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늦어지는 제주 제2공항 보완 용역…그새 '군사공항화' 재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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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이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국토부는 두 차례의 보완에도 협의 기관인 환경부가 끝내 지난해 7월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하자 그 해 말부터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가능성 검토 용역'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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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역 두 차례 연장, 결과 발표도 미적…한기호 '핵' 언급에 발칵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이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국토교통부가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를 제주 제2공항 부지로 깜짝 발표한 지도 벌써 8년째다.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만 해도 올해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은 중대 전환점을 맞을 것처럼 보였다.
일찍이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제주 제2공항의 조속한 착공을 공약했던 데다 윤 정부 110대 국정과제에도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 정부는 아직도 기본계획 고시 전 전략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토부는 두 차례의 보완에도 협의 기관인 환경부가 끝내 지난해 7월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하자 그 해 말부터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가능성 검토 용역'에 들어갔다.
계획대로라면 해당 용역은 지난 6월 말 마무리됐어야 하지만 추가 검토를 위한 두 차례의 연장 끝에 지난 10월 말에야 마무리됐다.
그로부터 두 달이 다 돼 가지만 국토부는 용역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에 지역사회 각계의 공개 요구가 잇따르고 있는데도 묵묵부답이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이와 관련 지난 26일 오전 입장자료를 내고 "제2공항은 제주의 가장 큰 갈등 사안인 만큼 (용역 결과를) 빠른 시일 안에 공개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 사이 갈등은 더 커졌다.
시발점은 여당인 국민의힘 북핵위기대응특별위원회의 '군사공항화' 논의였다.
한기호 위원장은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특위 최종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주 같은 경우 공항을 새로 만든다고 하면 그 공항이 전시에 북한 핵을 억제하는 데 필요한 대형 수송기 이착륙이 가능한 정도까지도 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해당 내용은 특위 최종 보고서에는 담기지 않았지만 이튿날 지역사회는 발칵 뒤집혔다. 이미 지난 2019년 공군 남부탐색구조대 창설 논의 등으로 한 차례 군사공항화 논란이 일었던 탓에 분위기는 더 예민하다.
오 지사는 지난 27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될 충격적인 내용이 논의됐다"며 "제2공항이 군사공항으로 활용된다면 건설 자체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제주 지역구 국회의원인 더불어민주당 위성곤(서귀포시)·송재호(제주시 갑)·김한규 의원(제주시 을) 역시 같은 날 공동 논평을 내고 "도민의 권리와 국민의 안전을 철저하게 짓밟고 무시한 반민주‧반민족적 작태"라고 비판했다.
제주 100여 개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제주 제2공항 강행 저지 비상도민회의 경우 성명을 통해 "제주도를 핵전쟁의 전초기지로 동북아의 화약고로 만들겠다는 엄포"라며 국힘을 향해 정당 해체를 촉구하기도 했다.
국힘은 급히 진화에 나섰다. 허용진 국힘 제주도당 위원장은 같은 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한 위원장의) 개인 의견에 불과하다"면서 "평화의 섬, 세계의 보물섬 제주에 전술핵 배치는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될 일"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와 별개로 국토부는 조만간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른 절차에 맞게 용역 결과를 공개하겠다는 방침이다.
mro12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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