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블] 중국산 명품 패딩의 등장

주식쇼퍼 2022. 12. 2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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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과 중국’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당연히 샤넬, 루이뷔통과 같은 유럽 브랜드를 사는 중국 부자들일 겁니다. 그런데 중국에서 몇 년 사이에 트렌드가 바뀌기 시작하면서 ‘비싼 중국 브랜드’가 하나둘씩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그중에서 ‘명품 패딩’에 대해 관심 가져본 적 있으신가요? 흔히 말하는 명품은 핸드백이 우선 떠오르지만 소위 ‘등골 브레이커’ 라는 별명을 가졌던 비싼 패딩 브랜드들은 전부 유럽·북미 제품들이었습니다. 몽클레어, 캐나다 구스, 무스너클 등의 명품 패딩들은 1벌에 100만원이 넘어갈 정도로 비싼 제품들이죠. 그런데 이런 브랜드들 사이에서 100만원이 넘는 패딩을 만드는 중국 브랜드가 생겼다니 믿겨지시나요?

◇명품 패딩 브랜드, 보시뎅(Bosideng)

현재 중국의 패딩 시장은 1만위안(약180만원)이 넘는 초고가 브랜드(캐나다구스·몽클레어 등)과 1000위안 이하의 기타 브랜드로 나뉜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둘의 사이인 3000~1만위안(50~180만원)에 해당하는 제품을 컨셉으로 하는 보시뎅(Bosideng)이라는 브랜드가 규모를 키워가고 있습니다.

1975년 설립되어 2007년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한 이후, 지금까지의 성장은 굉장히 화려합니다. 2012년 런던 옥스퍼드에 첫 유럽 매장을 개점하고, 2019년에는 장폴고티에(Jean Paul Gaultier)와 협업도 진행하면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2021년 8월에는 다운재킷 판매량 전 세계 1위를 차지(Euromonitor International 발표)하면서 세계적인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주가와 실적은?

현재 시가총액은 421억 홍콩달러로 약 7조원 규모입니다. 작년 9월 최고가인 6.85달러와 비교하면 반토막이 난 수준이긴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우상향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작년부터 중국기업들의 주가 폭락을 생각하면 이 정도면 양호한 수준이죠.

거기다 패션브랜드답지 않게 배당률이 상당히 높습니다. 현재 4.68%의 배당률을 기록하고 있어 배당관점에서 접근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연 2회(8월, 12월) 배당금을 지급하며 올해는 총 0.18홍콩달러를 배당금으로 지급하였습니다.

1년간 주가는 하락했지만, 실적은 반대로 많이 증가했습니다.

출처=구글파이낸스

최근 5년간 매출/영업이익은 한 번도 역성장하지 않고 매년 20%씩 성장 중입니다. 2020년 2.2조원 수준이었던 매출은 2021년 3조원 이상(162억위안)이 되면서 글로벌 패션 대기업 중 하나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게 되었습니다.

◇중국인의 해외 브랜드 불매운동

사실 이렇게 중국기업이 성장하기 시작한 건 생각보다 오래되었습니다. 이런 배경에는 중국인들의 해외기업 불매운동도 한몫합니다. 2018년 미국은 중국 화웨이가 이란과 불법 거래했다는 혐의로 화웨이의 최고 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를 체포했습니다. 멍완저우는 캐나다에서 3년 가까이 가택 연금되었다가 작년 풀려나면서 중국에서 영웅 대접을 받기도 했죠.

그런데 화웨이랑은 아무런 관련도 없었던 ‘캐나다 구스’의 주가가 화웨이 사태가 벌어진 1주일 만에 20%나 폭락했던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캐나다가 미국의 요청으로 멍완저우를 체포했다는 이유로 캐나다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이 시작되었고, 브랜드명부터 ‘캐나다’가 들어가는 캐나다 구스가 타겟이 되기도 하였죠. 이때부터 캐나다 구스 대신 중국브랜드인 보시뎅의 패딩을 입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당시 불매운동으로 인해 베이징에 1호 매장을 개점하려고 했던 캐나다 구스는 공사 진행 상황을 이유로 매장 개장을 연기하기도 했습니다.

◇의외의 승자, 한국의 휠라홀딩스

물론 이 와중에 중국에서 잘나가는 브랜드도 있습니다. 지난해 한국의 휠라홀딩스는 중국의 스포츠용품업체인 안타그룹과 합작법인인 ‘풀 프로스펙스’를 설립해 전체 매출의 3%를 로열티로 지급받기로 합의했습니다.

작년에 안타그룹으로부터 받은 로열티만 596억원으로 매년 올라가는 상황입니다.

휠라코리아

만약 휠라코리아가 직접 중국에 법인을 만들었다면 이런 성공은 없었을 겁니다. 중국회사와 합작법인을 세워 중국인들에게는 자국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심어준 게 크게 작용했을 겁니다.

현재 중국의 MZ세대는 누구보다 애국주의가 강한 경향이 있습니다. 해외 브랜드보다 중국 자체 브랜드를 선호하게 되면서 기존에 중국에서 매출을 올리던 기업들의 실적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죠.

늘어나는 실적 덕분에 휠라홀딩스는 작년 배당금을 큰 폭으로 인상했습니다. 2020년 주당 185원이었던 배당금은 2021년 1,000원으로 5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올해는 실적에 따라 1,200원이 지급된다면 예상 기대 배당수익률은 3.21%입니다.

오늘 등장한 기업들(보시뎅, VFC, 휠라홀딩스)의 최근 5년간 주가를 비교하면 정말 극명하게 갈린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보시뎅은 +484%, 휠라홀딩스는 +109%, VFC는 -64%입니다. 결국 중국에서 누가 승리하느냐가 주가의 방향을 결정한다고 볼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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