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2' 천만에도 갈길 먼 정상화, 엔데믹 맞은 韓 영화의 숙제 [연말결산]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영화 산업을 벼랑 끝 위기로 몰고 갔던 코로나 팬데믹 여파가 끝나고 엔데믹이 도래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위축된 영화 소비 시장이 엔데믹과 함께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 기대했지만, 현실은 더 냉정했다. 관람 형태 변화는 한국 영화계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로 남았다.
올해 5월 상영관 내 취식제한이 풀린 직후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범죄도시2’가 연달아 개봉하면서 극장가에는 모처럼 활기가 돌았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사전 예매량만 100만장을 돌파하고, 누적 관객수 588만 명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범죄도시2’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1000만 관객을 넘기면서 극장가 회복을 앞당겨질 것이란 희망적인 분위기가 팽배했다.
‘범죄도시2’의 천만 흥행 분위기가 지속될 것이란 기대감 속에 올 여름 극장가에는 ‘외계+인’ 1부, ‘한산: 용의 출현’, ‘비상선언’, ‘헌트’ 등 한국 텐트폴 영화 BIG4가 일주일 간격으로 연이어 개봉됐다.
한국 영화 여름 대전이 극장가의 흥행 판을 키우고, 회복세를 가속화 시킬 거란 기대와 현실은 달랐다. ‘타짜’ ‘도둑들’ ‘암살’ 등을 히트 시키며 ‘흥행 불패 신화’를 써내려갔던 최동훈 감독의 신작 ‘외계+인’ 1부가 154만 명에 그쳤다. ‘관상’ ‘더킹’의 한재림 감독과 배우 송강호 이병헌 김남길 임시완 등 충무로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참여한 ‘비상선언’도 200만 명을 동원하는데 그쳐 큰 충격을 자아냈다.
누적 관객수 1761만 명의 ‘명량’ 후속작인 한산: 용의 출현’이 726만 명,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 ‘헌트’ 43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선전했으나 천만 영화를 기대했던 것에 비하면 아쉬움을 남겼다.
여름 극장가의 예상 밖 흥행 부진은 또 다른 대목인 추석 극장가의 위축을 불러왔다. 보통 중대형 영화 2~3편이 경쟁했던 예년과는 달리 올해 추석 연휴에 개봉된 중대형 영화는 ‘공조’의 후속편인 ‘공조2: 인터내셔날’(698만 명) 뿐이었다.
추석 연휴가 지나고 가을 극장가는 일찌감치 한파가 불었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정직한 후보 2’. ‘자백’ ‘데시벨’ ‘압꾸정’ 등이 연이어 개봉됐지만, 처참한 흥행 부진을 기록했다.
외화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영화 ‘탑건: 매버릭’(818만 명),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588만 명)을 제외하고 대작 외화들 대부분이 저조한 흥행세를 기록했다. 특히 ‘마블민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마블 스튜디옹 영화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한국에서 올해 개봉된 ’토르: 러브 앤 썬더’(271만 명),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210만 명) 등이 기대와는 달리 관객들의 외면을 받았다.
연말을 앞두고 13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온 영화 ‘아바타: 물의 길’과 천만 영화 감독 윤제균 감독이 개봉 연기 3년 만에 공개하는 ‘영웅’이 흥행 중이지만, 올해에도 코로나 팬데믹 전 2019년 누적 관객수 2억2667만 명에 절반도 못 미치는 기록으로 마감할 가능성이 높다.
엔데믹 기대감에도 한국 극장가가 부진에 시달린 가장 큰 이유로는 ’범죄도시2’의 천만 흥행으로 축포를 너무 일찍 쏘아올렸던 탓에 간과했던 관람 형태 변화가 있다. 코로나 팬데믹 3년을 지나오며 OTT 플랫폼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관객들의 관람 형태도 변화했다. 또한 3년 동안 꾸준하게 인상된 영화 관람료가 OTT 플랫폼 한달 구독료가 비슷해졌다. 이로 인해 영화관이 아닌 안방 극장에서 OTT 플랫폼으로 여러 영화를 관람하는 것이 가성비 면에서 크게 앞서면서 극장가는 더욱 외면을 받았다.
특히 극장 티켓값이 인상됨에 따라 영화 관람에 대한 기회비용이 높아지면서 입소문이 흥행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외계+인’과 ‘비상선언’의 흥행 참패는 이러한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두 영화 모두 스타 감독과 배우, 큰 스케일 등 충무로 흥행 공식을 다 담았지만, 개봉 초반 관객들의 불호 평이 계속됐다. 불호가 압도적인 입소문으로 인해 두 영화 모두 흥행에 실패했다.
이제 관객들은 비싸진 영화 티켓값으로 인해 영화의 흥행 요소 보다 입소문을 더 깐깐하게 따지기 시작했다. 또한 OTT 플랫폼이라는 가성비 좋은 선택지가 있는 만큼 극장가의 회복을 마냥 희망적으로 볼 수 없다. 깨진 흥행 공식, 티켓값 인상으로 점차 높아지는 입소문의 영향력, OTT 플랫폼과의 경쟁력 등 한국 영화가 풀어가야 할 숙제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각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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