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누리, 달 향한 마지막 관문 넘은 듯…한차례 위기도 없었다
기사내용 요약
항우연, 26일 마지막 다누리 달 임무궤도 진입기동 마쳐
궤도 오차 예상보다 적어…달 진입기동 5회→3회 축소
다누리, 594만㎞ 비행하며 궤적수정·달 진입 기동 등 수행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한국의 달 궤도선 '다누리'가 단 한 차례의 위기도 겪지 않는 순항을 거듭하며 마침내 달 궤도 임무를 위한 마지막 관문을 넘은 것으로 보인다. 달 궤도 안착을 위한 마지막 진입기동까지 무사히 완료한 것으로 관측되면서 새해부터는 본격적인 임무 돌입에 들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28일 과학계에 따르면 다누리는 지난 26일 마지막 달 임무궤도 진입기동을 마쳤다. 당초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날 오후 추가 진입기동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26일 두 차례의 기동을 합쳐서 진행했다.
다누리가 예상 이상으로 순항을 거듭하며 궤도 오차가 적어지면서 총 5차로 예정됐던 달 궤도 진입기동은 단 3차례로 끝났다. 다누리의 달 진입기동은 17일, 21일, 23일, 26일, 28일로 예정돼있었는데 23일(3차 기동)과 28일(5차 기동)은 생략됐다.
이처럼 다누리는 지난 8월5일 발사된 이후 총 594만㎞를 비행하면서 단 한 번도 계획을 벗어난 변수를 겪지 않은 채 무사히 달에 도착하게 됐다. 다누리는 달 궤도에 진입하기에 앞서 총 4차례의 궤적수정기동을 수행했는데, 이 또한 항우연의 예상(최대 9번)보다 훨씬 적은 수준이었다.
더욱 눈에 띄는 점은 다누리의 여정이 결코 간단한 과정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항우연은 다누리의 연료 소모를 줄이기 위해 태양 쪽으로 우주선을 발사하는 BLT(WSB) 궤적을 활용했다. 지구와 태양 사이에서 중력이 평형을 이루는 '라그랑주 포인트 L1'(지구에서 150만㎞)까지 우주선을 보내고, 이후 태양의 중력을 이용해 궤적을 크게 변화시킴으로써 달에 도착할 때 보다 효과적으로 감속을 진행한 것이다.
이같은 궤적을 채택하면서 다누리는 매우 고난이도의 궤적수정기동(2차)을 수행해야만 했다. 다누리는 지난 2일 라그랑주 포인트 L1에서 비행 방향을 태양에서 달 쪽으로 전환했는데, 지상국과의 교신 거리가 가장 멀어진 상태인 만큼 궤도 오차가 커지면 태양 중력에 빨려드는 위험이 컸다. 하지만 다누리는 한치의 오차도 없이 항우연의 계산대로 궤도를 바꿨다.
시속 3600㎞로 이동 중인 달 궤도에 진입하기 위해 다누리의 속도를 시속 8000㎞에서 시속 7500㎞까지 줄이는 1차 달 궤도 진입기동도 무사히 끝마쳤다.
이처럼 약 5개월에 걸친 다누리의 항해는 고난이도의 기술적 작업을 수차례 거쳤음에도 단 한 번의 위기나 실패도 겪지 않았다. 26일 진행된 마지막 달 진입 기동의 결과가 아직 공식적으로 나오진 않았으나, 항우연에서는 해당 기동 또한 계획대로 진행됐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 달 궤도 진입기동이 무사히 끝마치면 다누리는 임무궤도인 달 상공 100㎞에 안착하게 된다. 궤도 안착 이후에는 임무궤도의 미세조정을 위한 임무궤도 보정기동을 2회에 걸쳐 실시할 예정이며, 내달 중 탑재체 초기동작 점검 및 본체기능시험까지 진행하게 된다.
이같은 과정을 모두 마치면 다누리는 오는 2월부터 달 상공에서 1년여에 걸친 임무를 본격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다누리에는 고해상도카메라, 광시야편광카메라, 자기장측정기, 감마선분광기, 우주인터넷, 섀도우캠 등 6개의 탑재체가 실려있다.
다누리는 이같은 탑재체를 활용해 내년 12월까지 ▲달 착륙선 후보지 탐색 ▲달 표토입자 분석 및 티타늄 분포지도 작성 ▲달 자기장 측정을 통한 달 생성 원인 연구 ▲달 표면 자원 지도 및 달 우주방사선 환경지도 작성 ▲심우주탐사용 우주인터넷 기술 시험 ▲미국의 달 남극 유인착륙 후보지 탐색 등을 진행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첫 달 궤도선 다누리가 말 그대로 '완벽한' 항해를 선보이면서 향후 본격적으로 추진될 달 탐사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2024년부터 달 착륙선 개발 사업을 시작하고, 2032년 탑재체를 실은 달 착륙선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광복 100주년인 2045년에는 화성착륙을 추진하고, 유인 우주수송 능력까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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