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드론 전쟁 시대 된 지 언제인데 항상 뒷북 한국 안보
북한 무인기(드론)는 크기가 2m도 되지 않아 현실적으로 탐지·요격이 어렵다. 이번에 무인기가 군사분계선을 넘기 전부터 탐지해 추적한 것은 전에 비해 상당히 진전된 대응이다. 군이 무인기를 격추하기 위해 화력을 쏟아부었을 경우 낙탄이 민가에 떨어져 큰 인명 피해가 날 수도 있었다. 실제 1970년대에 그런 일이 있었다. 격추하지 못했다고 무작정 군을 비난할 수만은 없다. 하지만 신형 차륜형 대공포가 작년에 배치됐지만 이번엔 가동조차 되지 않았다. 북 무인기가 군사분계선을 넘은 직후엔 가동할 수 있었다.
북 무인기가 서울 용산 대통령실까지 왔다는 항적 기록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부근에서 대통령실 청사 사진을 찍었을 수 있다. 그랬다면 조만간 그 사진을 공개하면서 우리를 또 조롱할 것이다. 언제든 대통령실을 무인기로 공격할 수 있다는 협박이기도 하다.
근본적으로 심각한 문제는 언제나 북은 앞서가고 우리 군은 허겁지겁 뒤쫓아가는 현상이 이번에도 재연됐다는 사실이다. 북 무인기가 발견된 것이 2014년으로 8년이 지났다. 정찰위성과 고성능 정찰 드론이 없는 북은 비록 원시적이지만 이런 식의 소형 드론으로 우리 주요 시설을 촬영하리란 점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전자파로 무인기를 교란해 추락시키는 재머(Jammer) 무기 개발은 큰 진전이 없다. 국방 연구 재원을 여기에 집중했어도 이렇게 지지부진하겠나. 이런 식이면 낙탄 피해가 없는 레이저 대공 무기 개발은 요원할 것이다.
현대전은 드론 전쟁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그런 변화를 매일 보여주고 있다. 이미 2020년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전쟁에서 드론은 전쟁의 승패를 좌우했다. 이런 변화를 뻔히 보고서도 우리 군은 총력을 다해 드론 전쟁 시대를 대비하지 않고 있다. 타성에 젖어 ‘설마’ 하면서 습관적으로 하던 일을 하고 있다.
북은 전투기, 탱크, 자주포 등 재래식 전력은 우리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창의적이고 선제적으로 새로운 전술과 전략을 개발하는 데 전력하고 있다. 앞으로 드론 연구에 매진할 가능성이 높다. 멀지 않은 시기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본격 드론을 개발할 것이다. 적은 창의적인데 우리는 뒤만 쫓아가면 그 결과가 무엇이겠나. 정치권도 다를 것이 없다. 새해 예산안에서 무인기 개발과 드론 도입 예산 260억원을 삭감했다고 한다.
일부 전문가는 현실적으로 북 소형 드론을 막기 힘든 만큼, 우리도 드론을 평양 상공으로 보낼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 검토할 필요가 있다. 북은 드론을 탐지할 능력이 부족하다. 김정은 집무실 고해상도 사진을 찍어 공개하면 감히 다시 도발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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