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텃밭’ 호남서 민생 행보 주력…지지층 결집 포석인 듯

민주당 '李 출석 결단' 옹호하며 檢에 역공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가운데)가 27일 당의 심장부인 호남을 찾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검찰 소환통보로 자신의 사법리스크가 현실화한 가운데서도 민생 행보를 이어가며 '대안 야당'의 면모를 부각한 것이다.

아울러 텃밭인 전남 곳곳을 돌며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포석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전남 여수산업단지 내 GS칼텍스를 방문해 정유 산업현장에서 안전 수칙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점검했다.

오후에는 장흥으로 이동, 전기세 폭등 피해 농가를 방문해 간담회를 했다.

이 대표는 간담회에서 쌀값 안정화법(양곡관리법 개정안)과 관련, "정부·여당의 강력한 반대에 일방 처리라는 부담을 가지면서도 상임위를 통과시켰으나 현재 법사위에서 막힌 상태"라며 "세상이 다 거꾸로 되돌아가고 있긴 하지만 농업 분야만이라도 지금까지의 성과를 지키고 전략 안보 산업으로 튼튼히 자리매김하도록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다음 날 오전엔 광주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개최하고, 전통시장인 송정매일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만난다.

민주당은 이 시장에서 '검찰독재 야당탄압 규탄 연설회'도 열 예정이다.

이 대표가 다시 민생 일정에 주력한 가운데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전날 검찰 출석 선언을 옹호하며 당의 단일대오 유지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전날 "검찰의 행태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지만 당당하게 임하도록 하겠다"며 사실상 검찰 출두 의사를 밝혔다.

이는 자신의 사법리스크는 물론 여권을 중심으로 한 '방탄' 비판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간 당내 비이재명계에서도 이 대표가 검찰의 소환 조사에 당당하게 임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랐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의 출석 결단이 국민의 걱정과 당원의 응원 속에서 단단한 연대를 만들어 부당한 탄압을 이겨낼 힘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정무수석을 지낸 최재성 전 의원도 라디오에 출연, "(검찰의 애초 소환 통보일인) 28일날 안 간다고 한 것은 아주 잘한 일이고, (이 대표가 검찰에) 간다고 얘기한 것도 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어제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이 대표는 떳떳하게 나가서 조사받겠다는 입장이었는데 저희가 말렸다"며 "점심까지 결론을 못 냈었는데 오후 6시가 다 돼 대표가 (출석을) 강행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문제로 당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는 게 이 대표의 뜻"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출석 결단을 지렛대 삼아 검찰 공세에 주력했다.

당 법률위원장인 김승원 의원은 라디오에 나와 "검찰이 이 대표를 급하게 팩스로 소환한 것은 다른 의도와 목적이 있다"며 "이 대표가 나가서 어떤 해명을 하든 구속영장 청구까지 다 예정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은) 28일 먼저 소환하고 1월초 당대표 사무실과 의원회관 등에 대한 압수수색, 2차 소환, 1월 9일 임시국회 후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시나리오로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관련,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 실시에도 재차 군불을 땠다.

김 대변인은 "지금은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한꺼번에 2개를 다 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며 "국정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김건희 특검을 추진해야 한다는 게 제 개인적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