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제로 내년도 대출시장"…은행 '현장영업 강화'에 한목소리

신병남 기자 2022. 12. 28.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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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고(고환율·고물가·고금리) 현상 지속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위축된 데다 기업들의 성장까지 불투명해지면서 은행들의 내년도 대출영업에 비상등이 커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내년도 대출 성장전략은 올해보다 더 보수적으로 전망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내년에도 시장금리 인상으로 마진 증가가 전망되기에 영업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기관영업과 미래고객 확보 및 접점 확대에 고심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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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11월까지 16조 감소· 기업대출 부실 우려 확산
은행들 영업조직·기관영업 강화하는 조직개편으로 위기 대응력 높여
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점 대출창구 모습. 2021.12.27/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신병남 기자 = 3고(고환율·고물가·고금리) 현상 지속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위축된 데다 기업들의 성장까지 불투명해지면서 은행들의 내년도 대출영업에 비상등이 커졌다. 은행들은 영업 조직을 강화하는 조직개편을 통해 위기에 대응하는 동시에 성장 기회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내년도 조직개편에서 수신상품부, 개인여신부 등 상품부서를 플랫폼조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상품개발자와 IT인력 간 유기적 협업을 유도해 변화하는 고객 니즈를 상품으로 즉시 반영하려는 시도다. 또한 지자체 시금고 입찰 등 기관영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기관영업본부를 신설했다.

하나은행은 내년부터 영업그룹을 △중앙영업그룹 △영남영업그룹 △호남영업그룹으로 분리 신설한다. 기존 충청영업그룹까지 더해 4개 지역 영업조직 체계로 개편해 영업기능을 강화했다. 본점도 기관영업 확장을 위해 기관사업본부와 금융기관영업유닛을 각각 기관영업그룹과 금융기관영업부로 격상했다.

우리은행은 내년부터 신성장기업영업본부를 신설해 운영할 계획이다. 기술력과 성장성이 높은 신성장 기업에 대한 투·융자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신한은행은 1월 초 조직개편에 나설 계획이다. 그룹 내 대표 영업통으로 불리는 한용구 신한은행 영업그룹장(부행장)이 차기 행장에 내정된 만큼 같은 방향의 변화가 예고된다.

은행들이 새해 경영전략으로 영업력 강화를 선택한 것은 올해 들어 급변한 대출시장 영향이 크다. 최근까지 성장을 이끌었던 가계대출이 위축됐고, 증가하는 기업대출은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어 세밀한 영업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들어 11개월 연속 감소해 이 기간 16조183억원 줄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정부가 가계대출 총량관리를 주문해야 할 정도로 대출 증가세가 매서웠다. 하반기 강력한 대출 억제 정책에도 지난해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년 대비 5.84%(38조8990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는 역성장이 불가피하다.

연초 1%였던 기준금리가 최근 3.25%로 2.25%포인트(p) 인상하면서다. 이에 시장금리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해 12월 연 3.63%에서 지난달 연 4.82%로 올랐다. 이는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내년 기업대출은 자금 수요는 높을 것으로 전망되나, 은행들은 부실 발생 등 리스크 관리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자금공급에 나서면서도 연체율 관리를 위한 완급 조절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10월 기준 국내 은행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30%다. 하지만 은행들은 9월 코로나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연장 조치에 따라 착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은행의 경우 자체 시뮬레이션에 따라 실제 연체율은 1% 안팎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보수적인 기준으로 대손충당금을 쌓고 있는 실정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내년도 대출 성장전략은 올해보다 더 보수적으로 전망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내년에도 시장금리 인상으로 마진 증가가 전망되기에 영업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기관영업과 미래고객 확보 및 접점 확대에 고심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fellsi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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