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캠핑카 무게 줄여서 배출가스 인증 회피 '꼼수'
[앵커]
코로나19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캠핑카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면서 수입차도 적잖게 들어오고 있습니다.
국내에 수입 캠핑카를 판매하려면 환경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무게가 많이 나갈수록 검사가 까다로워지는 점을 회피하는 '꼼수'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윤해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 화성시에 있는 수입 캠핑카 판매업체입니다.
국내에서 어렵게 합격 인증을 받았다는 모델을 소개해줍니다.
[수입 캠핑카 판매업체 관계자 : 국내에서 가지고 와서 팔기가…. 인증시험에 합격하기가 힘들어요.]
캠핑카 제조업체 홈페이지에서 제품 규격을 확인해봤더니 중량은 2,986kg입니다.
하지만 자동차안전연구원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730kg으로 표기돼 있습니다.
같은 차량인데 무게가 256kg 차이가 나는 겁니다.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수입 캠핑카 판매업체 관계자 : 같은 모델인데, 저희가 주문할 때 옵션을 어느 정도 빼죠. 무게가 그만큼 줄어들겠죠.]
다른 업체는 캠핑카 중량을 2,660kg으로 줄여 환경 인증을 받았지만, 실제로 소비자가 재본 무게는 3,050kg인 경우도 있었습니다.
[캠핑카 차주 : 저는 지금 차에 짐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3톤 정도로 나왔어요. 차량 정기 검사를 받으려고 가야 하는 상황인데 (검사에서 통과가 안 될까 봐) 조금 이제 우려되는 부분이고.]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 걸까.
수입 캠핑카를 국내에 합법적으로 판매하기 위해선 환경 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캠핑카 무게가 2,840kg이 넘으면 따로 엔진을 분리해서 배출가스 인증 시험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무게가 3,900kg인 캠핑카입니다.
정상적으로 환경 인증 시험을 받기 위해 이렇게 엔진을 분리해놓았는데, 엔진 하나를 떼 내는데 부품 200여 개를 분해해야 합니다.
분리된 엔진은 환경부 산하 기관인 한국환경공단에서 엔진동력계 시험을 받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도 비쌉니다.
[이 준 / 자동차엔진 개조 및 개발업체 책임 : 엔진을 차량과 똑같이 구동시키기 위한 신호 발전 장치나 모듈을 준비하는 과정이 약 2개월 정도 소요되고요. 전반적인 비용은 2억 원 정도 투입됩니다.]
반면 중량이 2,840kg 이하면 엔진을 분리할 필요가 없어 비용이 수백만 원으로 줄어듭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캠핑카 내부 집기를 들어내 무게를 줄인 뒤 쉽게 인증을 받는 '꼼수' 업체들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임기상 / 자동차시민연합 대표 : 정기적으로 받아야 하는 검사에서 부적합 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습니다.]
환경부는 캠핑카 시험 중량은 국토교통부 안전 검사 인증값을 고려해 측정한다며 인증 당시 중량과 다르게 판매한 것으로 확인되면 제재 조치하고 국토부에도 협조를 요청하겠다는 계획입니다.
YTN 윤해리입니다.
YTN 윤해리 (yunhr092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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