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룡 칼럼] 영농형 태양광으로 농가소득 올릴 수 있는가

양승룡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2022. 12. 28.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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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연말이면 '다사다난했던 한해'라는 표현이 단골로 등장하지만 올해는 실로 그러했다.

향후 예상할 수 있는 전력과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격 시나리오 아래서 영농형 태양광사업은 사업을 하지 않는 사례에 비해 최저 2.3배에서 최고 3.2배의 수익성을 보였다.

또한 영농형 태양광사업으로 제고된 수익성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임대료 상승 가능성도 제도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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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연말이면 ‘다사다난했던 한해’라는 표현이 단골로 등장하지만 올해는 실로 그러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와 식량 가격이 폭등하고 그 때문에 발생한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여기에 더해진 중국 코로나19 봉쇄와 글로벌 경기침체, 그리고 부동산 가격 급락으로 모든 국민이 우울하고 고통스러운 한해를 마무리하고 있다. 이 와중에 농민들은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쌀값은 전대미문의 속도로 폭락하는데 정책 당국은 특별한 대책을 찾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농업문제의 컨트롤타워인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도 무얼 하는지 알 수 없다는 비판이 줄을 잇는다. 농업은 여전히 외롭고 불안하다.

이런 와중에 좀처럼 정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농업소득의 대안으로 영농형 태양광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국회에서는 영농형 태양광사업을 확산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가장 커다란 걸림돌은 과연 이 사업이 농가소득을 높일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1년 전 필자는 ‘영농형 태양광사업은 농촌의 미래인가(2021년 12월10일자 19면 보도)’라는 칼럼에서 농지 위에 태양광을 설치하는 영농형 태양광사업이 과연 농업소득을 보완하는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아니면 농촌 경관만 해치는 무리수가 될지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필자 연구실에서는 최근 논에서 이 답을 찾는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 결과는 필자 우려와 달리 고무적이었다. 향후 예상할 수 있는 전력과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격 시나리오 아래서 영농형 태양광사업은 사업을 하지 않는 사례에 비해 최저 2.3배에서 최고 3.2배의 수익성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0.25㏊에서 5㏊에 이르는 다양한 경지면적에 상관없이 동일하게 나타났으며, 경지 규모가 커짐에 따라 수익성이 높아지는 규모 경제도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영농형 태양광사업의 수익은 기준 시나리오에서 연 5조3000억원으로 필자가 다른 연구에서 분석한 경관 가치 손실액 1조1000억원을 상회한다.

결론적으로 영농형 태양광사업은 벼랑 끝에 놓인 우리 농업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사업이나 전력 가격의 변화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여러 제도를 개선해 영농형 태양광사업의 경제성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여타 에너지원 REC에 비해 70% 가치만 인정하는 현재 제도에서 적어도 100% 인정하거나 100㎾ 미만 소규모 시설에 적용하는 120% 인센티브 방식으로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

또한 사업수명이 다한 시설 폐기물 처리비용 지원이 이뤄지면 경제성을 더 확보할 수 있다. 생산된 전력의 매입가격을 고정하거나 전력과 REC 가격을 통합해 고정한다면 사업위험 감소에 도움이 된다. 생산된 재생에너지가 적시에 전력망에 연결되지 못하는 문제도 조속히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또한 영농형 태양광사업으로 제고된 수익성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임대료 상승 가능성도 제도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현재 영농형 태양광사업과 관련해 국회에서 다양한 이슈들을 논의하고 있다. 난개발로 훼손된 경관과 지역주민 갈등, 생산성 하락으로 커진 식량안보 위험 등 여러 현실적 어려움을 충분히 검토하되, 벼랑 끝에 서 있는 우리 농업에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도록 현명하고 적극적인 노력을 기대한다.

양승룡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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