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세계 1등 수소산업 정조준

[머니S리포트- 위기 파고 넘어 K-신드롬 이어간다⑧] 넥쏘·엑시언트 앞세워 유럽·미국 등 공략… 생태계 구축 선도

[편집자주]다사다난했던 임인년이 저물고 계묘년 새해가 시작되지만 글로벌 경기전망은 여전히 어둡기만 하다. 세계 경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미국·중국 무역전쟁 심화 등 지정학적 위기 고조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주요국들의 금융긴축 지속과 아직 끝나지 않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도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로 꼽힌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대변되는 '3고(高)' 현상과 소비 둔화 등 국내 경제 환경 역시 녹록지 않다. 유례없는 복합위기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은 올해 민간투자의 저력을 앞세워 위기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각 산업은 초격차 기술로 무장해 세계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정부는 대대적인 지원으로 'K-신드롬'에 추동력을 실을 방침이다. 계묘년 새로운 도약을 향해 나아갈 'K-산업'의 전략을 살펴봤다.

현대차가 수소승용차 넥쏘와 수소트럭 엑시언트를 앞세워 글로벌 수소산업 1위를 정조준 했다. 사진은 수소트럭 엑시언트. /사진=현대차

▶기사 게재 순서
①공급망 위기에 '자국 우선주의' 심화… '수출 강국 코리아' 전략은
②깊어지는 미·중 갈등… 샌드위치 한국의 묘수는
③韓 성장 기둥 반도체, 종합 1위 노린다
④전기차 심장 K-배터리, 제2의 반도체 신화 쓴다
⑤기술의 K-조선, 글로벌 초격차 '뱃고동'
⑥원전강국 재도약 나선다
⑦UAM 등 미래 모빌리티 중심에 선 '한국차'
⑧현대차, 세계 1등 수소산업 정조준
⑨SF 영화가 현실로… 미래 시장 이끌 'K-로봇'
⑩"AI 경쟁력 세계 3위로"… 700조원 시장 선점 나선다
⑪2023년 게임산업이 기대되는 이유… 신작 대거 공개
⑫中 넘어 '기회의 땅' 찾는 K-뷰티
⑬이어지는 R&D 결실, 새해 기대되는 한국산 신약은?
⑭위기 때마다 저력 발휘한 K-건설, '제3의 중동붐'에 주목한다
대한민국 경제는 언제나 대내외 위기와 싸웠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이 휘몰아친 최근 몇 년 간 그 어느 해보다도 생존 경쟁이 더욱 치열했다. 글로벌 경제 위기까지 겹친 현 상황은 대한민국 경제에 역대급 험로를 예고했지만 착실히 미래 도약의 기반을 다진 한국 기업의 촘촘한 전략은 여전히 세계가 주목한다. 현대자동차가 수소승용차 넥쏘와 수소트럭 엑시언트를 앞세워 글로벌 1위를 정조준 한 '수소산업' 역시 새해에도 한국 기업의 'K-신드롬'을 이어갈 중요한 위기 극복 로드맵으로 지목된다.

━

토요타는 저 멀리… 수소차 넥쏘의 글로벌 1위 질주

━

수소차는 전기차와 함께 미래 친환경 모빌리티를 선도할 중요 전략으로 꼽히지만 세계 완성차업계를 중심으로 대중화에 속도가 붙은 전기차와 비교해 아직 흐름이 더디다.

현대차는 이 빈틈을 놓치지 않고 줄기차게 세계 수소산업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며 선구자를 자처한다. 현대차는 세계시장에서 이를 결과로 증명하고 있다.

에너지시장 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1~10월 기준 세계 각국에 등록된 수소차의 총 판매대수는 1만6195대로 전년(1만4879대) 대비 1316대 늘었다. 같은 기간 현대차는 수소차 넥쏘를 전년(7881대)보다 21.7% 뛴 9591대를 판매해 59.2%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현대차가 수소승용차 넥쏘와 수소트럭 엑시언트를 필두로 글로벌 수소산업 생태계를 이끌고 있다. 사진은 수소차 넥쏘. /사진=현대차

현대차가 세계 수소차시장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반면 라이벌 토요타는 계속해서 뒷걸음질 치고 있다.

토요타는 2021년 1~10월 5506대의 수소차를 팔아 37%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지만 2022년에는 판매량이 47.4% 떨어진 2897대를 기록해 점유율이 17.9%에 그쳤다.

3위 혼다는 2021년 8월 클래리티 생산이 중단돼 부진을 거듭했다. 혼다는 2022년 10월까지 209대를 판매해 전년(232대, -9.9%) 보다 실적이 떨어졌다.

SNE리서치는 "현대차는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이 전기차에 집중되고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 여러 악재가 겹쳤음에도 넥쏘의 꾸준한 판매량을 앞세워 유일하게 전년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했다"고 분석했다.

세계시장을 점령한 현대차는 국내 수소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2022년 10월 25톤 대형트럭 '엑시언트'에 수소압축기·저장용기·냉각기·충전기 등 핵심설비를 모두 탑재한 이동형 수소충전소를 선보였다.

친환경차의 메카 제주도에는 2025년까지 ▲수소 청소차 50대 ▲수소 버스 100대 ▲수소 승용차 200대를 보급할 예정이다. 이후 2030년까지는 ▲수소 청소차 150대(누적 200대) ▲수소 버스 200대(누적 300대) ▲수소 승용차 1000대(누적 1200대)를 추가로 공급한다.

현대차는 2023년부터 수소 시내버스를 제주도에 보급할 예정이며 수소 승용차 넥쏘 고객들의 충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이동형 수소충전소(승용차량 충전 전용)도 도입할 계획이다.

세계 수소산업 생계를 이끌고 있는 현대차의 수소승용차 넥쏘와 수소트럭 엑시언트에 대한 관심이 높다. 사진은 현대차와 이베코그룹이 합작해 만든 'e데일리 수소전기차'에 탑재된 현대차의 90kW 급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사진=현대차

━

넘사벽 엑시언트… 유럽 찍고 미국 넘어 중동까지

━

현대차는 엑시언트를 앞세워 수소 상용차부문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엑시언트는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양산한 대형 수소전기트럭이며 현재 한국을 비롯해 스위스·독일·뉴질랜드에서 운행되고 있다.

스위스에 도입된 47대의 엑시언트는 2020년 10월~2022년 10월까지 누적 주행거리 500만㎞를 달성했다. 스위스에서 첫 운행 이후 현재까지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생산된 청정 '그린수소'만을 연료로 사용해 유럽의 친환경 수소 밸류체인 구축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2023년 3분기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에도 엑시언트 35대를 선보인다. 현대차는 최근 이스라엘 기업 3곳과도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중동까지 영역을 넓혔다.

현대차는 수소산업 극대화를 위해 글로벌 기업과도 협업한다. 현대차는 이탈리아의 글로벌 상용차 전문 기업 이베코그룹과 손잡고 2022년 9월 'IAA 하노버 상용차 박람회'에서 7톤급 대형 밴 'e데일리 수소전기차'도 선보였다.

현대차가 수소승용차 넥쏘와 수소트럭 엑시언트를 이끌고 글로벌 수소산업 1위를 정조준 했다. 사진은 현대차그룹이 조성한 광명 복합충전소의 수소충전소. /사진=현대차

'e데일리 수소전기차'는 탄소중립을 앞당기겠다는 두 회사의 공동 전략이 나은 첫 결과물이다.

엑시언트는 국내에서도 달린다. 최근 국내에 출시된 엑시언트는 350kW 고효율 모터와 180kW 연료 전지 스택(90kW 연료 전지 스택 2기, 스택컴플리트 출력 기준), 72kWh 고전압 배터리가 적용됐으며 한 번 수소를 충전하면 약 570㎞를 주행할 수 있다.

현대차가 세계 수소산업 확대에 적극적이지만 전문가들은 시장 상황에 맞게 전략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세계 친환경차 시장은 사실상 승용 전기차 모델이 장악해 수소차 넥쏘의 세계 1위는 아직 큰 의미가 없다"고 짚었다. 이어 "대형 수소트럭 엑시언트 같은 모델을 더 구축해 유럽 등 세계시장을 공략을 더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수소차는 전기차보다 주행거리가 더 길지만 아직 대중성이 떨어진다"며 "수소에너지와 수소차 생산을 위한 핵심 기술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들을 업계 전반에 공유하며 시장 확대에 나서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머니S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