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난티, 남해 지부에 첫 호텔 노조 설립 ‘16년만’...부산·가평도 확대 움직임

이신혜 기자 2022. 12. 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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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티 남해 연 지 16년 만에 첫 호텔 노조 출범
민주노총 소속 노조와 아난티 다움 노조로 복수 노조 설립
“골프장으로 최대 실적...직원은 오히려 줄어”
아난티 측 “향후 과반수 노조와 소통할 것”
아난티 남해 전경. /아난티 제공

호텔과 리조트 등을 운영하는 아난티에 호텔 첫 번째 노동조합이 출범했다.

28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아난티 남해 소속 일부 직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아난티 남해 직원들은 지난달 민주노총 소속 노조와 아난티 다움 노조 2개로 나뉘어 노조를 설립하고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노조원을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난티는 2006년 10월 아난티 남해를 시작으로 2016년 3월 아난티코드(가평), 2017년 6월 부산 오시리아 관광단지에 아난티코브를 열었다. 올해 6월에는 서울시 강남구에 아난티앳강남 호텔을 열고 운영 중이다.

아난티가 처음으로 연 리조트인 아난티 남해는 골프 열풍으로 인해 방문자들이 많아져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직원 수가 줄며 업무 강도가 세진 것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이 제기됐다.

아난티의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매출액은 2333억원, 누적 영업이익은 799억원으로 전년도 연 매출을 초과달성했다. 그러나 노조 측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높은 업무 강도에 퇴사자들이 많아지며 남아있는 직원들의 근로 환경은 되레 악화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3분기 기준 아난티 정규직 직원은 519명, 기간제 근로자는 39명이었고, 소속 외 근로자는 160명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인 2분기에는 아난티 정규직 직원은 520명, 기간제 근로자는 57명이었으며, 소속 외 근로자는 200명이었다. 3분기 기준 직전 분기와 비교해 총 근로자 수는 60명 가까이 줄었다.

민주노총 소속 노조 아난티 남해지부 관계자는 “아난티 남해는 골프리조트로 성수기에는 하루 100팀가량도 받았지만, 직원들은 줄어들고 업무 강도는 세지고 있다”며 “개인별 핵심 성과 평가 제도인 KPI를 폐지하고 전 직원 동일 적용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개인별 핵심 성과 평가 제도인 KPI 폐지 및 전 직원 동일 적용 임금 인상을 주장했다. S·A·B·C로 성과가 나눠짐에 따라 최저 등급은 임금이 소폭 올라 사실상 물가 인상률 대비 연봉이 깎인다는 것이다.

아울러 직원 수 감소로 원하는 시간에 연차를 쓰지 못하거나, 보안 외주 직원 감축으로 프런트 직원이 야간에 보안 업무를 추가로 하는 등 노동강도가 올라갔다고 지적했다.

아난티 측은 “회사가 성과에 따라 연봉을 책정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올해 연봉 평균 인상률이 12%, 최저 인상률이 4.5% 정도라 물가 인상률을 반영해 연봉을 인상했다”며 “올 여름부터 외주 업무를 축소 운영하고 있으나 이는 인원 축소 개념이 아닌 불필요한 업무의 조정이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난티 남해의 민주노총 소속 노조, 아난티 다움 노조의 요구문. (왼쪽부터)

외부 세력의 노조 개입을 원치 않는 직원들을 중심으로 설립된 아난티 다움 노조도 임직원 복지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아난티 다움 노동조합은 ▲공정하고 정당한 KPI 평가 ▲남해 창립기념일 신설 ▲연말 송년회 상품 상향 및 수량 조정 ▲기숙사 생활 개선 ▲셔틀버스 시간대 조정 운영 ▲직원 이벤트 및 복리후생비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아난티 다움 노조 측은 올해 임직원 간담회에서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기존 회식비 이외 추가적 헬퍼 법인카드 지급, 12월 기본급 100% 지급, 이달 15일부로 아난티 남해에서만 자기 계발 데이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노조에는 등기임원을 제외한 아난티 법인 소속 임직원은 모두 가입할 수 있다.

민주노총 소속 아난티 남해 지부 측은 “아난티 남해뿐만 아니라 가평과 부산 등 사측에 요구하고 싶은 부분을 말하고 싶다면 노조 규모를 확대할 수도 있다”며 전방위적 활동을 예고했다.

이와 함께 밀레니엄힐튼서울, 세종호텔, 해비치, 글래드호텔 등 38개의 노조가 함께 민주노총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복수 노조가 같은 달에 생기면서 아난티 측은 과반수 노조 확정 후 단체교섭권을 가진 대표 노조와 소통할 예정임을 밝혔다.

아난티 관계자는 “회사는 어떠한 노조의 설립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절차대로 교섭대표 노조가 인정될 때까지 근로자 대표들과 소통하는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더불어 아난티 측은 ▲올해 상여금 100% 지급 완료 ▲최근 3년 연속 연봉 인상 ▲자기 계발 데이(월 1회 3시간 유급 휴가) ▲복리후생비(회식비) 확대 등을 시행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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