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반도체주 전망] 실적 부진한데… 증권가 "사라" 이유는?

올해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 종목들이 부진한 흐름을 보인 가운데 증권가에선 반도체 업종의 비중 확대를 권고하면서 눈길을 끈다./사진=뉴스1

올해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주의 약세가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종목의 주가 향방에 관심이 주목된다.

증권가에선 올해 낙폭이 컸던 반도체 업종의 주가가 저점을 찍고 내년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수요 감소에 따른 업황 부진이 주가에 선반영되면서 주가가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장주 SK하이닉스를 비롯해 DB하이텍, 서울반도체, 하나머티리얼즈 등 국내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를 편입해 산출하는 KRX반도체 지수는 종가기준 지난 23일 2387.13으로 이달 1일(2604.40)에 비해 9.40% 하락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가 6.70% 내린 것과 비교해도 두드러진 하락세다.

시장에선 반도체 업황이 내년까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디램(DRAM)과 낸드(NAND)의 가격 하락과 더불어 메모리 반도체의 출하 감소와 판가 인하가 시장 부진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시장 부진에 대한 전망이 짙어지면서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어닝쇼크'(실적악화)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6조7002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13조8667억원) 대비 51.68%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 1~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또한 각각 5조원대를 기록해 올해 대비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도 4분기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매출도 전 분기보다 29.05% 하락한 8조7815억원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적자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다만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업종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와 관심을 끈다. 현재 주가가 바닥을 형성하는 과정으로 내년 반도체 업종의 주가 반등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 이유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다수 업체가 감산을 결정해 내년 후반부로 갈수록 수급 균형은 개선될 것"이라며 "3분기부터 디램과 낸드의 계약가가 반등하고 주가는 이를 2개 분기 선행해 내년 1분기부터 회복한다"고 전망했다. 경기침체가 발생하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반도체 가격 반등이 4분기부터 시작되고 주가는 2분기 회복할 것으로 예측했다.

반도체 불황이 오히려 1등 기업들에게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산업 불황은 2위권 이하 업체들의 어려움을 가중하면서 1등 기업들의 지배력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2017년부터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이 하락한 삼성전자는 경쟁사들의 감산과 설비투자 축소 속에 시장 점유율 상승이 예상되고, 2024년엔 디램과 낸드 시장 점유율은 금액 기준으로 45.7%, 35.7%까지 회복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의 적자 기조도 내년 단기간에 회복할 것으로 예측했다.

노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적자 기조는 2023년 1분기 정점을 기록한 이후 3분기부터 다시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 하반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상승할 경우 재고자산 평가 이익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은 시장 예상보다 더욱 빨리 개선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지운 기자 lee101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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