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2m 크기 北 무인기에… 軍은 왜 속수무책으로 당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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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대 군사강국을 목표로 내건 우리 군이 고작 2m 크기 북한 무인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소형 무인기 5대가 수도권 상공을 5시간 넘게 휘젓고, 이 중 1대는 용산 대통령실 코앞까지 침투했는데도 어느 하나 격추하거나 포획하지 못한 채 지켜만 봤다.
서울 상공을 거쳐 북한으로 다시 돌아간 무인기 1대 외에 나머지 4대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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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대 군사강국을 목표로 내건 우리 군이 고작 2m 크기 북한 무인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소형 무인기 5대가 수도권 상공을 5시간 넘게 휘젓고, 이 중 1대는 용산 대통령실 코앞까지 침투했는데도 어느 하나 격추하거나 포획하지 못한 채 지켜만 봤다.
북한 대량살상무기(WMD)와 미사일을 방어하는 데 치중한 나머지 또 다른 위협인 무인기 대응에 큰 구멍이 뚫렸는데도 방치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무성하다. 명백한 '작전 실패'에 여론이 들끓자 합동참모본부는 27일 “대한민국 영공을 침범한 적 무인기 5대를 격추시키지 못한 데 대해 송구하다”며 공식 사과했다.
“3m 이하 소형 무인기 탐지·타격 제한”
군 당국은 소형 무인기 탐지와 격추 능력의 한계를 인정하며 한껏 자세를 낮췄다. 강신철 합참 작전본부장은 브리핑에서 “실질적 위협이 되는 적 공격용 무인기와는 달리 정찰형 소형 무인기는 3m급 이하 작은 크기로, 현재 우리 군의 탐지·타격 능력이 제한된다”고 밝혔다. 군은 전날 우리 영공을 침범한 무인기를 정찰자산으로 판단했다. 군 당국이 촬영한 무인기는 파란색으로 2014년 삼척 야산에서 발견된 무인기와 비슷한 기종으로 파악됐다.
면피성 거짓말 논란도 일었다. 전날 군은 "민가 피해를 우려해 비행 중인 무인기 격추를 주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울 상공으로 날아든 1대만 해당될 뿐, 나머지 4대는 탐지에 실패해 격추를 시도하지도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합참 관계자는 “무인기가 식별·탐지되면 경고방송, 경고사격에 이어 저희 능력 범위 내에서 격추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번에는 (요격)고도나 지형을 피해 내려와 제대로 탐지를 못 해 지상 공격을 못 했다”고 인정했다. 방공레이더로 무인기를 포착했지만 지상레이더로 이동 경로를 탐지하지는 못한 것이다.
서울 상공을 거쳐 북한으로 다시 돌아간 무인기 1대 외에 나머지 4대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해병대가 북한과 맞닿은 해안 일대를 수색했지만 잔해를 수거하지 못했다. 북한으로 복귀 여부조차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군은 2017년 야산에 추락한 북한 무인기를 발견하기 전까지 영공 침범사실을 전혀 몰라 톡톡히 망신을 당한 전례가 있다.
北 미사일에만 집중해 무인기 과소평가?
왜 이처럼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을까.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비해 무인기를 과소평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다 허점을 찔려 뒤통수를 맞다 보니 허둥대기 일쑤였다. 무인기를 잡기 위해 KA-1 공중통제공격기, 아파치, 코브라 공격헬기는 물론 전투기인 F-15K와 KF-16까지 동원했다.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무차별로 끌어다 쓴 셈이다.
그 결과 헬기가 100발을 사격했다지만 단 한 발도 무인기에 명중시키지 못했다. 당시 북한 무인기는 시속 100㎞였는데 전투기보다 속도가 느린 KA-1도 이를 능가해 무인기를 추적하는 데 어려움이 컸다. 더구나 KA-1 1대는 이륙 도중 엔진 이상으로 추락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미사일이나 전투기를 탐지하는 레이더는 일정 고도 위로만 보이기 때문에 낮게 나는 무인기를 탐지하기 쉽지 않다”며 “게다가 전투기는 속도가 빠른 데다 무장의 위력이 세기 때문에 한 치 오차 없이 명중시키지 않는 한 무인기 격추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유대근 기자 dynam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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