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소 김경수 “받고 싶지 않은 선물 억지로 받아… 국민통합은 일방통행으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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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신년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이번 사면은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을 억지로 받은 셈"이라며 복잡한 출소 심정을 밝혔다.
이번 사면을 '받고 싶지 않으나 억지로 받은 선물'에 비유한 김 전 지사는 "원치 않았던 선물이라 고맙다고 할 수도 없고, 돌려보내고 싶어도 돌려보낼 방법이 전혀 없었다"며 "결론적으로 보낸 쪽이나 받은 쪽이나 지켜보는 쪽이나 모두 난감하고 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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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0시 넘어 창원교도소 나와
“따뜻한 사회 만들기 위해 낮은 자세로 성찰·노력할 것”
오전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 참배 예정
27일 신년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이번 사면은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을 억지로 받은 셈”이라며 복잡한 출소 심정을 밝혔다.
김 전 지사는 28일 0시를 조금 넘겨 창원교도소에서 나왔다. 지난 대통령 선거 때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으로 유죄가 확정된 김 전 지사는 대법원이 징역 2년을 확정한 지난해 7월 26일 이 교도소에 수감됐다. 1심 법정구속 기간 77일을 제외하고 확정판결 후 창원교도소 수감 520여일 만에 형 면제로 출소한 셈이다.
짙은 푸른색 계열 양복을 입은 김 전 지사는 약간 상기된 표정으로 소회를 밝혔다.
김 전 지사는 “따뜻한 봄에 나오고 싶었는데 본의 아니게 추운 겨울에 나왔다”고 했다. 앞서 부인 김정순 씨를 통해 ‘가석방 불원서’를 공개했듯 자신은 이번 사면을 원치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번 사면을 ‘받고 싶지 않으나 억지로 받은 선물’에 비유한 김 전 지사는 “원치 않았던 선물이라 고맙다고 할 수도 없고, 돌려보내고 싶어도 돌려보낼 방법이 전혀 없었다”며 “결론적으로 보낸 쪽이나 받은 쪽이나 지켜보는 쪽이나 모두 난감하고 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국민 통합을 위해서라는데 통합은 이런 일방통행, 우격다짐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국민들이 훨씬 더 잘 알고 계실 것”이라며 다시 한번 자신이 사면 대상에 포함된 데 대해 불편한 마음을 밝혔다.
김 전 지사는 다만 “정치의 중요한 역할이 갈등을 조정, 완화하고 대화, 타협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만드는 것인데, 그런 점에서 제가 여기까지 오는 동안 제 사건의 진실 여부를 떠나 몇 년간 저로 인해 갈등과 대립의 골이 더 깊어진 것이 아닌지 돌아봤다”고 했다. 이어 “정치인의 한사람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점,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이곳 창원교도소에서 세상과 담을 쌓고 지내는 동안 많이 생각하고 많은 것을 돌아봤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 전 지사는 “제가 가졌던 성찰의 시간이 우리 사회가 대화와 타협, 사회적 합의를 토해 더 따듯한 사회를 만드는 걸음이 되도록 더 낮은 자세로 성찰하고 노력하겠다”고 출소 소감을 마무리했다.
김 전 지사는 별도 질의 응답 없이 곧바로 차를 타고 창원교도소를 떠났다.
이날 창원교도소 앞에는 김 전 지사를 맞이하기 위해 100여명이 모였다. 김 전 지사의 아내 김정순 씨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더불어민주당 소속 민홍철 의원, 허성무 전 창원시장, 변광용 전 거제시장 등도 자리를 지켰다.
이들은 김 전 지사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김경수는 무죄다”라고 외치기도 했다.
민주당 경남도당은 교도소 앞에 ‘김경수 전 지사의 진심을 믿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정부는 내년 5월 형기 만료를 앞둔 김 전 지사를 복권 없이 사면했다. 잔여 형만 면제된 김 전 지사는 2027년 12월28일까지 피선거권이 없어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김 전 지사는 출소 후 첫 일정으로 28일 오전 10시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한다. 김 전 지사는 노무현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제1부속실 행정관을 거쳐 연설기획비서관을 지냈으며, 봉하마을까지 내려가 노 전 대통령을 보좌한 ‘마지막 비서관’이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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