀링 파트너다. 1968년 코카콜라가 한국에 들어온 뒤 보틀링 파트너는 원래 지역별로 한양식품·호남식품·범양식품 등 다양했다. 여기서 대구·경북 지역 생산을 맡았던 범양식품이 IMF 시기 8·15 콜라로 '콜라 독립'을 꿈꿨다가 결국 실패한 회사다. 한국의 보틀링 파트너사들은 90년대 중후반 하나의 회사로 합쳐져 2007년 LG생활건강 측에 최종 인수됐다.
■ 프랑스·호주보다 비싼 한국 콜라
일본의 경우 보틀링 파트너가 아직까지 지역별로 다양하다고 한다. 파트너사들은 미국 본사에서 공급받은 원액에 각종 감미료를 혼합해 시럽을 만들고 시럽과 물을 적절한 비율로 섞어 탄산화한다. 회사별로 미세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서, 일본의 콜라 마니아들은 지역별로 콜라 맛이 조금씩 다르다며 '콜라 맛 투어'도 다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나라에선 15년째 코카콜라음료가 홀로 보틀링 파트너를 맡고 있다. 콜라 가격이 오를 때마다 이런 '독점 구조'가 원인으로 지목받곤 한다. 한 글로벌 가격 비교 사이트에 따르면 한국 콜라 가격(0.5ℓ 기준)은 세계 14위 수준이다. 우리보다 1인당 GDP가 높은 호주·프랑스는 각각 15위, 16위, 일본은 35위다.
■ 내년도 식품 물가 '먹구름'
공교롭게도 지난 20일 코카콜라가 가격 인상을 발표하고 이틀 뒤 펩시콜라(롯데칠성음료)도 값을 올리겠다고 했다. 인상 시점은 다음 달 1일로 똑같다. 펩시콜라 편의점 캔 355㎖ 제품 가격은 기존 1,700원에서 1,900원으로 200원 오른다. 두 제품의 가격 인상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지만,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코카콜라의 인상 폭이 더 가파르다. 최근 10년간 동일 품목 기준으로 소비자 가격을 비교하면 콜라는 74%, 펩시는 54% 올랐다.
'콜라 맞수' 칠성사이다는 지난 1일 업소용 제품 가격을 올렸다. 콜라를 비롯한 주요 탄산음료의 가격 인상은 햄버거·치킨 등 패스트푸드 '단짝 식품'과 맞물려 그 영향력이 적지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 상승률은 8.6%로 11월 기준 1991년 이후 31년 만에 가장 높았다. 콜라를 시작으로 식품 물가 줄인상은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장혁진 기자 (analog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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