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미저리’ 주역 김상중 “혼자서 고통스러워하는 베드신은 처음”

이강은 2022. 12. 28. 06: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발전하는 연극의 매력에 세 번째 시즌도 출연
“할 때마다 진화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번엔 이전보다 스토리를 압축해 러닝타임(공연시간)도 줄인 만큼 음향과 조명도 바뀌었어요. (관객들이) ‘연극이지만 영화스럽게 볼 수 있구나’라고 느끼고, 몰입감과 서스펜스한 집중도 역시 이전 작품들보다 배가 될 것입니다.”
세 번째 시즌으로 지난 24일 막을 올린 연극 ‘미저리’에서 주인공 폴 셸던 역을 맡은 배우 김상중(57)은 지난 두 시즌과 다른 느낌의 작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다. 김상중은 초연 때부터 폴 셸던 역을 맡아 열연했다. 
연극 ‘미저리’의 주연 배우들이 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지석·이일화·길해연·김상중. 
‘미저리’는 교통사고를 당한 인기 소설가 폴 셸던을 간호사 출신인 그의 광팬 애니 윌크스가 구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물이다. 스티븐 킹이 1987년 발표한 동명 소설을 각색한 영화가 흥행하자 2015년 연극으로 만들어져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뒤 꾸준히 인기를 끌어왔다.
브로드웨이 초연의 폴 셸던 역은 할리우드 스타인 브루스 윌리스가 맡았다.

김상중은 침대에 누워 연기해야 하는 장면이 많아 육체적으로 힘든 작품인데도 세 시즌 연속 출연한 이유로 연극 무대의 매력을 꼽았다. 그는 “연극은 드라마나 영화처럼 녹화해서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게 아니라 할 때마다 달라진다”며 “최고의 공연을 하면 더 잘하고 싶어서, 만족하지 못한 공연을 하면 다음에 또 해보고 싶어서 하게 된다.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계속하게 된다”고 밝혔다.

김상중은 “결혼은 판단력이 흐려져서 한다고 하고, 재혼은 기억력이 나빠서 한다고 하더라. 저도 기억력이 안 좋았나 보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그는 “사실 배우들이 베드신을 하고 싶어하는데, 혼자서 고통스러워하는 이런 베드신은 처음 해봤다”며 “그냥 (침대에) 누워있는 게 아니라 객석에 모습을 잘 보여줘야 해서 목에 힘을 주다 보면 무리가 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드라마 ‘나쁜 녀석들’을 끝내고 목 디스크 수술을 했는데, 이 공연을 한 후엔 상태가 안 좋아진다”면서 “그래서 ‘다음엔 안 해야지’ 하면서 또 잊고 세 번째 공연까지 하게 됐다”며 더는 못할 것이란 뜻을 피력했다. 

반대로 초연부터 김상중과 호흡을 맞추며 세 번째 애니 윌크스 역할을 맡은 길해연(58)은 오래도록 이 작품을 하고 싶다며 김상중에게 “우리 기억 상실해서 다시 또 무대에서 만나자”고 해 웃음을 선사했다. 그는 “극 중 애니의 나이가 정해져 있지 않은데, 황인뢰 연출과 ‘나이 여든이 되어서도 애니 역할을 하면 얼마나 새로울까’하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며 “배우가 한 역할을 맡아서 같이 나이 들어간다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상중·길해연 외에 폴 셸던 역에는 연극 무대에 처음 도전하는 배우 서지석(41)이, 애니 윌크스 역에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덕선 엄마’ 역으로 인기를 모은 이일화(51)가 더블캐스팅 됐다.
이일화는 “재공연 때 보고 너무 욕심이 났다. 제가 소녀 같은 이미지라고 했는데, 사실 그런 면이 있다. 내성적인 면을 탈피하고 싶었다”며 “제게 다른 면도 있다. 집착하며 모순된, 잘못된 사랑을 미쳐가며 연기해보고 싶다. 점점 더 완성된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서지석은 “연극 미저리에 도전하게 된 가장 큰 원동력은 김상중 선배였다”며 “황인뢰 연출에게도 조금의 고민도 없이 적극적으로 이 작품을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보안관 ‘버스터’ 역에는 고인배가 돌아오고, 김재만이 새로 함께한다. 초연부터 함께한 고인배는 “일종의 양념 같은 역할인데, 반전의 키를 쥐고 있다. 세 번째인 만큼 고향의 외갓집에 온 것처럼 정겹게 느껴진다. 이번엔 나름 내 감정을 갖고 새로운 버스터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스타 드라마PD 출신인 황인뢰 연출은 “이번이 세 번째 공연이어서 좀 더 진보된 작품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다”며 “한국의 연극 중에 서스펜스를 강조하는 연극이 흔하지 않은데, 관객들이 긴박감을 느끼며 볼 수 있도록 세밀한 곳까지 애를 많이 썼다. 즐겨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내년 2월 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글·사진=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