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 도청사 이전에 즈음하여

이동춘 2022. 12. 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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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이 하얀 눈으로 덮인 시점에 도청 이전 확정 소식을 접했다.

행정타운 건설 이라는 첫 발자국을 떼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도청 이전이 확정된 만큼 물고기가 물길을 따라가고, 철새는 바람 골을 따라 제 길을 벗어나지 않고 가듯이 완공까지 전 행정을 집중해 주시기를 바란다.

고은리 도청 이전이라는 큰 길이 만들어졌지만, 탈락한 지역주민의 반발이 예상되는 현실에서 큰 틀에서 공감과 화해를 근본으로 도민 모두의 행복을 위한 행정의 문을 열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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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춘 수필가

온 세상이 하얀 눈으로 덮인 시점에 도청 이전 확정 소식을 접했다. 행정타운 건설 이라는 첫 발자국을 떼게 됐다. 인간은 다닐 수 있는 길부터 먼저 내고 그 길을 통해 다양한 문화와 먹거리, 생활패턴을 만들어 낸다. 그 길에서 또 다른 영역을 개척해 나간다. 이 과정에서 자연은 폭우를 퍼부어 그 길을 없애기도 하고, 울창한 산림으로 막아 버리기도 하지만 인간이기에 길을 모체로 역사를 만들어 내고 질퍽한 문화와 찬란한 예술을 번갈아 가며 살아가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도청 이전이 확정된 만큼 물고기가 물길을 따라가고, 철새는 바람 골을 따라 제 길을 벗어나지 않고 가듯이 완공까지 전 행정을 집중해 주시기를 바란다.

춘천 동내면 고은리 일대는 영정조 시대 이중환 택리지에서 “강원도에서 사람이 살만한 땅”이라고 기록했다. 대룡산의 봉우리가 수컷이라면 도청이 들어설 고은리는 암컷일 것이다. 어머니로서 양육하지만 점유하지 않고 베풀면서 그 공을 뽐내지 않는 행정의 둥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어머니 품속은 공을 이뤄도 스스로 소유하지 않으며 자신의 이익이 있어도 자식에게 양보하고 언제나 뒤로 물러나 지켜본다. 한없는 사랑과 헌신의 길을 묵묵히 살아가는 것을 목격하면서 어머니와 같은 마음을 가지는 행정기관이 되어 줄 것이라 기대한다.

도청사 건립은 도민 혈세로 지어지는 만큼 우리 스스로가 주인이자 청사의 관리자로서 매입, 건축, 시공, 주변 개발 등 모든 과정에 당당히 참여해야 한다. 간과해서 안 될 것은 주변의 뭇 생명과 함께 상생의 길을 찾아가는 것이다. 청사는 시대에 어울리는 조형물이 되어야 하고, 도백은 모름지기 도민의 입을 열어 말하도록 하여 그 의견을 진지하게 수렴해야 한다.

새싹이 돋으면 낙엽이 되어 떨어지기 마련이듯이, 대룡산 청사 이전이 새싹이라면 봉의산 청사는 낙엽으로서의 마감이라 할 수 있다. 대룡산에서 발원한 물이 고은리 곰실마을을 지나 공지천을 이뤘듯 고은리 청사 이전은 강원 수부도시의 젖줄이 되어 새로운 경제, 문화의 둥지로 자리매김 하기를 기대해 본다.

고은리 도청 이전이라는 큰 길이 만들어졌지만, 탈락한 지역주민의 반발이 예상되는 현실에서 큰 틀에서 공감과 화해를 근본으로 도민 모두의 행복을 위한 행정의 문을 열어 가자. 이제부터는 통나무를 잘라 작품을 만들어 나가듯 토막마다 이름을 붙여 명품 반열에 올려놓아야 한다. 행정복합타운이라는 CI를 조성하고, 강원특별자치도 시대도 착실히 준비해 나가고, 나아가 통일의 전초기지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의 시대적 상황이 우리 강원도를 향해 손짓하듯 도민 모두는 지혜로움과 능력을 발휘해 자물쇠와 열쇠 모두 손에 쥔 주인으로서 또 한 번 강원도 시대를 펼쳐 나가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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