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는 줄고 재고는 남고'…제조업 심리지수, 한 달 만에 하락

최정희 2022. 12.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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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 발표
제조업 심리지수 71로 3포인트 하락
매출·신규수주·생산 줄고 재고는 증가
서비스업 심리지수는 76으로 전월과 동일
경제심리지수 순환변동치 1년째 하락세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제조업 심리지수가 한 달 만에 하락했다. 세계 경기침체 우려 속에 신규수주나 매출이 증가할 것이란 기대는 위축되고 재고만 쌓여 가동률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전산업 업황BSI는 1포인트 하락한 74를 기록했다. 9월 이후 넉 달째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내년 1월 업황전망BSI도 4포인트 하락한 70으로 넉 달째 하락세다. 2020년 10월(74) 이후 최저치다.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수요 둔화 전망이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제조업 업황BSI는 3포인트 떨어진 71로 집계됐다. 2020년 9월(68) 이후 가장 낮다. 11월 여행·항공 등을 중심으로 7개월 만에 반짝 개선되는 듯 했으나 한 달 만에 하락세로 전환됐다. 1월 업황 전망BSI는 1포인트 하락한 68로 넉 달째 하락세다.

반도체 수요 감소로 인해 재고가 늘어나고 매출이 감소하면서 전자·영상·통신장비가 6포인트 하락하고 화학물질·제품 등이 글로벌 수요 감소와 채산성 악화에 11포인트 떨어졌다. 건설·철강 등 전방산업 업황 둔화로 수요가 줄어 기타 기계장비 역시 7포인트 하락했다.

출처: 한국은행
기업규모별로 보면 대기업, 중소기업이 각각 5포인트, 2포인트 하락한 74, 67을 기록해 한 달 만에 하락세로 전환됐다. 수출기업은 1포인트 하락한 74, 내수기업은 5포인트 떨어진 69를 기록했다. 모두 한 달 만에 하락 전환이다.

제조업은 수요 둔화에 매출, 생산 등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제조업 매출BSI는 5포인트 하락한 85를 보였다. 수출, 내수판매 모두 각각 5포인트, 3포인트 하락했다. 생산, 신규수주도 각각 2포인트, 3포인트 미끄러졌다. 반면 재고는 남아돌 것으로 예측됐다. 제품 재고 수준BSI는 3포인트 상승한 109로 올라서 7월 이후 100을 넘어서고 있다. 이에 따라 가동률은 3포인트 하락한 84를 기록했다.

세계 경기침체 우려에 수요가 줄면서 원자재 구입가격BSI는 9포인트나 하락한 116으로 집계됐다. 이에 제품 판매 가격은 3포인트 떨어진 96으로 조사됐다. 원자재 구입 가격 상승세가 꺾일 것이란 기대감에 채산성은 2포인트 오른 76으로 조사됐다.

제조업은 불확실한 경제상황(22.0%), 원재가 가격 상승(17.2%), 내수부진(10.8%)을 경영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수출부진(7.0%), 자금 부족(6.5%)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한 달 전보다 0.5%포인트, 1%포인트 상승, 이전보다 커졌다.

비제조업(서비스업)의 업황BSI는 76으로 전월과 같았다. 업황 전망BSI는 5포인트나 하락한 72로 넉 달째 떨어지고 있다. 주택 경기 둔화, 유동성 악화 등으로 건설업이 6포인트 하락하고 내수부진으로 소비심리가 위축, 부동산업 역시 6포인트 하락했다. 도소매업도 2포인트 떨어졌다. 그나마 정보통신업은 연말을 앞두고 예산 소진을 위한 매출 확대 등에 10포인트 상승했다. 서비스업은 매출BSI와 채산성BSI가 각각 1포인트 하락한 89, 80으로 집계됐다.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불확실한 경제 상황(18.9%), 내수 부진(12.1%)을 가장 큰 경영 애로 사항으로 꼽았으나 제조업과 달리 인력난·인건비 상승(13.9%)도 두려워했다.

한편 기업심리지수(BSI)와 소비자심리지수(CSI)를 합산해 기업, 소비자 등 모든 민간 경제주체의 경제 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 반영하는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비 0.3포인트 오른 91.7을 기록했다. 가계 수입, 소비지출 전망이 상승한 영향이다. 다만 ESI 순환변동치는 93.2로 1.4포인트 하락했다. 8월 이후 기준선인 100을 밑돌고 있다. 작년 12월 이후 1년째 하락세다.

최정희 (jhid02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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