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 유가상한제 도입국에 내년 2월부터 석유수출 금지(종합)

내년 7월1일까지 일단 5개월동안 적용
"미국의 비우호적 조치에 동참한 다른 나라와 국제기구에도 적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6일 (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보리스 옐친 대통령 도서관에서 열린 독립국가연합(CIS) 비공식 정상회의에 참석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산 원유에 가격 상한제를 부과하는 나라와 기업들을 대상으로 석유와 석유 제품 공급을 금지하는 대통령령에 27일(현지시간) 서명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대통령령은 내년 2월1일에 발효되며 같은해 7월1일까지 5개월 동안 적용된다.

대통령령에는 이번 조처가 "미국과 다른 외국, 국제기구가 동참하는 비우호적이고 국제법에 모순되는 행동"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이라고 명시됐다. 다만 푸틴 대통령의 '특별한 결정'이 있을 경우 이번 조처의 예외가 될 수도 있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지난 5일부터 주요 7개국(G7)과 유럽연합(EU), 호주 등 27개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러시아산 원유의 가격 상한선을 배럴당 60달러로 설정했다. 이를 지키지 않는 해운사는 서방의 보험사 서비스 이용이 제한된다.

이들 국가에 대한 러시아의 석유 수출은 2월 1일부터 금지되지만, 석유 제품의 수출 금지 날짜는 러시아 정부가 추후 결정할 전망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 같은 유가 상한제는 러시아가 제3국에 높은 가격으로 원유를 판매함으로써 금수 조치를 우회할 수 없도록 방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러시아 측은 유가 상한제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서방 외 다른 구매자를 충분히 물색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지난 27일 러시아의 예산 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유가 상한제로 원유 수출까지 제한되면 러시아의 돈줄이 더 압박받을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망했다.

한편 유럽연합(EU) 국가들은 러시아산 원유의 해상 구매를 금지하는 내용의 금수 조치를 별도로 시행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산 우랄유의 가격은 배럴당 56달러 수준으로 가격 상한선을 밑돌고 있다. 브렌트유 가격은 전날보다 1.4% 상승한 배럴당 85.1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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