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대통령` 서원주 새 국민연금 CIO가 짊어진 3대 과제
투자기업 지배구조 개선해야
저조한 운용수익률도 개선
고질적 인력유출 문제 여전
해외 대체투자 확대 과제도
[이데일리 김성수 김대연 기자] ‘자본시장 대통령’으로 불리는 국민연금공단 신임 기금운용본부장(기금이사·CIO)에 서원주 전 공무원연금공단 자금운용단장(CIO)이 선임됐다. 서 CIO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대표해서 약 1000조원 규모 국민연금기금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았다. 내년 전 세계적 경기침체 우려로 운용환경이 녹록지 않은 만큼 서 CIO의 어깨가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9번째 ‘자본시장 대통령’…투자기업 지배구조 개선해야
27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서원주 전 공무원연금 CIO는 이날 국민연금 새 CIO로 임명됐다. 임기는 오는 2024년 12월 26일까지 2년이다. 운용성과 등에 따라 1년 단위로 연임이 가능하다.
서 CIO는 주식·채권시장 불확실성에 국민연금기금 운용수익률이 급락한 가운데 CIO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그가 맡은 과제는 △투자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기금 운용수익률 개선 △인력유출 문제 해결로 총 3가지다.
우선 ‘투자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은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이 맡긴 과제다. 앞서 김 이사장은 지난 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새 본부장에게 KT·금융지주 등 소유 분산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당부하겠다고 밝혔었다.
서 CIO는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와 관련한 발언을 했다. 그는 “KT나 포스코, 금융지주 등 소유분산 기업들의 최고경영자(CEO) 선임이 객관적이고 투명하고 합리적인 기준 및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불공정한 경쟁이나 ‘셀프·황제 연임’ 우려가 해소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김 이사장과 마찬가지로 최근 연임을 추진 중인 구현모 KT CEO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서 CIO는 “이사회 내부에서 기회를 차별하거나 외부인 참여를 제한하면 최적의 CEO를 선임할 수 없다”며 “주주들은 잠재 후보를 모른 채 한 사람에 대한 선택을 강요받을 수 있어 내외부에서 최적임자를 찾을 수 있도록 추천과 공모 등을 통해 제한 없이 CEO 후보 기회를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조한 운용수익률 높여야…고질적 인력유출 문제도
저조한 국민연금기금 운용수익률도 높여야 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 성과는 매달 공개되는 데다 대중의 관심도 높아서 정치권을 비롯한 사회적 비판의 대상이 되기 쉽다.
국민연금 운용수익률은 올 들어 줄곧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지난 9월까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전체 수익률은 -7.06%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월인 지난 8월 말 수익률 -4.74%보다 2.32%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자산별 수익률(금액가중수익률 기준)은 △국내주식 -25.47% △해외주식 -9.52% △국내채권 -7.53% △해외채권 6.01% △대체투자 16.24%다. 기금 규모는 지난 9월 말 기준 896조5990억원으로 연초대비 68조원 감소했다.
특히 대체투자자산 수익률이 높게 나온 것은 이자·배당수익 및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환산이익 영향이 크다. 연중 수익률은 공정가치 평가액을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정가치 평가를 한 후에는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다.
내년에는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경제가 침체를 겪을 것으로 예상돼 자산운용 환경이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가 지난 26일 발표한 ‘2023년 미국경제 전망 및 주요 이슈’ 보고서를 보면 월가 투자은행(IB) 10곳 중 8곳은 내년 중 미국 경기침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증시는 실물경기를 선반영하는 만큼 실물경기 부진이 예상되면 증시에 그 여파가 더 크게 전해질 수 있다.
국민연금의 고질적 문제인 ‘인력유출’도 해결해야 한다. 국민연금은 본사가 전북 전주로 이전하면서 인력 유출이 적지 않았다. 국민연금의 운용자산 규모(896조원)로는 국내 투자에 한계가 있는 만큼 해외 대체투자 등 난이도 높은 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해외 대체투자를 전문적으로 하려면 해외에 상주할 투자 인력을 늘려야 하고, 민간 수준의 높은 급여를 지급해서 실력 있는 인재를 영입해와야 한다.
그런데 기획재정부가 코로나19 위기 이후 ‘재정 건전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비용이 많이 드는 해외 대체투자를 확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 CIO가 인력유출 문제와 더불어 ‘해외 대체투자 확대’라는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도 주목된다.
서 CIO는 이날 간담회에서 “기금 직원들과 한 명 한 명씩 이야기를 나누고 어떤 부분이 필요한지 들어볼 것”이라며 “더 나은 미래 비전을 갖고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준다면 더 좋은 인력들이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 (sung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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